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느낌은 달라도 한참 달라
-서울의 '복수초'는 풀숲 맨땅에서 피어난다-
생각이 달라도 이렇게 다를까.
눈 속에 피는 꽃과 풀 숲에서 피는 꽃...서울의 봄은 게을러 터지다 못해 조심스러웠다. 혹한의 겨울이 끝날 시점에 노란 꽃봉오리를 내 놓고 사람들을 설레게 만든 복수초. 그는 주로 눈 속에서 꽃봉오리를 내 놓았다. 봄을 알리는 전령사이자 봄의 화신. 그런데 그는 때와 장소를 반드시 가렸다. 첩첩산중에서는 눈 속에서 꽃을 피웠지만, 사람들이 무리지어 사는 서울에서는 풀숲 맨땅에서 꽃을 내 놓았다. 산골의 복수초는 부지런하고 끈질기지만 도회지에서는 게을러 터지고 나약한 것일까.
2013년 3월 15일, 서울 대모산 기슭에 모습을 드러낸 복수초
녀석들의 표정이 조심스럽다.
조심 조심 추위 조심...
자나깨나
추위조심
꽃샘추위
다시보자
그리고 일주일 후...
2013년 3월 20일
마침내 복수초가 맥문동 풀숲에서 샛노란 꽃잎을 드러냈다. 이렇게...
얼마나 조심스러웠으면 한 꽃봉오리는 아직도 졸리운 듯...확대해 봤다.
ㅋ아직도 잠에서 덜 깬 듯 졸리운 눈이다.귀연 녀석...ㅋㅋ
서울의 복수초는 풀숲에서 피어난다.
또 맨땅, 부엽토 속에서 올망졸망 귀하신 자태를 드러낸다.
산골짝과 도회지는 일조량이 다를 것. 그래도 그렇지 복수초(福壽草,Adonis amurensis) 소식이 언제적인데 여적...그가 때와 장소를 가려 피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자기 마음대로. 그런데 녀석의 꽃말에 대해 동서양 사람들의 느낌은 사뭇 달랐다. 생김새만 다른 게 동서양인이 아니라 생각까지도 달라도 한참 달라.
똑같은 꽃 한송이를 두고 동양에서는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붙였다. 복수초를 만나게 되면 사랑이 영원하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서양에서 꽃말은...서양에서는 복수초의 꽃말을 '슬픈추억'이란다. 영원한 사랑과 슬픈 추억...서양인들은 이렇듯 아름다운 꽃한송이 앞에서 슬픈추억을 떠 올리고 있었다. 느낌이 달라도 한참 다른 사람들이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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