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 실패하면 다가올 끔찍한 재앙
-체 게바라의 딸 한국에 왜 왔을까-
로맨티스트와 리얼리스트, 누가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로맨티스트와 리얼리스트, 누가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분좋은 그림 한 장을 설명하고 넘어가야 겠다. '서울 폭설'이라고 써 둔 사진 한 장은 2년 전 서울에 내린 폭설을 담아둔 모습이다. 폭설 때문에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했다. 폭설은 아파트단지 주변의 약간은 우중충하고 지저분했던 장면 모두를 한순간에 지워버렸다. 마치 잘 그려 나가던 그림을 한 순간에 다 지워버린 백지 상태의 모습이다. 글쓴이는 겨울이 다가오면 늘 이런 꿈을 꾸게 된다.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고 또 함박눈이라도 펑펑 쏟아져야 제 맛이다.
열대지방에 살고있는 사람들은 이런 낭만적인 풍경 때문에 겨울이면 눈으로 덮힌 설국을 찾아 나선다. 한 해를 보내면서 평소와 다른 풍경 속에서 연인들 끼리 또는 가족들이 이런 풍경 속에서 지낸다는 건 정말 색다른 경험이자 추억이 될 것이다. 그래서 카리브에 살고있던 한 연인은 신혼여행을 캐나다로 떠나는 꿈을 꾸고 있었다. 경험담이다. 그러나 신혼의 단꿈이 그리 길지않은 것 처럼 서울에 내린 폭설은 곧 녹아버리게 된다. 그리고 자동차 매연 등이 남긴 거무죽죽한 본래의 모습에 눈이 녹아 흐른 물이 겹쳐 오히려 엉망진창으로 변하게 된다는 거 다 안다. 달콤했던 신혼의 꿈이 사라지듯 설국은 그렇게 허망하게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람들은 겨울만 되면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꿈을 꾸게 된다. 요즘 차기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꼭 닮았다.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독재자의 딸의 연설 속에 포함된 달콤한 말이 로맨틱한 폭설을 닮았는 지. 대한민국은 금방이라도 새로운 나라 새로운 세상으로 바꾸어 놓을 듯 하다. 해방 이후 67년동안 단 10년 동안 만 민주주의를 맛 봤던 한국인들에게 엄청난 행운이 폭설처럼 쏟아져 내릴 것 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물론 독재자의 딸 박근혜 후보가 내 놓는 공약은 금방 녹아버리는 폭설처럼 헛된 꿈이라는 말일까.
12월이다. 좋으나 싫으나 한 사람의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그냥 뽑는 게 아니라 잘 뽑아야 한다. 최선이든 차선이든 차악이든 '최악' 만을 피해 잘 뽑아야 한다. 외신에서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나선 한 후보를 언급하며 '독재자의 딸'이라는 수식어를 언급하고 있다. 독재자의 딸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독재' 내지 '독재가 남긴 과거사'에 대해 잘 알려고 하지않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외신이 우려하는 이유는 그곳에 있다.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이자 선진국가로 나아가는 줄 알았지만 시간을 거꾸로 돌려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모습을 우려하며 빈정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당사자들인 우리나라 사람들 일부는 그게 무엇을 뜻하는 지 잘 알려고 하지않는다. 다만, 독재자의 딸과 그 주변 사람들이 내놓는 사탕발림에 귀가 솔깃해 있는 것이다. 여전히 독재프레임에 갇혀살며 백성들을 사육하는 거나 별 다름없는 하사품(?)에 침을 흘리고 있는 것과 별로 다를바 없다는 말이다. 그들이 아무런 생각도 없이 내뱉는 거짓말에 대해 전혀 비판적인 잣대를 들이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은 언론들이 앞장서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로 막으며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곧 행복의 폭설이 대한민국을 덮게 될 것이라는, 전혀 엉뚱한 환상을 심어주는 못 된 짓이다.
예컨데 사람들은 다 똑같은 데 정당 이름과 색깔만 바꾸고도 '처절한 반성'을 했다고 말한다. 처절이란 뜻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처절이란, 몸서리칠 정도로 몹시 끔찍하다는 말이다.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이름만 바꾸거나 포장지만 바꾸는 데 처절할 이유가 있나.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옷만 갈아입는 데 몸서리 칠 정도로 끔찍한 일인가. 불과 얼마 전까지 이들은 대한민국을 통째로 말아먹은 이명박 정권의 한 패거리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아무런 조치나 대책도 없이 '이명박 정부의 민생실패'를 외치는 희한한 사람들인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과 다른 '차별화'를 말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과 운명을 함께해야 마땅한 사람들이 무늬만 바꾼 채 차별화를 말하며 온갖 달콤한 유혹을 일삼는 모습이다.
이런 '유혹의 폭설'이 11월과 12월에 걸쳐 대한민국에 쏟아지고 있는 것이며, 그 유혹들은 금새 녹아 다시금 대한민국을 불과 수 개월 전의 만신창이가 된 대한민국 본래의 모습으로 가두게 될 것이다. 이런 프레임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애비 박정희가 5.16군사쿠데타 이후 김재규로부터 총살을 당할 때까지 이어졌고, 그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며 대한민국을 어둡게 만드는 암울한 그림자의 실체였다. 비록 해외에서 '삼숭(Samsung)'이 판매하는 모바일 제품 등이 우리를 먹여살리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외국 사람들이 삼숭은 알아도 '코리아'를 모른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사람들 뿐이다. 한국 사람들이 K-POP은 세계적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동안, 세계인들이 한국을 아는 건 최근 들어서 겨우 '싸이의 강남스타일' 정도다. 믿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주로 우물 안에 갇힌 개구락지 처럼 우물 바깥의 세상에 대해 아는 듯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해외 언론에 심심찮게 오르내리는 '독재자의 딸'은 한국의 현대사를 잘 아는 사람들이 입에 올리는 키워드인데, 정작 일부의 사람들은 달콤한 사탕발림에 집착하는 모습이다. 다행인 지 11월과 12월에 걸쳐 쏟어지고 있는 언어유희(말장난)의 폭설에 맞서(?), 혁명의 대명사인 '체 게바라('체'라고 부른다)'의 딸 '알레이다 게바라 마치'가 한국에 왔다. 그녀는 서울대학교 라틴아메리카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에서 화재의 말을 남겼다.
