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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분위기 단박 알 수 있는 현수막들<봉하마을 표정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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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위기 단박 알 수 있는 현수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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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하마을에 들어서면 우선 눈에 띄는 모습이 언론과 방송에 비친 노 전대통령의 사저 등이 생각보다 초라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도시에서 내집마련을 하지 못한 소시민들에 비하면 대궐같은 집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전직 대통령들이 담을 성처럼 쌓고 시민들의 접근을 막는 모습하고는 많이도 다른모습입니다. 그동안 봉하마을을 찾은 시민들을 잘 알겠지만 티비속에 비쳐진 사저는 카메라 앵글 때문에라도 규모가 큰 저택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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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런 카메라들이 노 전대통령이 투신 서거한 부엉이 바위 위에서 내려다 보면 사저 바로 곁에 그 유명한 진영단감 밭과 함께 지척에 논두렁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소탈하고 욕심이 없는 사람이 아니고 고향땅이 아니라면 봉하마을과 같은 곳에서 전직대통령이 살아가기엔 어쩌면 부적절하게 보일지도 모를 일인 것입니다. 그러나 노 전대통령은 퇴임 이후 늘 이곳을 찾는 이웃들과 격의없이 함께 했기에 그가 대통령이라는 권력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으로 생각하기 보다 친근한 이웃 어른 정도로 친밀감을 가지게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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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치적을 침소봉대 하는 한편 없던 사실도 새로 만드는 일에 능숙한데, 그는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옳은 일이면 발벗고 나서서 이웃들과 함께한 이력들이 쌓이고 또 쌓여서 퇴적물을 이루는 한편, 그 퇴적물위에 뿌리를 내린 '담백한 사람'들이 그와 함께 세상을 살아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노 전대통령에 대해서 한치가 아니라 눈꼽만큼도 치사를 늘어놓을 형편은 아니지만 봉하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이 마을에 내 걸린 현수막들이 단박에 봉하마을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세상에 흔한 내용을 늘어놓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설령 세상에 널려있는 카피라 할지라도 이곳에 걸어 둔 내용들은  전시용 현수막이 아니라 금방이라도 실천에 옮겨지는 행동강령과 같은 약속을 담아 걸어 둔 것과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군더더기가 없고 노 전대통령이 잘 쓰던 표현인 '담백한 사람은 담백하게' 표현된 현수막 내용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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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대통령이나 그를 따르는 사람들은 그의 이런 생각을 너무도 잘 알아서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단박에 무슨뜻인지 알아차리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새벽 5시경 김형오 국회의장이 봉하사람들 몰래 조문을 다녀가는 행동이나 조문에 앞서 사복경찰을 내세워 안위를 걱정하거나 물리력을 행사할 요량의 '머리'를 굴리지는 않는다는 뜻이죠. 정부나 한나라당이 몰라도 한참 모르는 실수를 한 셈이고 아직도 '현상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은 봉하마을에서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언론과 방송에서도 구태를 재연하고 있는데 봉하마을의 분위기는 그 구태로 인하여 노 전대통령을 잃게되었다는 게 지배적이며 그러한 언론과 방송들이 이념의 탈을 쓰고 국민들 위에 군림하고 있으므로 그들과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인 게죠. 아마 노 전대통령이 타협을 잘하는 정치인이었거나 자신의 영달을 위한 지도자 길로 들어섰다면 당장 그를 지지하던 시민들로 돌멩이가 날아들었을 것이나 노 전대통령의 어록이 말해주듯 "지도자란 모름지기 자신의 영달을 위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따르는 무리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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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봉하마을 현수막에 나타난 언론과 방송과 검찰과 이명박부에 대한 불신은 더도 덜도 아닌 봉하마을에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조문객들의 발길과 닮아있는 것이죠. 국민들의 뜻을 거스르고 여론을 통하여 흑세무민하며 정권 유지에 경찰이나 공권력을 함부로 동원하면 할수록 죄의 무게는 더해져 불행하게도 이 땅에는 대통령다운 대통령이 없었던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유죄면 쥐박이는 교수형이다."라는 표현의 현수막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 경망스럽기도 할 것이며 섬찟하기도 할 것이나 봉하마을 사람들이나 빈소를 향한 발길들은 이런 현수막의 내용이 전혀 새롭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섬찟하지도 않고 그저 당연한 내용일 뿐인데, 오늘  한나라당의 조문사절이나 이명박정부의 국민장 준비를 보면 여전히 담백한 사람들의 담백한 표현을 잘 모르는 한편, 조중동 등과 같은 매체를 통하여 다수 사람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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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대통령이 서거한 직후 사흘동안 봉하마을 곳곳을 돌아 다니며 여러 자료들을 챙긴 가운데 곧 언론이나 방송이 간과한 논두렁 곁 노 전대통령 사저를 다시금 공개하고자 합니다. 검찰의 여론재판이 한창일 때 언론과 방송은 노 전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도하며 기를 죽이는 한편 정권과 한목소리를 냈는데 이곳 봉하마을에 가득한 언론과 방송들은 그런 일들을 보도한 책임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언론.방송사들이고 기자들인 것 같습니다.

노 전대통령의 장례를 끝으로 작은 권력으로 변한 언론과 방송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한, 일본의 마지막 조선총독 '아베 노무유키'의 유언처럼 "우리는 패했지만 한국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하건데 한국민이 제정신을 차리고 찬란하고 위대했던 옛 조선의 위대하고 찬란한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한국민에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보라! 실로 조선은 위대했고 찬란했으며 찬영했지만 현재 한국은 결국 식민교육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나 '아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라는 말이 적중할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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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쳇말로 조선을 지배했던 미친넘이 한 미친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가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을 당시 그들이 우리에게 세뇌해 둔 '식민교육'에 따라서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민주공화국'의 주인이 국민 스스로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스스로 주권국가가 보장하는 권리를 경찰이나 공권력으로 부터 빼앗기고 있었던 것이며, 언론과 방송 등은 스스로 권력이 되어 아베 노무유키의 예언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으므로 이미 그의 예언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예언이 유일하게 빗나가고 있는 곳이 봉하마을이었고 그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조문행렬인 것입니다. 따라서 아직은 우리에게 기회는 있는 것이며, 아베 노무유키의 예언에 충실한 위정자들이 그들 스스로 찬양했던 것 처럼 찬란하고 위대한 조선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 것입니다. 지금 오후 8시가 다 되어가고 있는 평일날 봉하마을을 찾는 조문 발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이나 검찰이나 정부는 지금 이 시간에도 이 행렬을 두고 '경찰추산' 운운 할 테지만, 봉하마을의 분위기를 보면 한나라당 조문 사절이'뒤로 돌앗!' 했던 게 단지 조문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란 걸 알았으면 합니다.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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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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