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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나와 우리덜

그녀, 봉하마을 참배가 가증스러운 이유

Daum 블로거뉴스
 


그녀, 봉하마을 참배가 가증스러운 이유
-기억에서 지워야 할 독재자의 딸-



이렇게 몰상식한 대통령 후보가 다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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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희한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후보라는 여자가 최소한의 예의 조차 지키지 못하다니. 이틀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박근혜(이하 '그녀'라고 부른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가 있는 김해 봉하마을을 참배차 들렀다. 그녀는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찾아 참배를 하고 있었는 데 봉하마을 참배 소식도 들렸다. 그 소식이 언론을 타고 전파되는 동안 참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리 살펴봐도 그녀는 봉하마을에 발을 들여놓으면 안 될 여자였다. 그 이유를 모르는 사람도 있나. 

지하다시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권의 정치검찰 등으로 부터 핍박을 받아 서거하신 분이다. 그런데 여태껏 이명박 정부 내지 한나라당 또는 새누리당 등 정부와 여당 누구로부터 그 어떤 반성이나 사과를 들어본 적도 없다. 전직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슬퍼하기는 커녕 오히려 서거 사실을 놓고 '자살' 등 차마 입에 담지못할 표현으로 폄하하고 나섰던 사람들이다. 그녀는 그 중 한 사람이었다. 비록 그녀 입으로 노 전대통령에 대한 비하한 사실은 없는지 모르겠지만 이를 수수방관한 한 사람이다. 이를테면 공범 내지 교사범이라고나 할까. 

 그런 그녀가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참배를 가장하고 봉하마을에 들렀던 것이다. 참배란, 영구나 무덤, 기념비 등의 앞에서 '추모나 공경의 뜻'을 나타내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추모나 공경의 뜻이란 무엇인가. 추모란 돌아가신 분 내지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고 잊지 않음을 뜻하며, 공경이란 '몸가짐을 조심스럽게 하여 받들어 모시는 행위'를 말하고 있다. 따라서 그녀는 봉하마을에 발을 들여놓기 전 또는 노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기 위해서 최소한 추모나 공경의 뜻을 가슴 속에 지녀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신 지 3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녀는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한 사실 조차 없을 뿐만 아니라, 평소 노 전 대통령을 공경한 사실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러므로 그녀가 봉하마을을 찾아 참배하는 모습은 가증스러운 '정치쇼'로 밖에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판단은 곧 사실로 드러나고 있었다. 

이날 봉하마을 참배 소식과 관련해 연합뉴스와 통화를 한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박 후보가 묘역을 참배한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처음 알았다"며 "오후 2시에 온다고 보도됐는데 새누리당 측은 11시40분에야 봉하재단에 전화를 걸어 '묘역을 방문하고 권양숙 여사를 뵙고 싶다'는 뜻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통상 묘역을 참배하려면 노무현재단이나 봉하재단에 미리 일정을 고지하고 분향.헌화 등에 필요한 의전절차를 협의한 뒤, 재단이 실무지원팀에게 알려주는 과정을 거친다는 건 기본 아닌가. 그런데 전혀 상식밖의 몰상식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또 노무현재단 관계자는 권 여사 면담 일정은 사전 협의가 필요한 일이라며 "권 여사 개인 일정도 있을텐데 몇 시간 전에 뵙고 싶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직도 얼음공주의 마법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일까. 그녀는 애미 육영수 대신 애비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성에 사라지기 전 까지 숱한 의전 절차를 경험했고,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에서 대표 까지 지낸 경력이 있었지만, 노무현재단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불쑥 참배라는 이름으로 보통사람들도 다 아는 절차를 생략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지 맘대로' 얕잡아 본 것이며, 참배의 의미를 전혀 모르거나 생략한 오만함의 극치이자 몰상식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신 지 어느덧 3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있다. 돌이켜 보면 3년이란 세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권력을 손에 쥐고 마음껏 휘둔 사람들 한테는 이 시간이 짧게 여겨졌을 지 모르겠지만, 무소불위의 권력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야 했던 사람들 한테는 30년 이상의 세월로 체감되는 시간이었다. 노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실 당시 마음을 조용히 되살려 보면 그땐 또 얼마나 분노하고 서러워 했나. 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복수해 주고 싶었던 마음이 굴뚝같았다. 이틀전 그녀가 봉하마을을 찾아 참배라는 이름으로 가증스러운 정치쇼를 펼치는 모습을 보니 당시 느낌이 불현듯 되살아나고 있었던 것이다. 겨우 추스려 눌러 둔 증오의 불길이 되살아났다고나 할까. 

우리 인간이 가진 자정 능력중에는 '망각'이라는 최고의 메카니즘이 있다. 힘들고 어려웠던 장면 내지 두렵고 무서웠던 과거를 잊게 만드는 장치다. 3년이란 세월은 주로 그러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봉하마을로 발길을 돌리는 순간 망각의 세월이 부활하며 그녀를 향해 저주를 퍼붓고 있는 것이다. 참 끈질긴 악연이었다. 그러나 악연 조차도 쓸모가 없는 건 아니었다. 대선을 앞 두고 그녀가 봉하마을 찾은 것도 우연은 아닐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인간이 가진 망각이란 능력은 실수한 행위를 통해서 배우게 되는 데, 똥을 밟으면 똥을 안 밟게 되고, 날 선 칼에 베이게 되면 칼을 무서워 하게 된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하지않게 하거나 위험한 일 등을 피할 수 있게 만드는 기막힌 장치다. 그런데 그녀 한테 망각이라는 장치는 아예 고장이 났거나 마비상태란 것을 보여준 게 봉하마을 참배 결정이었다. 얼음공주의 한계라고나 할까. 

가해자에게서 작동하지 않는 게 망각이라는 메카니즘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그녀를 철저히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며, 노 전 대통령을 향한 그녀의 참배가 정치쇼에 지나지않는다는 걸 보여준 가증스러운 장면이다. 아직도 적지않은 사람들이 온.오프라인에서 함부로 그녀 이름을 부르고 있다. 그녀의 존재를 각인시켜 주고 있는 셈이다. 그녀를 통해 정말 아픈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결코 그녀의 존재 따위를 부추기는 행위를 자주해서는 안 된다. 헌정사 이래 가장 반듯한 대통령을 잉태한 봉하마을...그곳에 아무나 발을 들여놔서야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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