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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서울의 '할렘' 구룡마을의 연말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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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꾸는 그곳 
  


 서울의 '할렘' 구룡마을의 연말풍경!

2008년을 이틀 남긴 어제 오후, 서울의 '할렘'으로 불리우는 구룡마을을 찾았다.
이곳은 '민주'도 구하지 못한 우리 이웃의 모습이자 '경제살리기'를 무색케 하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이다.
우리가 광기어린 고속성장을 하면서 만들어 낸 자화상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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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뉘엿거리는 오후 5시경, 구룡마을을 평온했다.
그 평온함은 다름이 아니었다.

이들이 숨을 죽이며 살아온 평소의 풍경과 다름없는 것이다.
참으로 슬픈 평온이었고 평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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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카메라를 든 나를 만나자 마자 얼굴을 돌렸고
재빨리 좁은 골목안으로 몸을 숨기거나 딴청을 부렸다.

나는 말한마디 붙이지 못하고 무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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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들에게 무엇을 잘못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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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서울 상공에 우뚝솟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보며
허상과 실상을 떠 올렸다.

나는 그동안 저 콘크리트 건물 한쪽을 차지하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 쳤고
저 건물이 내 삶의 전부라 여겼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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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을 찾을 때 마다 나를 뒤돌아 보건만
정작 거적대기 속에 몸을 감추고 있는 우리 이웃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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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에 사는 사람은 정부가 돌봐야 하는 우리의 아픈 모습이고
공무원들이 관리해야 하는 시설물이라며 동시에 손가락질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나는 구룡마을에 들어서면서 내 눈에 띈 재활용품으로 만든 작은 텃밭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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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잃을 것도 없고 모든것이 부족해 보이는 이곳에도 2008년은 가고 있었고
지척에 있는 대모산 너머로 2009년의 태양이 떠 오를 것인데,

그동안 우리는 우리가 버린 구룡마을 곁에서
그저 입술만 연 '꿈과 희망'을 말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자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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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인사도 많았고 민주정부도 있었건만 여전히 이 땅은 서울에서 소외된 땅이었고
넘치는 자선도 재벌의 기부도 모두 이곳을 비켜갔다.

그리고 우리는 애써 이웃을 외면하며 '경제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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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서울의 할렘이자 우리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오늘날 겉만 뻔지르 하게 갖춘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누더기 처럼 황폐해진 우리의 자아도 이와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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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들이 대부분의 우리들 보다 더 행복한지도 모를 일이다.
더 잃을 것도 없고 더 낮아질것도 없으며 더 추할일도 없으니,

더 갖고자 안달을 부리며 더 높아지려고 바둥거리고
그리하여 추한 몰골을 한 우리들 보다 더 나은 이웃들이며
실상은 우리의 속모습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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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내다버린 생활쓰레기가 이들을 연명케 하는 생명줄이었고
우리가 가진 채 하며 제3 세계를 향하여 동정을 눈길을 보내는 동안,
 
우리 한편에서는 이웃들이 초라했고 딴나라를 의식하며 부끄러움을 감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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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유는 없었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우리들이 우리의 초라한 모습을 차마 내 보이기 싫었고
민주를 외치며 살아오는 동안 어느새 구룡마을은 할렘의 대명사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허울좋은 경제살리기도 구하지 못한 구룡마을과
이 모습을 닮은 황폐해진 대한민국의 모습을 남기고 또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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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해를 넘길 때 마다 보다 더 새로운 꿈을 꿔 왔건만
새롭기는 커녕 가난이 상처딱지 처럼 아예 주저앉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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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지가 붙은 상처들 속으로 왠만하면 새 살이 돋아날 것이건만
딱지속으로 흐르는 이웃에 대한 부끄러움이 이방인을 외면하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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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떠 도는 선행들도 이곳에 닿지 못하여 이들은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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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연탄재가 날리는 좁은 골목길을 거닐며 나는 침묵할 수 밖에 없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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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로 변한 이곳이 사람사는 곳이라고 여기니
안절부절이 또한 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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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궁창 곁으로 몸둥이 하나만 가린 채 겨울을 나고 있는 사람들...
그 모습이 내 모습이며 우리의 모습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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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으로 가득한 세상속에서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허울좋은 입술을 나불댓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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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한 해가 저물고
또 2009년 새해가 밝아온다고 해도

여전히 버리지 못할 구태가 내 속에 있는 초라함이며
늘 외면하고 살 우리 이웃들이 아닌가?

구룡마을이 서울의 할렘이어서 부끄러운 게 아니라
이들에게 희망 한점 건내지 못한 내가 부끄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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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은 늘 남의 일처럼 여겼고 나 하고 상관없는 일이라며 피한 눈길속에
골목어귀에서 나를 피하던 이 마을 사람들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2009년에는 또 이런 모습을 얼마나 더 봐야 할까?

낡은 가치를 향해 카메라를 들던 허둥댐이 또 얼마나 사치스러웠던지!...

기축년 새해에는 보다 더 부끄러워지고 보다 더 낮아져야 겠으며
내 속에 자리잡은 할렘을 먼저 허물어야 겠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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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꾸는 그곳.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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