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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Calbuco

봄바다로 뛰어드는 스쿠버다이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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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다로 뛰어드는 스쿠버다이버들
-칠레의 어촌 풍경 한국과 별로 다르지 않아-




봄은 무르익었다. 그러나 앙꾸드만(灣)은 여전히 찬 바다.

스쿠버다이버들이 봄바다로 뛰어들고 있었다. 그들의 등에는 스쿠버다이버들이 반드시 착용해야 할 스쿠버장비는 보이지 않고, 잠수복과 납벨트 그리고 오리발만 착용했다. 무슨일일까. 우리는 뿌에르또 몬뜨에서 깔부꼬에 도착한 직후 중심지에서 벗어나 바닷가를 걸었다. 깔부꼬의 봄바다는 여행자에게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해 줄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깔부꼬의 바닷가는 우리 생각과 달랐다. 볕은 쨍쨍했지만 찬바람이 여전했다. 바다를 바라보며 점심 도시락을 먹는 단꿈은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깔부꼬 일부만 돌아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갈 요량이었다. 우리는 맨 먼저 도착한 바닷가 언덕 위에서 깔부꼬 어항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언덕을 벗어나는 순간 눈에 익은 식물을 발견하게 됐다. 까마중이었다.



깔부꼬에서 만난 까마중




까마중(black nightshade)은 까마종 또는 깜뚜라지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 전역 아무 데서나 발견되는 1년생 풀이다. 꽃은 하얀색이며 5~7월에 잎겨드랑이에서 몇 송이씩 무리져 피고 꽃부리는 5갈래로 갈라진다. 열매는 짙은 검은색으로 밭이나 길가에서 흔히 자라고 열매가 다 익으면 달콤한 맛이 난다. 어릴 때 따 먹은 후로 최근에는 지인이 까마중 열매와 뿌리를 약용으로 재배한 술과 엑기스를 먹어본 필자에겐 매우 친근한 식물이었다.




그런데 칠레의 로스라고스 주의 깔부꼬에서 발견된 까마중은 한국에서 보던 까마중과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줄기와 꽃 색깔이 달랐던 것. 줄기는 가지줄기를 닮았고 꽃 조차 가지꽃의 보라빛을 닮았다. 그러나 모습은 까마중. 반가움에 두 컷의 사진을 남겼다. 이곳의 까마중은 땡볕 아래에서 무척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아마도 여름이 채 오기도 전에 열매가 다 익을 것 같은...




칠레의 봄은 어디를 가나 노랑물결...소화전까지 노란색. 그 곁에 방금 날아든 황조롱이까지. 봄은 절정을 치닫고 있었다. 




그리고 도착한 바닷가. 작아보니는 듯 규모가 꽤 큰 어촌(마을)이었다. 해변에 버려진 폐선박이 깔부꼬 어항의 역사를 대변해 주는 듯 항구에는 출어를 앞둔 어선들이 빼곡했다. 그리고 멀리 선착장 아래로 보이는 사람들. 봄이라고 하지만 아직은 겨울바다 못지않은 차디찬 바다에서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있는 모습.




폐선 옆에서 풀깍는 작업을 하는 공공근로자 곁을 따라 선착장 밑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흐이구...이 친구들...ㅜ)차디찬 바다속에서 수영을 하고 있는 이들은 스쿠버다이버들. 우리는 찬바람을 피해 바람이 잦아들기만 기다리고 양지바른 곳을 찾아나섰는데 이들은 바다 속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던 것. 대단했다. 그래서 이들 모습과 주변을 카메라에 담아보기로 마음먹고 선착장으로 이동.




물빛만 봐도 차게 느껴지는 깔부꼬 어항. 멀리 앙꾸드만에서 바람이 쉼없이 불어오고 있었다.




그 바닷바람을 타고 여유롭게 수면 위로 나타난 독수리 한 마리. 육지로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독수리는 날개만 펴고 있어도 비행은 자유롭다.




그리고 어항 옆에 마련된 수산물 시장. 빈 저울이 말하듯 오전 장은 끝나고 사람의 발길이 뜸했다.




손님을 기다리던 생선들도 지쳤는지 널부러져 있고...한 손님이 흥정을 하고 있는 장면을 뒤로 선착장 쪽으로 이동했다.


깔부꼬 어항, 우리나라와 별로 다르지 않아



맨 먼저 눈에 띈 건 '주낚' 채비를 손질하고 있는 어부. 이 주낚에는 미끼를 달아 앙꾸드만 등에서 고기를 낚아 올릴 것. 어부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곁에서는 막 입항한 어선에서 하역작업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런데 물고기 빛깔이 거무 튀튀...ㅋ 생선을 별로 즐기지 않는 칠레노들도 이 넘들과 몇 종류의 생선은 즐기는 편. 꽤 많은 고기를 잡은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병어와 돔을 적절히 짬뽕(?) 시켜둔 듯한 '레이네따(reineta)'란 물고기는 이곳 사람들이 튀김으로 즐기는 생선이다.




항구도시 부산이 고향이자 부산에서 잔뼈가 굵은 필자에겐 이런 풍경이 전혀 낮설지 않고 오히려 친근한 느낌.




굳이 우리나라와 다른 점을 찾아낸다면 생김새가 다른 어선과 어부들 뿐이며 작렬하는 봄볕이다. 볕은 따갑고 바람은 찬 희한한 날씨.




그 부두에 주낚을 연결하는 '스위블,(swivel,회전 이음새)' 한 묶음이 오롯이 봄바다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곳. 그곳에서 조금 전 바다에서 수영을 하던 스쿠버다이버들을 다시 만나게 됐다. 이들은 주요 장비를 다 벗어둔 채 잠수복과 납벨트 그리고 오리발만 착용한 후 선착장에서 점프를 즐기고 있었다. 이런 모습.

