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녀온 山들

천불동계곡,세 번 하예지는 곳


Daum 블로거뉴스
 

천불동계곡 속으로
-내설악,세 번 하예지는 곳 -



세 번씩이나 하예지다니...


국내 최고의 비경을 고이 간직한 설악산을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것. 어떤 사람들은 비경에 대한 불감증 때문에 한 두 번 밖에 겪지 못하는 불행(?)한 경우도 있겠지만, 대체로 년중 행사처럼 설악산을 다녀오는 사람들 한테는 머리 속이 세 번씩이나 하예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유는 이러하다.

주지하다시피 설악산은 크게 내설악과, 외설악, 남설악으로 구분짓는다. 설악산 주봉(대청봉)을 중심으로 북서편의 인제군에 속하는 지역을 내설악이라 하고, 동쪽으로 바라 보이는 동해쪽 속초시에 속하는 지역을 외설악이라 하며, 남쪽의 양양지역을 남설악이라고 부르는 것. 

 



내설악은 수렴동계곡, 백담계곡, 가야동계곡, 구곡담계곡, 12선녀탕, 대승폭포, 용아장성 등의 빼어난 계곡과 산세로 설악산을 찾는 사람들이 한 번쯤은 꼭 가보 싶어하는 절경이 두루 펼쳐져 있는 곳이다. 외설악은 널리 알려진 천불동계곡과 더불어 울산바위, 권금성, 금강굴, 비룡폭포, 토왕성폭포 등의 기암절벽과 폭포가 아름답고 설악동에서 접근이 쉬워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그렇다면 머리 속이 세 번씩이나 하예지려면 어느곳으로 가야할까.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설악산으로 등산을 떠났다면 반드시 대청봉을 올라야 제 맛이다. 적지않은 사람들이 맨 먼저 가 보고 싶어하는 곳이 대청봉일 것. 설악산 대청봉(해발1,708m)은 지리산(1,915m),한라산(1,950m) 다음으로 국내에서 세번째로 높은 산. 정상에 서면 백두대간은 물론 북한의 금강산과 동해바다와 내설악의 장관을 한 눈에 바라보게 된다. 가슴이 뻥 뚫릴 것. 




대청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몇군대로 나누어지지만 선수(?)들은 오색에서 최단거리 투어를 통해 반나절 만에 하산하기도 하고, 한계령에서 끝청봉-중청-대청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통해 오르기도 한다. 또 관련 포스트에서 언급한 바 어떤 기인(문화재답사 전문가 하주성 님)은 고무신 만으로도 설악동에서 대청봉까지 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이 모처럼 마음먹고 대청봉이든 공룡능선이든 내.외설악 어느곳이든 다녀오면 곡소리(?)나는 건 기본, 머리 속이 하예지는 희한한 경험을 세 번씩이나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머리속이 하예지는 경험은 각각 언제부터인가. 매일 같이 산을 오르내리면 내공을 쌓은 사람이라면 모를까. 어쩌다 년중 행사(?)로 설악산을 찾은 사람들은 어느 코스든 만만한 코스가 없다. 시쳇말로 하루종일 걷고 또 걸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새벽에 출발했는데 소청봉까지 올라오니 해가 중천에 떳다고 말하기도 한다. 평지는 아주 잠깐씩 몇 분간에 걸쳐 나타나고 대부분 오르는 일에만 열중하게 된다. 




대청봉 정상에서 사람들이 환호하는 장면을 테레비에서 볼 때는 누구나 아무나 오를 수 있는 것 같지만, 막상 당신이 그 주인공이 돼 보면 사정은 전혀 달라지는 것. 일단 설악에 발을 들여 놓으면 후퇴란 생각할 수 조차 없는 것. 무조건 앞만 보고 걸어가야 한다. 어떨 땐 누가 곁에서 말을 시키는 것 조차 귀찮고 괜히 왔나보다 싶은 생각이 절로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목적지가 얼마나 가까워졌는지 하산하는 사람에게 묻고 또 묻곤 한다. 그때 마다 한결같은 대답은 '조금만 더 가면 돼요' 혹은 '10분만 더 가면...'이란 소리를 듣게 된다. 용기를 북돋워 주기 위한 새빨간 거짓말이다. 10분정도 걸어가 봤자 여전히 등산로 바닥이 눈 앞에 얼쩡거린다. 초행길 대청봉이 선물하는 첫번째 머리 속이 하예지는 경험은 그렇게 다가온다. 그렇다면 두번째로 하예지는 경험은 언제쯤 오게 될까. 




