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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설렌 진달래의 애틋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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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도

-2013, 가슴 설렌 진달래의 애틋한 기록-




진달래를 보면 과연 설레긴 설레는가...


지난 주말 약수터의 정자 옆에 흐드러지게 만개한 진달래는 다 꺼져가던 불씨가 다시 활활 타오르는 듯한 모습. 곁에서 지켜보고있자니 가슴 한구석이 술렁이고 있었다. 그걸 사람들은 '설레임'이라고 하는가 보다. 마치 독한 감기약에 취한 것 처럼 몽롱하면서 또 알싸한 기분이 돈다고나 할까. 기분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애뜻한 감정이 동시에 드는 것.

시인은 그런 마음을 연분홍 진달래꽃을 통해 노래했나 보다. 자기 마음과 딱 맞아 떨어진 꽃이 진달래였던 것.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소월의 시 <진달래꽃>에 등장하는 그런 감성들은 소월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 살아왔던 우리 선조님들은 다 같은 심정이었던 것 같다. 봄이 되면 산에 들에 개울가에 또 문 밖에 지천으로 널려 피던 게 진달래였다. 그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겐 그랬다. 긴 여행 끝에 돌아와 산기슭 약수터를 오가는 동안 봄이 기다려진 것이자, 그 봄 속에 녹아든 분홍빛 연정이 바람에 살랑이며 나비 처럼 날아드는 것이다. 참 기막힌 풍경이었다. 그런 느낌이 증폭되게 만든 건 지난해 가을부터 눈여겨 봐 두었던 약수터 옆 정자 때문. 만추의 정자는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이곳을 드나드는 시민들은 대부분 그냥 지나치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정자에 앉아 잠시 쉴 틈도 없이 그냥 지나치는 것. 그런 사정은 봄이 다시 찾아와도 별로 달라진 게 없었다.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고 있거나 말거나 너는 너 나는 나...처럼 무심코 지나치고 있었다. 인터넷을 열어봐도 똑같은 사정. 사람들은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 대신 벚꽃에 열광하고 있었다. 진달래가 그 소식을 들으면 얼마나 서운해 할까.


2012년 11월 15일, 만추의 약수터






언제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눈물 아니 흘리 오리다. 사뿐히 즈려 밟고 가소서라는 등 아양 이상의 아부를 떨더니, 이제는 아예 진달래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 세상이 된 것. 진달래는 뒷전이었다. 그래서 
진달래를 보면 과연 마음이 설레는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 무엇이든 관심을 기울이면 속을 알 수 있는 것인지.

지난 가을부터 기록하기 시작한 약수터 주변의 풍경은 진달래꽃을 바라보는 심정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기록된 수 백장 이상의 사진들 중에 진달래와 관련이 있는 풍경을 날짜별로 기록해 보니 이랬다. 당신의 감성지수를 첵크해 볼 절호의 찬스가 나타난 셈이다. 작은 기록을 통해서 세상에 쫓겨 바쁘게 사는 동안 잊고 살았거나 잃어버렸던 감수성이 화들짝 놀라며 다시 부활하는 기쁨을 누렸으면 월~매나 좋겠나. 지난 주말 가슴 설렌 현장으로 가 본다.






2012년 12월 6일, 약수터의 얼음
 





2013년 1월 9일, 까치집에 볕든 아침
 











2013년 2월 8일, 옛약수터로 가는 길
 








2013년 2월 19일, 약수터 골짜기 여전히 겨울
 








2013년 3월 13일, 물오른 진달래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이 내렸던 지난 겨울, 마침내 엄동설한을 이겨낸 진달래는 꽃망울에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대략 한 달 전의 약수터 옆의 풍경. 그러나 아직은 진달래가 꽃을 피우려면 좀 더 기다려야 했다.



