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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동 이야기

길냥이 사랑한 경비아저씨의 따뜻한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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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아저씨의 따뜻한 배려
-길냥이 출입구 내준 경비아저씨의 神의 한 수-



"흠...神의 한 수란 이럴 때 사용하는 말일까...?"


작대기 두 개가 냉장고 헌 문짝을 받치고 있는 재밌는 풍경이다.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봐 넘기면 별 거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속사정을 생각해 보면 입이 절로 찢어진다. 이틀 전(23일) 서울 강남의 ㄱ아파트단지에 마실출사를 다녀오는 길에 평소 눈여겨 봐 왔던 한 장소를 찾아가게 됐다. 그곳은 가끔씩 주먹만한 길냥이 아가들이 고개를 빼꼼히 내밀던 곳이었다. 녀석들의 안부도 궁금해 다시 가 본 곳. 그곳에 재밌는 풍경이 연출된 것이다. 





작대기 두 개가 냉장고 헌 문짝을 받치고 있는 이유는, 평소 길냥이 출입이 잦았으므로 누군가 지시를 했을 것. 이곳에는 길냥이를 극진하게 보살피는 캣맘이 살고있는가 하면, 길냥이라면 질색을 하는 사람들도 함께 사는 곳. 작대기를 받친 장면을 보면 길냥이를 불쌍히 여긴 사람과 나쁘게 본 사람들의 의견이 묻어난다. 길냥이를 사랑한 사람들은 별 문제가 없지만, 어떤 이유 등으로 길냥이를 미워한 사람들은 즉시 관리실로 전화를 해 적당한 조치를 해 달라고 요구했을 것. 





문제는 그 다음부터이다. 관리실의 명령을 집행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경비아저씨 내지 관리실 직원들이다. 이분들은 날이면 날마다 아파트단지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치는 사람들. 그 중에 경비아저씨의 입장은 매우 난처할 것 같다. 주민들의 나뉜 의견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인 것. 경비아저씨의 처지는 스스로 알아서 하는 창의적인 일 보다, 문제를 덜 생기게 만들거나 눈치를 보며 수동적일 수 밖에 없는 입장. 자칫 구설수에 휘말리면 당장 잘릴 지도 모른다. 그래서 생각해 낸 '신의 한 수'가 눈에 띄는 것. 

경비아저씨는 그저 시키는대로 집행을 했다. 길냥이가 드나드는 입구를 봉쇄하란 명령에 (비용도 안 드는)작대기 두 개와 폐기된 냉장고 문짝을 이용해 아파트 지하공간을 막은 것. 누가 그랬다. 신은 절망의 끄트머리에 희망의 탈출구를 만들어 놓는단다. 길냥이들한테는 기막힌 출입구를 열어둔 것. 관리실 내지 길냥이를 미워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집행하면서, 경비아저씨는 길냥이 손을 들어주었다. 경비아저씨는 길냥이를 평소 자기의 처지처럼 여겼을까. 길냥이를 사랑한 경비아저씨의 마음씨가 너무 아름답다.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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