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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

전설 속 콘도르의 눈에 비친 놀라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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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속 콘도르의 눈에 비친 놀라운 세상  




전설 속 천둥새(
thunder bird)는 다 어디로 갔다는 말인가.

Daum view

7년전, 우리는 페루의 아레끼빠에서 치바이로 향했다. 그곳은 페루의 고도 꾸스꼬(Cusco)에서 버스로 하루종일 달려도 당도할 수 없는 오지 중에 오지였다. 그래서 꾸스꼬에서 띠띠까까 호수가 위치한 뿌노를 경유하여 아레끼파에 도착한 이후, 다음날 다시 꼴렉티보를 타고 치바이로 가는 여정이 포함되었는데, 그곳에는 지구에서 제일 깊은 협곡인 '까뇽 델 꼴까(꼴까 협곡, 
Cañon del Colca)'가 위치한 곳이다. 그곳에 안데스의 독수리(Condor, 콘도르라 한다.)가 살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전설의 새로 불리우는 천둥새, 안데스 독수리를 보기 위해 꾸스꼬에서 아레끼빠 내지 나스까로 이동하는 여정을 통해 나스까 문명이나 잉까 문명의 전설 속으로 빠져드는 것이다. 여행자들 내지 관광객들이 치바이에 도착하게 되면 해가 뉘엿거리는 저녁을 맞이하게 되는데, 사람들은 치바이 골짜기에 도착하는 즉시 여정을 잠시 풀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거나, 고산증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삐스꼬를 마시거나 맥주를 마시는 등, 안데스 골짜기의 새까만 하늘에 총총 박힌 은하수를 감상하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안데스 골짜기에서 마주치는 은하수는 손을 뻗으면 금방이라도 닿을 듯 가깝게 보이는가 하면, 마치 자신이 하늘나라에 가 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곳에서 고산증세를 느끼기 시작하여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고 말았다. 다음날 일찍  까뇽 델 꼴까로 이동하여 전설의 새로 불리우는 안데스 콘도르를 만나기 위해서다. 콘도르는 시도 때도 없이 하늘을 비상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늘 해 오던 습관에 따라, 대략 오전 10시 경에  까뇽 델 꼴까에서 협곡을 향해 점프를 하며 먹이를 찾아나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데스 콘도르를 만나기 위해 이곳 까지 온 사람들은, 안데스 콘도르의 비상에 맞추어 다시금 부지런히 까뇽 델 꼴까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적지않은 여행자들은 안데스 콘도르의 비상을 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며, 여행책자 등에서 본 이미지만을 통해 전설의 새로 간직하고 돌아서는 것이다. 
까뇽 델 꼴까에서 우리가 직접 육안으로 확인해 보고 기록으로 남긴 사진 속의 안데스 콘도르는, 거의 경비행기인 세스나기를 닮은 정도로 거대하고 빨랐다. 꼴까 협곡에서 점프한 콘도르는 깊이 3000m에 달하는 협곡 위를 날아오른 직후, 5598m 화산 찔라와 미스티 위로 순식간에 날아오르며 거대한 두 날개를 펴고 선회비행을 하는 것이다. 



이들의 비행은 선회비행 뿐만 아니라 급강하 하기도 하고 급상승 비행과 느린 비행을 즐기며 안데스 위를 비추는 태양을 통해 리오 꼴까에 자신의 그림자를 비추어 보기도 하는 것이다. 재밌는 일은 이들 콘도르는 사람들이 '콘도르 크루즈 전망대(Mirador la Cruz del Cóndor)'에서 자신들의 비행을 지켜보는 여행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잊지않는다는 것이다. 




이들 콘도르 무리들은 상승기류를 타고 하늘 높이 급상승 했다가 급하강 한 다음 사람들의 머리 위를 스치듯 지나치는데, 그 때 느낌은 활홀하기 그지없다. 콘도르의 날개짓이 만든 훡~훡~ 하는 바람 소리가 귓전을 때리며, 머리카락을 솟구치게 만들고 스치듯 머리위를 지나가는 것이다. 



