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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수원벚꽃,화성의 아름다운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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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벚꽃 명소의 어느날
-수원 화성의 아름다운 봄날-



세상 일은 지내놓고 보면 다 그리워지는 것일까...?


수원의 벚꽃 명소를 다녀온 후 사진첩을 열어보니 그곳엔 벚꽃놀이에 나선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이 곳곳에 묻어나 있었다. 환한 표정을 짓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는 것. 하지만 굳이 환한 표정을 짓지 않아도 삼삼오오 혹은 혼자서 벚꽃이 활짝 핀 길을 걷는 사람들은 봄꽃과 어우러져 행복해 보인다. 4월이 우리에게 선물한 꿈같은 세상이 펼쳐진 것이다. 





이같은 풍경은 수원시가 선정한 벚꽃 명소 12곳 곳곳에서 묻어나겠지만, 필자에겐 팔달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팔달산 회주도로의 벚꽃 명소가 참 마음에 든다. 내년(2016년)이면 수원 화성을 축성한 지 220년 되는 해이자, 조선의 22대 왕이었던 정조대왕이 축성한 수원 화성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늘 가슴속에 머물고 있는 것. 






당신께서 화성을 축조할 당시 생각은 효심이 근본이 되어, 당쟁에 의한 당파정치의 근절과 강력한 왕도정치의 실현을 위한 원대한 정치적 포부가 담긴 정치구상의 중심지였다. 또 수도 남쪽의 국방요새로 활용코자 했다. 그런데 화성을 축성한 지 정확히 219년이 되는 서기 2015년의 봄날은 당신의 뜻 가운데 불취무귀(不醉無歸)만 남아 시민들로 하여금 봄날을 만끽하게 만드는 것. 팔달산 회주도로의 벚꽃길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는 화성열차 속의 상춘객 환한 표정들이 그랬다. 벚꽃놀이에 취해 행복해 하는 모습들인 것. 마치 술에 취한 듯 했다.





그렇다면 불취무귀에 대한 기록은 어땠을까...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랬다. 


"[조선왕조실록 국역 기록] 正祖 34卷, 16年(1792 壬子 / 청 건륭(乾隆) 57年) 3月 2日(辛未) 1번째 기사 성균관 제술 시험의 합격자들과 희정당에서 연회를 벌이다. ​성균관 제술(製述) 시험에서 합격한 유생을 희정당(熙政堂)에서 불러 보고 술과 음식을 내려주고는 연구(聯句)로 기쁨을 기록하라고 명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옛사람의 말에 술로 취하게 하고 그의 덕을 살펴본다고 하였으니, 너희들은 모름지기 취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을 생각하고 각자 양껏 마셔라. 우부승지 신기(申耆)는 술좌석에 익숙하니, 잔 돌리는 일을 맡길 만하다. 내각과 정원과 호조로 하여금 술을 많이 가져오게 하고, 노인은 작은 잔을, 젊은이는 큰 잔을 사용하되, 잔은 내각(內閣)의 팔환은배(八環銀盃)를 사용토록 하라. 승지 민태혁(閔台爀)과 각신 서영보(徐榮輔)가 함께 술잔 돌리는 것을 감독하라." 하였다. 




각신 이만수(李晩秀)가 아뢰기를, "오태증(吳泰曾)은 고 대제학 오도일(吳道一)의 후손입니다. 집안 대대로 술을 잘 마셨는데, 태증이 지금 이미 다섯 잔을 마셨는데도 아직까지 취하지 않았습니다." 하니, 상이 이르기를, "이 희정당은 바로 오도일이 취해 넘어졌던 곳이다. 태증(泰曾)이 만약 그 할아버지를 생각한다면 어찌 감히 술잔을 사양하겠는가. 다시 큰 잔으로 다섯 순배를 주어라." 하였다. 




식사가 끝난 뒤에 영보(榮輔)가 아뢰기를, "태증(泰曾)이 술을 이기지 못하니 물러가게 하소서." 하니, 상이 이르기를, "취하여 누워 있은들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옛날 숙종조에 고 판서가 경연의 신하로서 총애를 받아 임금 앞에서 술을 하사받아 마시고서 취해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였던 일이 지금까지 미담(美談)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지금 그 후손이 또 이 희정당에서 취해 누웠으니 참으로 우연이 아니다." 하고, 별감(別監)에게 명하여 업고 나가게 하였다. 