2013년 3월 15일, 염염불망 숨겨진 0.5인치
 







그리고 이틀 후 약수터에서 가까운 길목에서 피빛 작은 봉오리가 발견됐다. 잘 봐야 보이는 봉오리. 그 장면을 염염불망 숨겨진 0.5인치로 표현했다. 그동안 이들 곁을 지나치면서 이제나 저제나 꽃피울 날을 기다려 온 반가움. 진달래 꽃망울이 속을 보이자 봄은 가속도를 붙였다. 



2013년 3월 20일, 생강나무에 깃든 봄의 정령
 







일주일 후 약수터에는 생강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봄이 성큼 다가온 것. 그리고 다시 일주일이 지나자 정자 앞 진달래숲에서 여러개의 꽃망울이 고개를 내밀었다. 약수터 골짜기에 봄이 찾아온 것. 완연한 봄이었다.


2013년 3월 23일, 약수터에 찾아온 봄
 










거의 매일 들른 약수터에 갈 때 마다 생긴 습관 하나. 지난해 먼 여행길에 보지 못한 진달래가 언제쯤 피게 될까하고 들여다 보고 또 살피는 습관이다. 진달래가 핀다고 세상이 달라질 건 없는데 어쩌자고...그런데 이튼 날 약수터 주변의 진달래는 눈에 띄게 모습을 달리했다. 녀석들이 꽃망울을 키우고 동안 괜시리 커져가는 희망. 가슴을 짓누르고 있는 알 수 없는 어둠이 있었다는 말인가.
 

2013년 3월 26일, 덩달아 커진 희망
 













약수터 주변의 진달래는 매일 새 옷을 갈아입고 나타났다. 그 때 마다 괜히 기분좋아지는 거...누가 아실런가. ^^
 

2013년 3월 27일, 괜히 가슴 설렌 날
 



돌이켜 보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때 기분 내지 연정을 품으면, 별 거 아닌것도 좋아보이고 괜히 설렌다고나 할까.
 



 2013년 3월 29일,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라도
 




이틀 후에는 아예 활짝 핀 진달래꽃을 상상하며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라도...라는 생각을 품게 됐다.


2013년 3월 31일, Azalea 치명적인 誘惑
 




뿐만 아니다. 몇 송이 피어난 진달래꽃을 보며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기며 진달래꽃을 향해 '치명적인 유혹'이라는 생각까지...


2013년 4월 5일, 진달래 가슴에 불지르다
 




글쎄 그런 유혹이 어느날 가슴 속에 불을 지른 것이다. 유혹의 빛깔 속으로 속절없이 빠져든 것. ㅜㅜ 




























이날 양지바른 곳에는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펴 있었다. 진달래꽃 삼매경에 빠져 약수터 근처 산기슭을 두루 헤매고 다닌 것. 아마도 진달래꽃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실성한 것으로 착각했을지도 모를 일.ㅋ 우리는 소월의 노랫말을 통해 그저 자기 심정을 대변한 정도로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진달래의 꽃말(사랑의 즐거움) 처럼 대상을 애틋한 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보면 당신도 그렇게 화답할 것. 지난 두 주 동안 진달래와 필자가 그러했다. 그래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라도 사뿐히 즈려 밟기는 커녕 콕~ 밟고 지나가도 전혀 아프지않을 것 같은. ^^ 



[Flash] http://tsori.net/attachment/fk050000000005.swf


2013년 4월 15일,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도




아무도 봐 주지않는 숲 속에 피어난 진달래...




근처 숲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던 진달래.




시트릿 가든으로 이어지는 진달래꽃으로 만든 관문. 
























































































활짝 핀 진달래 옆으로 사람들이 지나다닌다. 눈여겨 보지 않아도 곁눈질로 봤을 진달래꽃은 봄날 처럼 저만치 멀어지고 있는 느낌. 2013년에 만난 진달래는 가슴에 불을 지르고 떠나고 있는 것. 그녀는 어느날 슬며시 내게 다가와 부활의 노래를 불러주고 있었다.그 노래는 마치 독한 감기약에 취한 것 처럼 몽롱하면서 또 알싸한 기분이 드는 묘약. 그 약기운이 다 떨어질 때 쯤이면 다시 그녀가 찾아오려나. ^^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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