전설의 새 천둥새는 오늘날 페루의 꼴까 협곡에서만 볼 수 있다고나 할까. 아메리카 대륙에 서구인들의 침탈이 시작된 이후, 사람들은 전설속의 천둥새가 모두 사라졌다고 말하고 있지만 다행히도 지구상에서 제일 깊은 협곡인 '꼴까 케년'에서는 여전히 천둥새가 살고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페루 사람들은 해 마다 전설의 새를 붙들어 축제를 즐기는데, 그들은 삐꾸냐 등 먹이로 유인해서 생포한 콘도르를 소(
Torre)의 등에 올려놓고 싸움을 붙인 다음, 나중에 다시 술을 먹여 안데스로 날려보내는 것이다. 싸움에 패한 소는 스페인의 상징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당연히 콘도르의 승리로 끝나는 이 축제를 통해 콘도르의 상징인 안데스의 영혼이 건재하다고 믿는 것이다.  

7년 전 약속 지킨
'
전설의 땅' 파타고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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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르의 눈으로 본 놀라운 세상-

[Flash] http://tsori.net/attachment/fk050000000005.swf

운 좋게도 대한항공의 업그레이드 된 비지니스석을 타고 시드니에 도착한 이후, 다시 란칠레의 이코노미석에 몸을 싣고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에 잠시 머문다음 남미의 관문 산티아고를 향하는 여정은 꽤나 힘들었다. 비지니스석의 드 넓은 공간 대신 좁은 좌석에 앉아 다시금 밤을 맞이해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갈아탄 란칠레 비행기 좌석은 3렬의 좌석 중 가운데였는데, 무엇 보다 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볼 수 없다는 게 답답했다. 그나마 남태평양 상공의 이스터 섬을 통과할 때 까지만 해도 참을만 했다. 하지만 다시금 날이 밝아 구름 아래로 잠시 엿 보이는 남미대륙이 보일 때 마다 설레임이 증폭되어 창가의 빈좌석을 오락가락 했다. 혹시나 괜찮은 풍경이 나타나면 카메라에 담을 작정이었다. 이런 짓은 산티아고 공항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빈번 했는데 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푸른눈의 여승무원은 1차 경고를 했다.





"까발레로,...지금 비행기가 착륙준비 중이오니 자리에 (가만히)앉아 계시기 바랍니다. 뽀르퐈보르~^^ "


나는 다시 좌석으로 돌아와 속으로 궁시렁거렸다.(유리창이나 잘 좀 닦아 놓던지...궁시렁궁시렁) 이유는 뻔했다. 창가 좌석이었으면 기내에서 창 밖의 풍경을 느긋하게 즐기던지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겠지만, 통로 가운데 위치한 이코노미석에서 줌렌즈를 장착하여 창 밖의 풍경을 담으려고 하니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창 밖에 또다른 풍경이 펼쳐지면 또다른 틈새를 찾아 카메라에 담아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이 포스트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주로 그런 노력 때문에 가능했다. ^^) 그때마다 어여쁜 세뇨리따 승무원의 일침이 가해졌다.






 "세뇨르,...지금 비행기가 착륙준비 중이오니 자리에 앉아 계시기 바랍니다. 뽀르퐈보르~^^ " 


여승무원이 내게 다가와  속삭이듯 건넨 말 속에는 가시가 돋힌듯 했다. 조금전 상황과 달라보이는 말투속에는 약간은 짜증이 섞인 투였다. 그러나 이미 마음을 굳힌(?) 나는 승무원의 말투에 아랑곳 하지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창 쪽의 빈좌석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혹시...이곳에 좀 앉아도 될까요라며 말을 건네자 힐끔 쳐다보는 한 세뇨라의 눈빛이 너무 강렬했다. (앉아 있으라자나...!) 그래서 조용한 기내 이곳 저것을 기웃거리며 슈팅을 날릴 적절한 장소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곧 7년 만에 우리를 초청한 전설의 땅이 발 밑에 펼쳐질 것이며, 맨 먼저 산티아고의 봄 풍경이 본색을 드러낼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그 때였다.  
 



"까발레로,...이쪽으로 와 주시겠어요. 뽀르퐈보르~^^ "







나는 단박에 그녀가 건넨 말 뜻을 알아차렸다. 푸른눈의 여승무원이 가리킨 쪽은 승무원들이 쉴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는 곳이었다. 나는 말 잘 듣는 아이들 처럼 쪼르르 따라나섰다.(아흑...이렇게 행복할 수가...ㅜ) 그곳은 잘 정돈된 테이블 한개와 창 밖이 잘 보이는 창문이 있었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우리를 초대한 전설의 땅은 새로운 모습의 천둥새를 우리에게 보낸 것일까. 


