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롤러보드
청춘이라고 아플 필요가 있나.
그러나 이들 보더들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실수를 통해 보다 나은 결과를 얻게 될 것. 다치게 되면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날 기회가 너무도 많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선배의 입장에서 보면 청춘들이 반드시 아플 필요가 없는 법. 누구인가 곁에서 작은 조언이나 칭찬 만으로도 실수를 줄이거나 성공할 수 있는 과정을 앞 당길 수 있다는 생각. 그래서 이들 보더들 중에서 한 사람에게 동기부여를 해 봤다. 칭찬이었다.
"이봐 친구...자네가 젤 잘 타더라. 자넨 할 수 있어. 한 번 멋지게 날아 올라봐..."
젊은 친구는 좋아했다.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 동안 찍어둔 사진을 보여주니 으쓱해 하며 한 번 도전해 보겠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한마디 덧붙였다. 잘 찍힌 사진 한 장을 한국에 돌아가면 인터넷(블로그)에 올려놓고 자랑하고 싶다고 했다. 그게 어느덧 1년이 더 지났다.
아마도 이 친구는 건네준 명함을 보고 이제나 저제나 인터넷을 통해 (하늘을 나는)자기 모습이 포스팅 되기를 학수고대 하다가 포기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사정상 늦게 포스팅 되었을 뿐 약속은 지켰다. 그는 비록 지구반대편에 살고 있는 젊은 친구와의 약속이지만,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했다. 언제인가 그 친구가 이 모습을 보면 얼마나 뿌듯해 할까. 하늘을 나는 자기의 모습과 함께 한 꼬레아노와 한 약속이 지켜진 것. 그 과정은 이랬다.
롤러보드는 결코 날지 못했다.
곁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아찔한 장면만 연출될 뿐이었다.
이 친구들은 롤러보드를 타고 묘기를 보여주는 대신 연습을 보다 더 많이 해야 했다.
비슷하긴 했으나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었다.
이들 곁에서 연습 장면을 유심히 지켜보는 여자친구들.
롤러보더들은 이들 여친들 앞에서 곡예를 펼쳐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곡예는 성공률이 매우 낮았다. 자칫 크게 다칠만한 우려스러운 모습. 문제가 쉽게 눈에 띄었다.
이들이 연습 도중 곡예기술에 실패를 하면 그게 다칠 수 있다.
자리를 바꾸어 가며 청춘들의 도전을 계속 지켜봤다. 아슬 아슬...ㅜ
위험천만!...
헉!...이러다 다치지...ㅜㅜ
그러나 도전은 계속됐다.
아슬아슬하게 여친들 앞을 지나치며 곡예를 하는 친구들.
그들 중에 눈에 도드라진 한 친구...그 친구를 불렀다. 그리고 자기가 타고있는 롤러보드 사진을 보여줬다. 그랬더니 너무 좋아했다. 그리고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타라고 일러주었다. 이 친구와 대화를 나누자 롤러보드 연습에 열중하는 자기들 모습이 카메라에 담긴다는 소식이 친구들에게 금방 전해졌다. 희한했다. 그 때부터 이 친구들은 집중하기 시작했다. 자기 모습이 카메라에 담긴다는 의식을 하며 조금 전 보다 더 나은 묘기(?)를 보여주고 있었던 것.
누군가 자기를 응원해 주거나 칭찬해 준다는 건 기분좋은 것.
조금 전까지 볼 수 없었던 묘기가 카메라 앞에 나타났다.
롤러보드를 타고 경사면으로 질주한 다음 파이프라인 위로 타고 미끄러지는 난이도 높은 기술.
"이봐 친구...자네가 젤 잘 타더라. 자넨 할 수 있어. 한 번 멋지게 날아 올라봐... 한국에 돌아가면 인터넷(블로그)에 올려놓고 사람들 한테 자랑하고 싶거든...^^ "
칭찬은 롤러보더를 날개한다
기분 좋아진 이 친구...첫 번째 도약!
그러나 스피드가 약해 도약에 실패.
두 번째 도약을 위한 재도약!!...
그는 건너편 점프대로 이동한 다음 점프를 할 요량.
두 번째 도약이 시작됐다.
그러나 여전히 스피드가 약해보였다.
그러자 카메라를 의식한 한 친구가 나서보는데...
이 친구는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리고 점프대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여준 후 도약한 친구...비장해 보인다.
"오...나이스 가이!~무이 비엔!!..."
친구를 카메라 앞으로 다시 불러 하늘을 날고 있는 자기 모습을 보여줬다.
"히히...^^ "
너무 좋아하는 친구. 한 번만 더 하늘을 날아보라고 했다. 어깨를 으쓱하며 도약대로 다가선 친구. 정말 기대됐다.
날았다. 롤러보드!!...감동의 순간.
이 친구는 자기가 해낸 성취감으로 가득한 표정.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고맙네 친구!...잘 해 냈어!...최고야!!...^^ "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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