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선땅 둘러보기
-Patagonia, 7번 국도 '먼지길' 트레일-
무엇이든 알고나면 허망해 질 때도 있다.
<오르노삐렌 여정>
Patagonia, 7번 국도 '먼지길' 트레일
7번 국도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태고적 원시림이 펼쳐져 있는 곳.
그곳에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목재소가 그것.
빠따고니아에 들어서면 건축물 대부분이 목재로 지어져 있고 난방은 주로 땔감(장작)에 의존한다.
이런 현상은 뿌에르또 몬뜨로부터 멀어지면 질수록 정도가 심해진다.
대부분의 건축물 자재가 육로로 이동되는데, 몇 몇 장소에서는 훼리호를 타고 건너야 하기 때문에 운송비용이 증가하게 되는 것
그래서 다수의 집들의 외양은 목조건축물에 양철지붕을 올려놓은 정도
이곳에서도 사람들은 골재를 채취하기 위해 원시림을 걷어내고 있었다. 서서히 문명이 침투한 흔적이다.
저만치서 또 한 대의 트럭이 먼지를 일으키고 다가오고 있다. 길을 잘 봐 주시기 바란다. 어디로 피할 수 있겠는지...ㅜㅜ
먼지길 옆 오래된 화석 식물
-군네라 띤끄또리아(Gunnera tinctoria)-
필자가 맨 먼저 이 식물을 만났을 때 느낌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 신기했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거나 상상 속의 식물 정도?...
그런 날씨에 군네라 띤끄또리아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란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우리가 이 길을 되돌아 왔을 때 몰라보게 자라있을 정도
그 길을 걷고 또 걸으면 원시 식물이 우리를 따라다니는(?) 것. ^^
한참 걸은 듯 한 데 오르노삐렌 화산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그래서 남의 동네 달 같다고 했다.
오르노삐렌에서 가까운 지역에 있는 작은 과수원에서 사과꽃이 만발했다.
이런 날씨에 자란 사과는 껍질도 단단하고 육질도 단단할 뿐만 아니라 당도가 매우 높다. 칠레산 사과...
길을 걷다보면 별의 별 사람을 다 만나게 된다. 말을 타고 우리곁에 잠시 멈추어 모델이 되어준 이 사람...말 안장도 발 걸이도 없다.
(그럼 사타구니 밑이 어떻게 되는거야.ㅜㅜ)
빠따고니아 투어 중에 자주 만난 풍물 하나.
길 옆에 멈추어 선 썰매...지구온난화는 서서히 가속되고 있는 증표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7번 국도 옆은 온통 노란 요정들이 땅을 비집고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런 풍경들이 여행자의 힘을 돋구는 원동력.
필자는 이런 풍경들이 너무 좋다. 사람들이 나름의 경계선을 쳐 두었지만 식물들도 매 한가지. 그곳에는 봄이 무르익고 있었다.
먼지길 트레일은 계속된다...
Boramirang
무엇이든 알고나면 허망해 질 때도 있다.
칠레의 남쪽 도로 (7번 국도,까르레떼라 오스뜨랄) 대부분은 비포장 도로다. 작은 자갈과 흙을 다져놓은 이 도로는 배수가 잘 되는 도로이나 건기가 시작되면 먼지길로 변한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목적지에 도착해 자동차의 짐칸을 열어보고 기겁을 하게 된다. 운전석으로 침투해 온 먼지는 가끔 창을 열어 환기를 하면 그만인 것 같았지만 짐칸을 열어 보면 아연실색.
그곳은 온통 먼지로 뒤덮여 있을 것. 그냥 먼지 정도가 아니라 밀가루 같이 고운 먼지가 두툼하게 쌓이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장거리 운전자들은 짐칸의 짐들을 비닐로 덮어두게 된다. 그러나 이런 건 빠따고니아 투어가 끝날 때 쯤 안 사실이지 초행길의 여행자가 어떻게 알았겠는가.
그곳은 온통 먼지로 뒤덮여 있을 것. 그냥 먼지 정도가 아니라 밀가루 같이 고운 먼지가 두툼하게 쌓이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장거리 운전자들은 짐칸의 짐들을 비닐로 덮어두게 된다. 그러나 이런 건 빠따고니아 투어가 끝날 때 쯤 안 사실이지 초행길의 여행자가 어떻게 알았겠는가.
우리는 뿌에르또 몬뜨에서 4시간 정도 거리의 남쪽에 위치한 오르노삐렌에 도착한 직후 '리오 네그로' 강 하류를 따라 대략 정해둔 목적지를 향해 트래킹을 나섰다. 그게 '먼지길 트레일'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버스를 타고 올 때까지는 몰랐지만, 현지의 낮선 풍물을 보기 위해 막상 그 길을 걸어보니 먼지길은 이방인들에게 혹독한 신고식을 치루게 만들었던 것이다.
