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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그렇게 떠나시려면 왜 오셨나요


Daum 블로거뉴스
 


그렇게 떠나시려면 왜 오셨나요
-작은 기록, 할미꽃 떠나시는 날-




관심을 가지고 대하면 세상이 달라져 보인다.
 


마음으로 보라는 말이다. 금년 봄 시간차를 두고 지켜본 한무리의 할미꽃이 전한 메세지는 그랬다. 할미꽃이 왜 할미꽃으로 불리게 됐는 지 이해할 수 있는 건 세상에 널린 할미꽃에 대한 프로필이 아니었다. 다수의 그런 정보들은 할미꽃으로부터 가깝게 하는 것 보다 그저 그렇고 그런 한국의 흔한 야생화 정도. 그래서 할미꽃을 지켜보며 나름대로 내린 결론이 할미꽃은 허리를 숙인 게 아니라 고개를 떨군 섹시한 색시를 닮은 꽃. 


 
영상으로 만나는 할미꽃 떠나시는 날


그렇지만 금년 봄 마지막으로 지켜본 할미꽃은 천상 할미꽃이었다. 하필이면 그 때 바람이 불었다. 만약 바람이 불지않았다면 여전한 편견을 가지고 있었을지 모른다. 할미꽃은 어느새 우리곁을 떠나고 있었던 것. 이틀 전 할미꽃을 찾아간 저녁나절은 할미꽃이 떠나시는 날이었다. 영상을 열어 보시면 할미꽃이 왜 할미꽃인지 알게 된다.

 



그동안 할미꽃 무리를 지켜본 건 할미꽃이 활짝 핀 모습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할미꽃은 늘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고개를 든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할미꽃은 절대로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대신 그녀는 어느날 내 앞에 이런 모습을 보여주었다. 붉은색 꽃잎을 더 크게 벌리는 대신 언제 숨겨두었던지 기다란 꽃술을 내놓고 있었다. 이 모습은 할미꽃이 곧 우리곁을 떠난다는 징조.


할미꽃 떠나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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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할미꽃을 재촉하고 있었던 것이다. 4월 초 할미꽃 군락지를 발견한 이후 한 달도 채 못된 삶을 끝으로 백발을 날리며 우리 곁을 떠나고 있었던 것이다. 새악시의 섹시한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파뿌리 같은 하얀 머리카락을 날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떠나시려면 왜 오셨나요!...) 

그 장면을 꽤 오랫동안 지켜보며 카메라에 담았다. (시간에 쫓겨 할미꽃의 모습을 볼 수 없다며)하얀 머리카락 날리는 할미꽃을 담아 달라던 블로거 이웃 <유레카>님께 이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 그 후배님이 아니었드라면 나는 여전히 할미꽃에 대한 편견 속에 갇혀 살았을 것.






























































서울의 어느 산자락에 무리지어 핀 할미꽃들은 한 달도 채 안되는 짧은 생을 마감하고 바람 앞에 흔들렸다. 참 이상한 느낌이 든 건 그 때였다. 괜히 서러운 느낌이 드는 것. 아직도 봄날은 여러 날 남았는데 아무런 미련도 없이 나지막한 언덕 위에서 바람과 함께 어디론가 떠나고 있는 것이었다. 오래전 내 곁을 떠나신 할머니께서도 또 어머니도 그렇게 떠나셨나 보다. 할미꽃은 우리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전설의 꽃이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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