산은 정직하다. 언제 어느때 어떤 사연을 가슴에 안고 가드라도 한결같이 품어준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도 않고 모든 것을 다 내 준다. 그렇게 힘들게 오체투지로 당도한 정상이나 목적지는 절대로 당신을 찾아 온 귀한 손님을 그냥 내려보내지 않는다. 그곳이 대청봉이든 공룡능선이든 내.외설악 그 어디든 목적지에 도착하는 순간 '참 잘 왔다'라는 생각과 함께 황홀경으로 빠져들게 되는 것. 




그때, 머리 속이 다시 하예진다. 두번째 하예지는 경험은 젓 먹던 힘까지 다 소진한 당신을 무한 기쁨으로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매력 내지 마력에 빠져 그 힘든 일을 계속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다시 돌아가야 하는 것. 세번째 머리속이 하예지는 때이자 산을 오를 때 보다 더 힘든 여정이 기다리고 있는 것. 





바닥난 체력으로 다시 오던 길을 돌아가려면 머리 속이 하예지는 정도가 아니라 너무 힘들어 만사가 귀찮아질 정도. 무슨 넘에 산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는지, 한참을 내려온 듯 해도 이정표는 여전히 까마득 하다. 두번째 머리가 하예졌던 황홀함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머리 속은 다시 하예진다. 발걸음은 터덜터덜 속 마음은 투덜투덜...
 



여기까지다. 머리가 세번씩이나 하예지는 경험. 이런 경험은 초행길 뿐만 아니라 설악산을 갈 때 마다 느끼는 것. 희한하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 속에서 고통은 사라지고 행복했던 기억만 되살아나는 것이다. 참 이상한 건 산행을 한 사람들 대부분이 이런 고통을 감쪽같이 감추고(?)있다는 것. 누구 하나 겉으로 불평을 하지않는다는 것. (ㅋ 그러나 속 마음은 다 똑같을 걸?...^^)


천불동계곡 속으로

 



저만치 앞에서 아우님과 아내가 터덜터덜 천불동계곡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아우님은 설악산에서 태어나 설악산에서 살아가고 있는 설악산지기...그렇지만 아우님도 배낭을 내려놓고 쉬기를 반복한다. 하산하는 길이 더 힘든 건 바닥난 체력 때문인 것. 무릎 관절에서 딸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체력은 고사하고 몸둥아리가 고통을 호소한다. 그렇다면 가벼운 배낭을 짊어진 아내는 아무렇지도 않을 것일까...




천만에 말씀이다. 빈 몸이라 할지라도 산은 호락호락 하지않다. 필자의 조끼를 한 손에 들고 하산하고 있는 이 여인은 시방 머리 속이 하얗다 못해 다 바랜 상태라는 걸 너무도 잘 안다. 여기까지 아무런 불평 한마디 안 한 것 만으로도 고마운 여인. 아...그런데 어둑어둑해지는 하산길에 대청봉으로 향하는 사람은 또 뭬야?...ㅜㅜ 




힐끔 뒤돌아 보니 배낭이 머리를 가리고 있다. 대략 훑어봐도 비박 준비를 철저히 한 것. 이분들도 머리 속이 세 번은 하얗게 바래겠지...^^
































**위 그림들은 신선대에서 하산하면서 
순서대로 촬영된 사진들


열심히 쉬지않고 하산 한 것 같은데 기껏 1시간 정도. 비선대까지 남은 거리는 대략 4km...(아직 두 시간은 더 걸어야 한다. ㅜㅜ) 단풍은 아직 천불동계곡까지 내려오지 않았지만 여전한 옥수. 잠시 등산화를 벗고 발을 담궜다. 뼛 속까지 전해지는 진한 짜릿함. 그냥 여기서 편히 잠들고 싶은 생각도 든다. <계속>

[Flash] http://tsori.net/attachment/fk050000000005.swf

내가 꿈꾸는 그곳의 PhotОтправить сообщение для Марта с помощью ICQ 이야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