 

봄바다로 뛰어드는 스쿠버다이버들
 




"지금 뭐 하세요?..."

"점프요..."


누가 그걸 몰라서 묻나. 그런데 스쿠버다이버들의 체형을 보니 하루종일 점프를 반복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 이렇게 통통한 다이버들을 본 적 드문 것 같다. 어쩌면 허리춤에 납덩이를 달지않아도 될 것 같은.ㅋ  이들은 2층 정도의 (낮은)선착장에서 바다로 뛰어내린 후 수영을 해 다시 본래 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아마도 이들은 곧 빠따고니아의 피오르드 곳곳을 누비며 어패류를 채취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곳에서는 주로 주낚으로 물고기를 잡지만 어패류 채취는 대부분 스쿠버다이버들의 몫이었다. 그렇게 채취된 어패류들은 뿌에르또 몬뜨의 앙헬모 어시장 혹은 산티아고의 중앙시장으로 공급되는 것.

스쿠버 다이빙이란? 스쿠버 다이빙(SCUBA Diving)의 'SCUBA'는 'Self 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의 약자다.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는 '수중에서 호흡하는 장비', 'Self Contained'는 '자급식 또는 독립식'을 뜻한다. 즉 스쿠버는 '독립식 수중호흡장비'를 의미한다. 이는 다이버가 수면에서 공급해 주는 공기 호스와 연결되어 잠수하는 형식(수면공급식 다이빙)과 구분하고자 만들어진 용어다. 그러나 이제는 보통명사화 되어 스쿠버로 표기한다.





























스쿠버다이버들이 봄바다를 향해 뛰어드는 장면은 작은 볼거리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겨우내 살이 통통 오른 해산물들이 곧 이들 손으로부터 채취될 것이며 출어를 앞둔 어선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선착장 곁 항구에 정박해 있던 어선에서도 이 모습이 재밌는지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바닷바람도 차고 바닷물은 더 차다는 걸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선원들이다.




그러고 보니 깔부꼬 어항은 굳이 비교해 보면 마치 마산이나 통영 삼천포 정도된다고나할까. 규모는 적지만 이들이 생산한 어패류들은 대형어판장으로 모여들기 때문에 친근감이 들었다. 칠레의 어촌 풍경이 한국과 별로 다르지 않았기 때문.




출어를 앞두고 분주하지만 한가해 보이는 깔부꼬 어항을 떠나며 부두 곁에서 본 낮선 풍경 하나.




필자는 투어 중에 만나게 되는 이런 장면 앞에서 깜짝 놀라곤 한다. 이런 의자를 만들 생각을 한 것부터 파격적이지만 다 썩어자빠질 때까지 사용하는 느긋한 여유에 놀라고 있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하지못할 일들이 이곳에서는 태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암튼 대단해. ^^




그리고 더 대단한 모습...




담벼락에 붙어 옹기종기 올망졸망 자라는 식물들을 보라!...어느 저택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화초를 거들떠 보는 사람은 꼬레아노 1인!!...봄볕을 머리에 인 이름모를 화초들이 봄을 만끽하고 있는 귀한 모습이지만 이곳에서는 흔해빠진 풍경이라니. 부럽다. 부러워...
 



조금 전 언덕 아래 저 바닷가를 돌아왔다. 깔부꼬 어항도 한 때는 번창했는지 모르겠지만 현재 모습은 점점 더 쇠퇴해 가는 모습. 오래된 목조건물과 양철지붕이 많다는 건 문화혜택에서 멀어져 있다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또 이런 풍경들은 시간이 지나면 사진 속에서만 볼 수 있게될지도 모를 귀한 풍경. 깔부꼬 뿐만 아니라 칠레 곳곳은 디지털문화와 충돌을 겪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런 충돌은 오프라인에서도 벌어지고 있었는지, 어떤 견공이 자기영역을 표시해 둔 곳에...




또다른 거리의 견공이 영역을 표시해 두었다. 마치 DMZ를 방불케 하는 재밌는 장면.ㅋ




바로 그 곁에 '콜센터(Centro LLamados)'가 위치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매우 귀한 장면. 이곳에서 인터넷은 물론 전파상도 겸하고 있고 전화기 충전도 하고 게임도 즐기는 등 최첨단 디지털문화가 꽃피는 장소. 딴 건 몰라도 이런 데는 꼬레아가 최고. 콜센터 곁을 스쳐지나면서 괜히 씨익~ ^^




바닷가로부터 멀어지자 찬기운도 함께 멀어졌다. 바람도 잦아든 곳. 깔부꼬 중심가가 가까워지자 그곳에는 봄처녀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사람들은 바다에서부터 뭍에서까지 통째로 봄 속으로 올인하고 있었던 것. 그런 모습은 이곳의 학생들까지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고 있었다.



화사한 봄볕을 머리에 인 가벼운 발걸음의 여학생...




그러자 하교를 하던 학생들이 카메라를 보고 아는 척...(포토~^^) 그래서 통째로 주문을 했다.

"다같이...비바! 깔부꼬...치~즈~^^ "




VIVA! Calbuco...Chee~se~^^

재빨리 한 컷. (헉!)촛점이 빗나갔다. 하지만 빗나간 촛점이 오히려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 고등학생들의 연식(?)이 왜 그렇게 오래돼 보이는지...ㅜㅜ  그러나 어디를 가나 세상을 밝고 환하게 만들며 희망을 불어넣는 건 봄바람 같은 청춘들. 우리는 깔부꼬 중심가를 벗어나 다시 바닷가로 향했다. 맨 처음 깔부꼬에 입성할 때 눈여겨 봐 두었던 곳이다. <계속>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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