<오르노삐렌 여정>
그 길은 대략 왕복 12km 남짓한 거리였고 시간은 6시간 정도 소요됐다. 오르노삐렌에 도착하자 마자 하루종일 걷고 또 걷기를 반복하고 있었던 것. 위 <오르노삐렌 여정>을 '구글어스'에 간략하게 표시해 둔 그림을 참조하면 오르노삐렌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먼지길이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가 이 길을 걷게 된 데는 리오 블랑꼬 강까지 걸어가 보고 싶었던 것이며 당시에는 정확한 거리를 몰랐다. 그저 원주민들에게 대략의 거리를 물어봤을 뿐이다. 그들은 대략 한 시간 남짓이라고 일러주었다.
그런데 편도 6km 정도되는 거리를 걸어서 한 시간 만에 갈 수 없다는 건 나중에 안 사실. 7번 국도는 차량 통행이 뜸했고, 빠따고니아 남부로 이동하는 자동차들은 오르노삐렌 선착장에서 훼리호로 이동하기 때문에 우리가 걷기로 작정한 7번국도는 자동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았다. 우리가 7번국도 트레일을 선택한 이유다. 그러나 우리의 선택은 고행의 길.
잊어버릴 만 하면 가끔씩 다니는 트럭이나 작은 짐차나 버스는 우리의 선택을 무모하게 만드는 듯 했다. 이들은 한적한 7번 국도를 마구 달려 우리곁을 지나쳤는데 도무지 피할 길이 없었던 것. 그래서 수건으로 입과 얼굴을 가리고 먼지가 가라앉기만 기다리며 길 가장자리로 피해 걷게 된 것.
그러나 문제가 된 건 먼지길에 노출된 카메라. 아마도 이런 길에서 먼지로부터 카메라를 잘 간수하지 못했다면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날 카메라였을 것. 따라서 저 만치서 자동차가 나타나면 일찌감치 카메라를 챙겨 품 속에 감추는(?)일을 반복하곤 했다. 이 포스트에 등장하는 사진들은 주로 그렇게 촬영된 것들이다. 별다르게 눈에 띄는 풍경들이 없어 보이는 듯 필자에게는 매우 낮선 풍경이었다. 땡볕이 내려쬐는 비포장 도로. 그러나 결코 따뜻하지 않은 날씨, 먼지길 트레일 중에 촬영된 칠레의 남쪽 빠따고니아 초입의 비포장 도로 일면을 살펴보시기 바란다.
그런데 편도 6km 정도되는 거리를 걸어서 한 시간 만에 갈 수 없다는 건 나중에 안 사실. 7번 국도는 차량 통행이 뜸했고, 빠따고니아 남부로 이동하는 자동차들은 오르노삐렌 선착장에서 훼리호로 이동하기 때문에 우리가 걷기로 작정한 7번국도는 자동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았다. 우리가 7번국도 트레일을 선택한 이유다. 그러나 우리의 선택은 고행의 길.
잊어버릴 만 하면 가끔씩 다니는 트럭이나 작은 짐차나 버스는 우리의 선택을 무모하게 만드는 듯 했다. 이들은 한적한 7번 국도를 마구 달려 우리곁을 지나쳤는데 도무지 피할 길이 없었던 것. 그래서 수건으로 입과 얼굴을 가리고 먼지가 가라앉기만 기다리며 길 가장자리로 피해 걷게 된 것.
그러나 문제가 된 건 먼지길에 노출된 카메라. 아마도 이런 길에서 먼지로부터 카메라를 잘 간수하지 못했다면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날 카메라였을 것. 따라서 저 만치서 자동차가 나타나면 일찌감치 카메라를 챙겨 품 속에 감추는(?)일을 반복하곤 했다. 이 포스트에 등장하는 사진들은 주로 그렇게 촬영된 것들이다. 별다르게 눈에 띄는 풍경들이 없어 보이는 듯 필자에게는 매우 낮선 풍경이었다. 땡볕이 내려쬐는 비포장 도로. 그러나 결코 따뜻하지 않은 날씨, 먼지길 트레일 중에 촬영된 칠레의 남쪽 빠따고니아 초입의 비포장 도로 일면을 살펴보시기 바란다.
Patagonia, 7번 국도 '먼지길' 트레일
7번 국도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태고적 원시림이 펼쳐져 있는 곳.
그곳에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목재소가 그것.
빠따고니아에 들어서면 건축물 대부분이 목재로 지어져 있고 난방은 주로 땔감(장작)에 의존한다.
이런 현상은 뿌에르또 몬뜨로부터 멀어지면 질수록 정도가 심해진다.
대부분의 건축물 자재가 육로로 이동되는데, 몇 몇 장소에서는 훼리호를 타고 건너야 하기 때문에 운송비용이 증가하게 되는 것
그래서 다수의 집들의 외양은 목조건축물에 양철지붕을 올려놓은 정도
그런 풍경이 7번 국도에 들어서자 마자 펼쳐지는 것이다. 저 멀리서 한 대의 자동차가 먼지를 일으키고 다가온다. 처음에는 몰랐다. 저 먼지가 고행길을 만드는 지...ㅜㅜ
그러나 이 길을 걷다보면 흔치않은 풍경과 마주치게 된다. 우리가 먼지길 트레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걷게 만든 원동력이다. 잘 보시면 원시림 너머 하늘 높이 까만 점들이 보일 것이다. 안데스 독수리들이다. 녀석들은 먹이사냥에 열중하거나 상승기류에 몸을 맡기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것 같다.
