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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서울광장 분수대에 새겨진 '사연'은 무엇을?

서울광장 분수대에 새겨진 '사연'은 무엇을?





 지난주 촛불집회 참석차 서울광장을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오후의 땡볕은 사람들을 모두 그늘 밑으로 가게 했는데 저는 분수 곁으로 다가갔습니다.
분수가 물을 시원하게 내뿜는 모습이 시원스러웠고 주변을 살피며 스케치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한 잠시 발 아래에 있는 작은 동판을 보게 되었습니다.
평소 수없이 반복하며 지났던 곳인데 그동안은 이 동판의 존재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다가
인적이 뜸한 오후 한때 제 눈에 이 동판이 눈에 띄 것입니다.



그곳에는 이 분수를 기증한 기업의 총수 이름이 적혀있었습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이름이었습니다. 의외였습니다.

그 기념동판에는 이런 글이 쓰여있었습니다.

새 서울 새 희망의 빛

행복한 시민이 건강한 사회를 이룩합니다.
꿈이 많은 국민이 꿈을 이루는 국가를 세웁니다.
우리 같은 꿈을 꾸면 대한민국의 희망이 커집니다.
여기 서울광장의 푸른물줄기 또한 우리의 꿈으로
새 희망의 빛으로 넘쳐 흐르길 기원 합니다.

2004년 5월 1일
서울광장 분수기증자: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저는 동판에 새겨진 글을 찬찬히 뜯어 보다가 
"우리 같은 꿈을 꾸면 대한민국의 희망이 집니다." 에 눈이 멈추었습니다.

그는 얼마전 아들의 폭행사건에 조직폭력배를 동원하여 국민들로 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는 마침내 '아들을 잘못 키운 죄'를 뼈저리게 반성하며 조용히 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종종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은 말과 행동이 다를때가 있음을 흔히 봅니다.
김승연회장은 본의 든 타의 든 동판에 새겨진 글과 같이 기증한 분수에 기념사를 썼는데
사고당시 행동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엊그제 뼈저리게 자신의 과오를 반성했다는 머슴이 주인에게 방망이를 휘둘러 말썽을 피우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엄정대처'하겠다는 말을 서슴치 않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신앙인들이 서울광장에 다시 모여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사제단이 앞장섰습니다.

'우리같은' 꿈을 꾸면 대한민국의 희망이 '꺼'집니다.
동판에 쓰인 글을 폭력정권에 대비해 보니 이렇게 달라집니다.

똑같은 물도 '양이 마시면 젖을 만들고 뱀이 마시면 독을 만든다'더니
'꿈'이라 할지라도 이 정권과 같은 꿈을 꾸면 국민들의 희망이 꺼진다는 사실입니다.

서울광장의 분수는 촛불정국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분수대였습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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