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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을 이틀 앞둔 오늘 오전, 서울에는 모처럼 적은량이지만 폭설이 내렸습니다. 그래도 이곳에는 울창한 송림과 잘 관리된 봉분들이 즐비한 곳이지만 어머님과 아버님이 누워계신 곳은 떨기나무 몇그루가 금잔디를 뒤집어 쓴 채 보통사람들과 함께 모셔져 있는 평수가 작고 좁은 공원묘지 입니다. 저는 추석이나 설날과 같은 명절이 되면 괜히 우울해 지는데 그건 전적으로 제가 불효막심한 일을 자초한 운명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해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부모님의 주름을 더 늘게 했고 귀국후에도 늘 떨어져 지내는 동안 형제들 보다 부모님을 뵐 기회가 훨씬 더 적었습니다. 그러니까 무슨수로 부모님을 뵐 면목이 있었겠습니까? 그래서 부모님 두분이 모두 돌아가신 후 형제들이 모이는 명절과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늘 우울합니다. 저희 집은 종가여서 설날과 같은 명절이 되면 앉을 자리도 없을 만큼 우리형제들과 사촌들과 손님들 때문에 북적였는데 어른들이 모두 돌아가신 후 부터는 종형이 그자리를 대신하지만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고 아이들이 다 큰 후에도 여전히 부모님이 그리운 것입니다. 아직도 저는 제가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주는 것 보다 받기를 더 좋아한 유년시설의 부모님이 더 그리운 장년이어서 그런지 한파가 살랑이며 눈을 머리에 인 봉분들을 보니 불현듯 부모님이 누워계신 곳의 추위가 느껴 집니다. 솔직히 설연휴가 시작되어서 즐거웠던 설날 풍경도 글로써 옮겨 보고 싶지만 블로거뉴스에 그런 글들이 오르는 것만 해도 웬지 사치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도 이제 나이가 들었다는 것일까요? 가까운 이웃들이 불의의 참사를 당하고 연일 울부짖는 모습을 보면 마음아파 할 겨를도 없는 일상들이 사치스러운 것이고 그분들 보기에도 민망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설 연휴동안 조용히 지내고자 했는데 그림속 봉분들은 저를 울컥이게 만듭니다. 그림들은 광평대군 묘역일원이 있는 서울 수서지역의 모습입니다. 아버님 어머님!...그곳은 춥지 않으세요?...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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