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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갤러리/도시락-都市樂

요즘 보기 힘든 '제비집' 즘골에서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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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제비는 암컷 혹은 수컷?
-요즘 보기 힘든 제비집 '즘골'에서 담다-




강남제비는 언제쯤 돌아올까...


Daum view


강남스타일 한 곡으로 일약 세계적 스타가 된 싸이는 얼마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을 했다. 흠...강남제비와 강남스타일과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만 우리에게 있어서 강남과 제비는 매우 친숙한 이웃같은 관계다. 지난 18일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 즘골의 허름한 집에서 발견된 제비집 때문에 떠올려 본 강남스타일과 강남제비. 그렇다면 강남제비는 암컷일까 수컷일까?...넌센스 퀴즈 하나 풀고 시작하자. 수컷?...아니다. 암컷이다. 강남제비는 지지배. 
근거는?...제비는 '지지배배'하고 운다.(썰렁~^^)

그림은 서까래 아래쪽에 만들어 둔 제비집이다. 제비집을 발견하고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요즘 보기힘든 제비집이자 도회지에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는 희귀한 존재다. 농촌에서나 볼 수 있는 제비집은 그나마 유기농법을 사용하지 않는 곳에서는 찾기힘들다. 들판에 온통 농약을 쳐 대면, 제비들이 즐겨먹는 날도래, 딱정벌레, 매미, 잠자리, 하루살이, 파리 등이 자취를 감추므로 제비들이 살아갈 터전이 못 되는 것.




따라서 제비들이 활개를 치던 농경사회에서는 제비가 한 해 농사의 흥망을 점치는 길조나 다름없었다. 어미 제비는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를 때 하루에 300번 가까이 먹이를 물어다 준다고 알려졌다. 논과 밭 등지에 있는 (농사에 해로운)해충들을 다 잡아먹기 때문에 농사의 피해가 적었을 것. 그래서 우리 선조님들은 '제비가 새끼를 많이 낳으면 풍년이 든다'든지  '제비를 보면 기쁜 일이 생긴다', 또는 '제비가 집에 둥지를 지으면 복이 들어온다'와 같은 속담을 만들었다. 




제비는 우리 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통해 제비의 존재는 확실히 각인되게 됐다. 제비 한 마리를 통해 '착한 놈과 악한 놈'을 구별할 수 있게 됐고 권선징악의 상징까지 갖추게 됐다. 그 장면을  우리에게 잘 알려진 판소리 <흥보가> 중에서 '다리 고치는 장면'을 엿보면 이러하다.

하루난 제비 한 쌍이 날아 들거날 흥보가 좋아라고,

"반갑다 저 제비야. 고루거각을 다 버리고 궁벽강촌 박흥보 움막을 찾아드니 어찌 아니 기특허랴." 

수십일 만에 새끼 두 마리를 깟는디, 먼저 깐 놈은 날아가고 나중 깐 놈이 날개공부 힘을 쓰다 뚝 떨어져 다리가 작각 부러졌것다. 흥보 내외 어진 마음으로 명태껍질을 얻고 당사실을 구하여 부러진 다리를 동여 매어 제 집에 넣어주며,

"부디 죽지 말고 살아 멀고 먼 만리 강남을 평안히 잘 가거라." 




그렇게 살아난 제비는 보은의 대가로 무엇을 물어다 주었는가. 그게 요즘 말로 하면 '환타스틱'을 도배할 '박의 씨'였다. 흥부는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린 것. 그런데 세상은 참 얄궂다. 봄이 되면 강남에서 돌아온 그 제비 다리를 일부러 분질러 놓은 '놀부' 같은 '놈'들이 더 잘 사는 세상이 된 것인지. 강남제비 아니 강남에서 돌아온 제비를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제비가 사라지면서 '권선징악(
勸善懲惡)' 조차 '권악징선()'으로 불리게 된 어지러운 세상. 지금은 폐가가 된 허름한 집 처마 밑에서 제비집을 올려다보면서 한편으로 반갑고 또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도 드는 것이다. 제비가 보기 힘들어지면서 생긴 새로운 풍속도가 요즘 세상의 모습이었던 것. 우리 속담이 시사하는 바 매우 컷다.


요즘 보기 힘든 제비집 '즘골'에서 담다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 즘골의 아침은 상쾌했다. 비록 젊은 사람들이 도회지로 떠나 빈집이 많았지만, 여전히 농토를 일구는 사람들이 즘골에 살고 있었다. 한 때 이곳은 70여 가구가 살 정도로 큰 촌락을 이루던 곳. 과거로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즘골은 일제강점기 당시 금광이 밀집된 곳이었다. 따라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금광 주변으로 모여 살았을 것. 그러나 지금은 폐광의 흔적과 정적이 흐르는 촌락으로 변했다. 그 곳에서(위 사진) 한 빈집을 들러봤다.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나타난 폐가의 마당에는 마른 풀들이 수북하다. 희한하다. 사람이 살지않으면 잡초들이 더 잘자라는 것 같다. 마당에서 툇마루에 올라 이곳 저곳 사람이 산 흔적을 살피다가 발견하게 된 제비집. 제비집은 얼마전에 지은 듯 완벽한 모습으로 잘 보존돼 있었다. 제비는 습성상 사람들이 살지않는 폐가에는 둥지를 틀지않는 것으로 알려진 바 이 집 주인이 집을 비운 시간은 그리 멀지않은 것일까. 처마 곳곳에 둥지를 틀어놓은 제비집을 카메라에 담았다.
 



볏짚과 촉촉한 논 흙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어 둔 제비집 속에서 금방이라도 제비새끼들이 노란 주둥이를 드러내고 밥달라 아우성일 것 같다.




부엌에서 장작불을 지펴 검게 그을린 처마...




지금은 보기 힘든 풍경이 서까래 밑으로 펼쳐져 있다. 제비집과 검게 그을린 처마 그리고 낡은 전신주를 지탱하고 있는 사기 애자...




이런 풍경들은 요즘 너무 귀한 풍경이 됐다.




그런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니...대단한 행운이었다.




세월이 조금만 더 흐르게 되면 그나마 이런 풍경은 사진 속에서만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의 기억 속에서 강남과 제비는 어느덧 강남스타일로 둔갑해 도시에서 즐겨찾는 키워드로 바뀌게 된 때문이다. 제비가 사는 곳은 주변 환경이 깨끗하고 생태계가 안정된 곳. 우리는 그런 환경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어쩌면 우리 스스로 차버린 복덩어리가 제비집이자 농경사회의 오래된 풍경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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