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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동 이야기

어떤 불장난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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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
-어떤 불장난에 대한 소고-



"누가 이런 짓을 했을까...?"


이틀 전(12일) 서울 강남의 ㄱ아파트단지를 관통하는 도로에 시설된, 자전거 전용도로를 취재하면서 돌아오는 길에 만난 위험한 풍경이다. ㄱ아파트단지는 30년 이상된 낙후된 아파트단지이자 재건축을 눈 앞에 둔 곳. 대체로 이곳에 살던 원주민들은 일찌감치 외지로 빠져나가 아파트단지 곳곳은 을씨년스럽기 짝이없다. 놀이터나 공원 등에 시설된 공공시설물은 낡고 닳아 찾는 이 조차 드물다. 




마실출사를 다니면서 본 이 아파트단지는 '슬럼가'처럼 변했지만, 실상은 실속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 평당 전셋가는 1000만원을 홋가하므로 작은 평수인 15평에 살아도 1억 5천만원은 훌쩍 넘는다. 국내의 다른 지역이라면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 비용이 전세가격인 것. 실용적인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다. 그렇지만 이곳에 살던 원주민들은 부동산 투기 바람에 부자가 된 사람도 적지않고, 모기지(mortgage)로 홀딱 망한 사람들도 적지않다.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원금을 갚지 못해 절절 매는 곳.  




서울 강남의 ㄱ아파트단지는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이랄까. 막걸리 두 통과 불에 탄 종이컵 하나가 시사하는 바 크다. 누군가 이곳에서 막걸리 두 통을 비우는 사이 절망은 곱절로 배가된 모습으로 남은 것. (자기가 설정한) 희망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절망은 산더미처럼 크게 다가오는 것인 지, 우리 속담에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이 있다. 작은 미세균열(hair crack)이 엄청난 사태를 몰고오는 것처럼, 불장난 습관이 몰고 올 사회적 파장이 커 보이는 것도 불장난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내가 꿈꾸는 그곳의Photo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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