이곳에서도 사람들은 골재를 채취하기 위해 원시림을 걷어내고 있었다. 서서히 문명이 침투한 흔적이다.
저만치서 또 한 대의 트럭이 먼지를 일으키고 다가오고 있다. 길을 잘 봐 주시기 바란다. 어디로 피할 수 있겠는지...ㅜㅜ
먼지길 옆 오래된 화석 식물
-군네라 띤끄또리아(Gunnera tinctoria)-
필자가 맨 먼저 이 식물을 만났을 때 느낌은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 신기했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거나 상상 속의 식물 정도?...
이 식물 이름이 군네라 띤끄또리아(Gunnera tinctoria)...참 낮선 이름이다. 하긴 식물들의 이름 몇 개 정도 밖에 모르는 필자에게 신기하지 않은 게 또 있겠나. 하지만 이 식물은 달랐다. 보면 볼수록 신기한 것. 어떻게 보면 두릅 순 처럼 생긴 게 맛있어 보이기도 하지만 크기가 좀 커야지. 이 식물은 땡볕에 금방 금방 자라고 추위에도 강하다.(이미 소개해 드렸다) 꽃도 보통의 꽃과 다르고 잎 한 장 크기는 웬만하면 1m 정도...ㅜ
먼지길을 따라 걸으면 '바운더리(boundary)'가 엄청나게 큰 오르노삐렌 화산이 '남의 동네 달'처럼 따라 다닌다. 눈에 보이는 건 온통 원시림. 그 곁에서 꼬레아노 두 사람이 먼지길 트레일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아내의 옷차림을 다시 한 번 더 유심히 봐 주시기 바란다. 눈이 부실 정도로 땡볕이 내리쬐는 날씨에 양산을 받쳐든 것은 이해 한다. 그러나 아웃도어를 두 개씩이나 입은 것. 이해하실런지. 이곳의 날씨가 이렇다.
그런 날씨에 군네라 띤끄또리아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란다.
관련 포스트를 통해 이 식물은 마치 플라스틱 같다고 표현한 적 있다. 이파리와 줄기가 너무 거칠고 뻣뻣하기 때문. 부드러워 보이는 이파리 위에 물병을 올려봤다. 이 정도는 그냥 버틴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우리가 이 길을 되돌아 왔을 때 몰라보게 자라있을 정도
먼지길을 하염없이 걷게 되면 녀석들이 늘 친구가 돼 주었다. 아내의 왼손에 들린 노란 가방 속에는 삶은 계란과 햄버거, 치즈버거가 담겨져 있다. 우리는 무시로 하나씩 꺼내 먹었다. 먼지길 트레일에 꼭 필요한 행동식이었던 셈.
그 길을 걷고 또 걸으면 원시 식물이 우리를 따라다니는(?) 것. ^^
한참 걸은 듯 한 데 오르노삐렌 화산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그래서 남의 동네 달 같다고 했다.
오르노삐렌에서 가까운 지역에 있는 작은 과수원에서 사과꽃이 만발했다.
이런 날씨에 자란 사과는 껍질도 단단하고 육질도 단단할 뿐만 아니라 당도가 매우 높다. 칠레산 사과...
길을 걷다보면 별의 별 사람을 다 만나게 된다. 말을 타고 우리곁에 잠시 멈추어 모델이 되어준 이 사람...말 안장도 발 걸이도 없다.
(그럼 사타구니 밑이 어떻게 되는거야.ㅜㅜ)
빠따고니아 투어 중에 자주 만난 풍물 하나.
길 옆에 멈추어 선 썰매...지구온난화는 서서히 가속되고 있는 증표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7번 국도 옆은 온통 노란 요정들이 땅을 비집고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이런 풍경들이 여행자의 힘을 돋구는 원동력.
자동차 한 대가 다시 먼지를 일으키며 도망가듯 사라진다. 우리는 늘 바람이 부는 쪽으로 몸을 움츠렸다. 그나마 먼지를 피할 수 있는 작은 조치. 그리고 감추어 두었던 카메라 잽싸게 끄집어 내 고발(?)사진 한 장. 샬칵!!...마침내 아내가 투덜거리며 한마디 한다.
"우라질넘들...살살 좀 댕기던지...(궁시렁궁시렁)"
"우라질넘들...살살 좀 댕기던지...(궁시렁궁시렁)"
자동차가 뜸하면 7번 국도변은 온통 낮선 풍경들로 여행자들을 반긴다. 다시 이 길을 걸으라면 못 걸을 것도 없겠지만 한 번이면 족하다. 알고나면 그런 것.^^
필자는 이런 풍경들이 너무 좋다. 사람들이 나름의 경계선을 쳐 두었지만 식물들도 매 한가지. 그곳에는 봄이 무르익고 있었다.
먼지길 트레일은 계속된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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