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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누이 '치맛자락' 수 놓은 꽃 이보다 이쁠까?




누이 '치맛자락' 수 놓은 꽃
 이보다 이쁠까?


어제 오후 양재동 화훼센터를 둘러 볼 기회가 있어서 그곳에 있는 수많은 종류의 꽃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 제가 아는 꽃이름은 별로 없었습니다.

비슷한 모양의 꽃들이라도 이름은 각기 달랐고 최근에는 꽃의 품종을 개발하는 일이 다반사여서 화훼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그 많은 꽃들의 이름을 외우기도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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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제가 아는 꽃도 그중 한곳을 가득 메우고 있었는데 우리가 너무도 잘 아는 가을꽃 '국화'였습니다.
미당 서정주님은 이 국화를 보면서 그 유명한 시 '국화 옆에서'를 통해서 '누이'를 연상했는데,
 
아마도 선생이 국화를 접하던 때 모습은
담장곁에서 봄부터 가을까지 늦도록 비바람을 맞으며 자란 국화를 통하여 본 누이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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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의 고운 시를 잠시 들여다 보면 이렇습니다.

국화 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알려진대로 선생의 이 시는 불교의 윤회사상이 포함된 글이며
선생은 이 글을 통하여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보고 있는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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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저는 한송이가 아니라 수도 헤아릴 수 없는 국화 옆에서 선생의 고운글에 나타난 '누님'을 떠 올리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디자이너'들을 떠 올렸습니다.

그들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쉽게 떠오르는 이름들은
 디오르,니나리찌,자끄에임,지방시,발렌티노,갈라노스,이브생 로랑,장 데쎄 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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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끔씩 이들이 왜 유명해졌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유명패션디자이너들을 비교하며 우리나라 패션디자이너들의 출중한 모습에 늘 놀랐습니다.

그러는 한편,
조만간 우리 디자이너들이 세계속에 우둑 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패션디자인의 모티브로 삼는 대상중에 '꽃'들이 많이 포함되어
꽃들을 통해서 다양한 영감을 얻는가 보다 생각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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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을 놓고 그림을 덧씌우고 그 옷감에 들어 갈 '그림'들이나
옷감의 재단 방법 등에 따라서 자신의 특유한 영역을 만들며 유명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가 만난 양재동 화훼센터의 국화들도 그 중 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국화꽃 모습들을 그대로 옷감의 무늬에 적용하면 '시장표 패션'이 되기 십상이지만,
 
미당 서정주 선생이 표현했듯 우리정서와 많이도 부합되는 국화의 화사한 모습들은
선생이 미처 그리지 못한 '누님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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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안에는 유독 여성들이 귀하여 제 위로 누님은 두분이 계셨는데
일찍 출가한 누님을 두고 많이도 그리워 한 추억이 있습니다.

국화 옆에서 누님도 떠 올리고 나를 관조해보는 짧은 시간속에서 국화는 치맛자락으로 변했고
치맛자락에 수놓은 꽃들이 화사한 국화꽃이었습니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그 꽃이 디자이너들의 영감으로 그려지고 재단되어 우리네 여성들의 치맛자락이나 저고리에 수 놓으면
 촌스럽던(?) 누이의 모습은 또 얼마나 화사할까요?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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