그때 가랑비가 보슬보슬 내리니, '봄비에 선비들과 경림(瓊林)에서 잔치했다'는 것으로 제목을 삼아 연구(聯句)를 짓도록 하였다. 상이 먼저 춘(春) 자로 압운하고 여러 신하와 여러 생도들에게 각자 시를 짓는 대로 써서 올리게 하였다. 그리고 취하여 짓지 못하는 자가 있으면 내일 추후로 올리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불취무귀의 뜻을 단편적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주지하다시피 불취무귀란 '(술에)취하지 않고는 돌아가지 마라'는 뜻을 담고 있지만, 정조대왕께옵서 당신께서 사랑한 백성들이 술에 쩔어 알콜중독자를 만들거나 흥청망청 술이나 퍼 마시도록 명한 건 아니었던 것. ㅋ 효심 지극했던 왕께선 백성들이 풍요로운 삶을 누리면서 '술에 흠뻑 취한 듯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주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수원 화성의 벚꽃 명소에서 마주친 시민들의 표정을 보니 그랬다. 수원(시장 염태영) 화성 축성 219년이 되는 어느 봄날, 정조로 777번길은 온통 벚꽃에 취한 사람들이 넘실대는 것. 정조대왕의 염원이 현실로 바뀌고 있었던 아름다운 봄날이었다.




이같은 대왕의 생각을 장고(長考)해 보면 참 고마운 생각이 절로든다. 오늘날 정치인 대다수는 국민을 봉으로 여기며 수단과 방법을 안가리고 비리를 저지르거나 국민들의 뜻과 반대의 길을 걷고 있지만, 대왕의 생각은 그저 '효심 지극한 왕'으로만 포장하는 게 심히 부족할 정도였다. 




당신의 아버지 사도세자(장헌세자 莊獻世子,1735-1762)가 장인이 가져온 뒤주에 갇혀 죽을 당시의 사정을 헤아리면, 화성 축조에 앞서 (폭정과 다름없는)무리수를 두었을 지도 모른다. 아버지 죽음이 할아버지(영조 임금)로부터 일어난 참혹한 사건이긴 했지만, 노론세력들과 영조의 계비 정순왕후가 모함을 하여 영조와 세자 간의 갈등이 비롯되었다는 정설에 따르면 너무 착하고 어진 임금의 모습.
 


정순왕후는 14살의 나이로 65세 영조의 계비가 되었으며, 정조 사후(死後) 순조가 어리다는 이유로 수렴청정을 하면서 스스로 여군주(女君)라 칭하고 국왕의 권한을 행세한 무서운 여인이었다. 또한 영조의 젊은 총희 숙의 문씨와의 사이도 좋지 못해 세자를 싫어하는 노론들과 정순왕후 김씨, 숙의 문씨 등이 세자를 무고하여 영조가 수시로 불러 크게 꾸짖었다고 전한다.



수원 화성의 벚꽃 명소 팔달산 회주도로 뿐만 아니라 수원 화성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정조대왕 당시의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것. 그러고 보니 수원 화성은 강력한 왕도정치 등의 실현을 위해 축성한 것이라기 보다, 정조의 반듯한 얼이 깃든 아름다운 작품(건축물) 정도로 다가오는 것이다. 


수원 화성은 동서양의 건축술이 조합돼 치밀하고 견고하며 과학적으로 축성되었지만, 외양은 이를 축성한 분들의 심성을 그대로 옮겨둔 듯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곳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마치 정조대왕이 꿈꾸었을 유토피아를 연상케 하는 것이다. 당신의 아픔을 미적으로 완성한 대작품이 수원 화성으로 다가오는 것. 



서울에서 가끔씩 수원 화성으로 발길을 돌리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알 수 없는 그리움이 샘솟는 것도 아버지와 생이별을 한 아들(정조대왕) 때문이었을까. 포스트를 끼적거리는동안 봄비가 쉼 없이 내렸다. 어느 봄날 내린 비는 가뭄을 해갈하기도 했지만 꿈같은 시간들 모두를 앗아간 야속한 빗물이기도 했다. 한 때 수원 화성을 화려하게 수놓은 하얗고 발그래하며 노란 꽃들을 다시 만나려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것.



아무도 몰래 우리 곁에 다가와 꽃잎을 내어준 봄날은 어느덧 저만치 멀어져가고 있었다. 누군지 모른다. 그러나 세상에 남겨진 적지않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응어리진 아픔들이 단 한 번만이라도 행복으로 승화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수원 화성 벚꽃명소 팔달산 회주도로에서 불취무귀의 날이 온세상에 가득하기를 기원해 보는 4월이다.




누군인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한 건 아름다움을 잠시 내려놓고 어느날 훌쩍 거두어간  것 때문인지, 화성으로부터 멀어진 봄날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런데 수원 화성에 발을 디디면 또 하나의 기다림에 들뜨게 된다. 오는 가을(10월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수원의 대표적인 전통문화관광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가 열리게 되는 것.



이 행사는 수원화성문화제의 하이라이트인 '정조대왕 능행차'를 필두로 '혜경궁 홍씨 진찬연' 등의 재현행사가 수원 화성 일원에서 펼쳐지는 데 정조대왕 능행차는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봄꽃 이상으로 여러분들을 흥분하게 만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수원은 화성을 중심으로 사계절 언제든지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게 펼쳐지는 명소라는 거...(모르는 사람도 있나요? ^^) 강추해 드린다.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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