"아버지는 타인을 존중할 줄 알아야만 협력을 이룰 수 있고, 그렇게 힘을 합쳐야만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가진 가장 큰 자질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었습니다. 진정한 혁명가라면 '로맨티스트'여야 한다고 아버지는 말했습니다. 어떤 꿈을 꾼다면 그 꿈을 이루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하고, 다른 사람이 꿈을 이뤄주길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게 아버지의 생각이었습니다.혁명가란 그런 사람들이며 아버지는 자신의 삶을 통해 삶의 존엄성을 직접 보여줬다. 그런 아버지를 열렬히 사랑한다"
인터넷에 올라온 체의 딸이 눈길을 끈 건 그녀가 남긴 몇 마디의 말 때문이다. 체의 평전을 통해 익히 아는 사실이지만 체의 딸은 아빠에 대한 기억이 많지 않다. 그녀가 4살 무렵 체는 반군활동 지원을 위해 아프리카의 콩고로 떠난 이후 영영 만나지 못했다. 그런 그녀가 아버지에 대해 알 수 있는 건 성장한 이후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체와 별로 다를바 없는 모습이다. 그런데 그녀는 아버지에 대한 회상을 마치 곁에서 들은 것 처럼 말하고 있다. 그녀의 발언 중에 주의해야 할 한 단어와 명문이 포함되어 있었던 게 눈에 띈 것이다.
그녀는 '진정한 혁명가라면 '로맨티스트'여야 한다' 고 말한 것으로 전하고 있지만 그 표현은 잘 못된 표현으로 판단된다. 독재자들이나 추종자들이 국민들을 기망하기 위해 흔히 써 먹을 수 있는 표현 방법이다. 예컨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애비 박정희를 <박정희는 로멘티스트였다-정태륭 에세이집, 발간 2012.3>라고 미화할 수 있는 것이다. 독재자를 로맨티스트로 포장을 했기 때문에 체의 딸은 본의 아니게(아니면 번역 실수) '진정한 혁명가는 독재자'로 부르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로맨티스트는 독재자는 물론 누구나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오류(?)는 이어지는 말 속에서 저절로 수정되고 있었다. 그녀는 "어떤 꿈을 꾼다면 그 꿈을 이루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하고, 다른 사람이 꿈을 이뤄주길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된다" 라고 말했다.
이 한 마디가 대한민국의 명운을 바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체의 어록'에 나타난 명언이다. 체의 어록에 따르면 "리얼리스트가 되라, 그러나 불가능한 꿈을 가지라!(Be realistic, demand the impossible!)"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신혼의 단꿈 처럼 낭만적으로 대통령 선거에 임하면 함박눈이나 폭설같은 신기루에 빠지는 로맨티스트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직시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이루고자 한다면, 그 꿈은 누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게 리얼리스트가 되는 일이다. 체가 쿠바혁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자 동력원이, 현실을 직시하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리얼리스트가 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그게 어렵고 힘든 일인가.
우리가 '새정치'를 위한 정치혁명, 정권교체를 이루어 세계속에 우뚝 솟은 선진 대한민국을 꿈꾸자 한다면 리얼리스트가 되는 일이다. 그게 체의 딸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자 '진정한 혁명가 모습'이다. 현대의 혁명가는 근대의 혁명가 처럼 힘들고 어렵지 않다. 체가 남긴 업적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5년에 '딱 한 번' 오는 기회이자, 우리가 최소한 57년 동안 독재의 프레임 속에 갇혀 허덕거리며 자유를 구속당한 이유이자 권리를 찾지못한, '투표'를 확실하고 정확하게 행사하는 일이 리얼리스트의 길이다. 선량한 국민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무기이자 참정권인 투표 한 번으로 혁명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근대의 체는 목숨을 걸고 혁명에 뛰어들었지만, 현대의 우리는 목숨까지 걸 이유 없이 투표 한 번이면 혁명을 완수할 수 있는 시대로 바뀌게 된 것이다. 독재자의 딸이 매일 마음에도 없는 아양을 떨며 거짓말에 열중하는 것도 이런 '민중의 혁명'이 실패로 끝나기를 바라는 것이자, 5.16군사쿠데타를 혁명처럼 미화하기 위해 목숨걸고 있는 가증스러운 짓이라 할 수 있다. 리얼리스트가 되라는 말은 곧 투표를 하라는 말과 다름없고 그 투표가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른다는 것.
따라서 12월은 대한민국의 '운명의 지도'를 바꾸는 날이자 우리가 그토록 갈망한 정권교체의 절호의 찬스다. 그 찬스를 놓치게 되면 외신이 우려하는 것 처럼 우리는 역사의 시간을 거꾸로 돌려 재앙에 직면하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건 함박눈이 만든 폭설이 아니며 독재자의 딸이 함부로 내뱉은 말장난이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건 투표를 하는 일이며 혁명적 리얼리스트가 되는 길 뿐이다. 새정치의 벽과 정권교체의 벽이 너무높아 불가능해 보일 지 모르겠지만, 투표 한 번이면 '불가능이 현실'로 바뀌게 된다. 우리 모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투표날이 설레임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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