나스까 지상화를 닮은 거대한 풍경




잉카인들은 안데스의 오지에서 사는 동안 그들이 장차 가야 할 하늘과 고도 꾸스꼬의 마츄피츄를 한시도 잊지않았다고 한다. 땅과 하늘을 이어주는 메신저가 안데스 콘도르였으며, 전설의 새로 불리우는 천둥새는 오늘날 북미 인디언들의 선조들이 이 땅에 발을 디딘 후 신앙했던 토템 속의 한 독수리였다. 중앙아시아와 북아시아의 샤먼들이 큰 새로 분장하고 굿을 하며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새가 곧 전설 속의 독수리며, 산자와 죽은자의 세계 즉, 이승과 저승을 오갈 수 있는 새가 천둥새로 믿었던 게 아닌가. 


산티아고 북부지방에 개간 중인 산의 모습이 마치 '나스까 지상화'를 닮은 듯 하다.


아메리카 대륙에 살고있던 안데스 인디오들의 가슴 속에는 늘 콘도르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우리가 7년 만에 남미 땅에 다시 발을 들여놓는 순간 현대문명의 총아로 불리우는 비행기가 마치 천둥새 처럼 느껴진 것이다. 우리는 천둥새의 포근함 품에 안겨 지구반대편으로 오게 됐던 것이며, 나는 다시 승무원의 안내를 받아 콘도르의 눈과 다름없는 창가에 앉아 감격적인 슈팅을 날리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를 천둥새의 날개 속에 품은 비행기 란칠레는 선회비행을 하며 착륙할 활주로에 접근하기 시작했다. 하늘에서 본 산티아고 분지는 온통 초록 물결로 뒤바뀌고 있었다. 불과 사흘만에 단풍빛으로 물든 한국 땅에서 녹색물결을 이루고 있는 지구반대편의 산티아고에 곧 착륙할 순간이었다. 산티아고 분지 곳곳에는 노란 유채꽃이 군데군데 보이기 시작했다.
 





참 멀고 먼 땅이었다. 어쩌면 천둥새 보다 더 빠르고 높이 나를 수 있는 비행기가, 2박 3일의 비행으로 우리를 지구반대편으로 안전하게 나른 후 약속의 땅이자 전설의 땅으로 인도할 수 있다니. 뻔한 사실 앞에서 감탄을 더 하게 만든 건 비행기 아래로 펼쳐진 남미 땅의 봄 풍경이었다. 우리는 이 땅에서 대략 10개월의 여정 동안 빠따고니아 투어에 나설 작정으로 한국을 떠난 것이다.
 





콘도르의 날개, 아니 선회비행을 하며 급강하한 기내에서 내려다 본 산티아고의 봄 풍경은 참 아름다웠다. 드 넓게 펼쳐진 산티아고 분지의 밭이나 농장에는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겼다. 오래전 하늘 높이 날던 콘도르가 세상을 내려다 볼 때도 이 같은 풍경이었을 텐데, 카메라 줌으로 당겨본 세상은 놀랄만큼 아름다웠다. 이 땅이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이며, 장차 우리가 돌아갈 곳 또한 이곳이란 말이지.




 우리를 태운 란칠레는 느린 비행으로 두 날개를 맘껏 펼치고 비스듬히 산티아고 공항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느린 비행이 안데스 콘도르와 다른 점이 있다면, 날개짓 소리를 훡~훡~내던 콘도르와 달리 란칠레는 그저 웅~하는 소리와 함께 엔진을 빠져나온 고열이 카메라의 시선을 가릴 뿐이었다. 그리고 선회비행을 하는 동안 가끔씩 동체가 뒤뚱거리기도 했다.     




이 땅의 전설 속에서 이상과 현실을 오간 천둥새가 다시 환생했다면, 아마도 이런 모습이아닐까.
 
 



놀랍게도 쇳덩어리로 만든 천둥새는 두 날개를 넓게 벌리고,7년 동안 우리를 깔라파떼의 그리움 속에 가두어 두었던 빠따고니아로 조금씩 조금씩 접근하고 있었다. 
오래전 이 땅을 침탈한 사람들에 의해 멸종 직전에 내몰렸던 전설 속의 천둥새는, 다시금 하늘과 땅을 잇는 메신저로 새롭게 환생한 것일까. 나는 (뒤로 보이는)안데스자락을 선회하여 산티아고 공항의 활주로로 접근하고 있는 란칠레의 창가에서 안데스 콘도르를 떠올리고 있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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