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불면 돌변하는 몬뜨 港의 괴물체
-뿌에르또 몬뜨의 격렬한 사랑-
대자연의 사랑은 격렬한 것일까.
뿌에르또 몬뜨의 격렬한 사랑
Boramirang
대자연의 사랑은 격렬한 것일까.
면경같이 잔잔하던 바다는 일순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변하기 시작했다. 오전과 오후 간조 때와 만조 때 그리고 우기가 끝날 때 쯤 앙꾸드 만을 껴안고 있는 뿌에르또 몬뜨의 바다는 거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치 격렬한 사랑을 나누고 있는 듯한 모습. 바람이 바다를 거칠게 포옹하며 애무하는 듯 격렬하다.
우리는 땡글로 섬 투어를 다녀온 이후 아침이면 습관처럼 숙소에서 나와 뿌에르또 몬뜨의 중심가와 바닷가를 산책하곤 했다. 그런데 이날 따라 바람이 꽤 심했으며 잔잔한 바다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뿌에르또 몬뜨에 머무는 동안 처음 본 앙꾸드만은 파도가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파도는 평소에 볼 수 없는 거대한 괴물체를 요동시키고 있었다.
우리는 땡글로 섬 투어를 다녀온 이후 아침이면 습관처럼 숙소에서 나와 뿌에르또 몬뜨의 중심가와 바닷가를 산책하곤 했다. 그런데 이날 따라 바람이 꽤 심했으며 잔잔한 바다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뿌에르또 몬뜨에 머무는 동안 처음 본 앙꾸드만은 파도가 넘실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파도는 평소에 볼 수 없는 거대한 괴물체를 요동시키고 있었다.
뿌에르또 몬뜨의 격렬한 사랑
정말 그런 것 같았다. 바람이 구름을 몰고 앙꾸드만 위를 스쳐 지나가자 앙꾸드만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냥 요동친 게 아니라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바다는 평소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앙꾸드만을 향해 길게 뻗어있었지만 이날 만큼은 달랐다. 바람이 불 때 마다 괴물체는 마치 살아있는 듯 꿈틀 거리기 시작했다. 바람이 바다를 사랑하면 격렬하다 못해 천지가 요동치는 듯 하다. 이런 모습.
잔잔하던 바다는 돌변했다.
호수같던 앙꾸드만의 본성일까. 파도는 거칠었다.
파도는 거칠게 뿌에르또 몬뜨 항의 방파제를 핥켰다.
파도가 방파제에 쌓아둔 바위 틈 속으로 들락날락 거리는 동안 묘한 신음소리 같은 게 울려퍼졌다. 그냥 철썩거리는 파도소리가 아니었다.
바위 틈 빈 공간을 들락거리며 내는 악기소리 같은 것. 그게 대자연이 연출한 황홀한 사랑법일까.
평소 같으면 방파제로부터 바다속으로 길게 뻗어있던 하수관이 괴물체로 변한 건 한순간.
바람은 앙꾸드만을 요동치게 만들고, 앙꾸드만은 하수관을 마치 살아 꿈틀대고 있는 괴물체로 둔갑시키고 있는 보기드문 광경.
그 곁에서 두 학생이 꼭 껴안고 사랑에 열중이다. 바람이 바다를 사랑하는 모습과 별로 다르지 않는 모습. 그러나 아무도 그들의 사랑을 거들떠 보는 사람이 없다. 바람이 무시로 앙꾸드만에 구름을 몰고 다닌 것 처럼, 곧 그 바람은 빠따고니아 저 멀리 사라질 것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안다. 바람은 한 때. 우리가 바람의 땅으로 떠날 일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계속>
Boramirang
반응형
'PATAGONIA > Puerto Montt'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메라가 궁금한 '몬뜨냥'의 귀품 (19) | 2013.04.04 |
---|---|
몬뜨 항에서 만난 롤러보더의 비상 (6) | 2013.04.02 |
거리의 견공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17) | 2013.03.15 |
소소하지만 오래토록 기억에 남는 풍경 (14) | 2013.03.14 |
여행갈 때 가져가면 좋은 광각렌즈 (29) | 2013.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