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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AGONIA

캥거루 디자인으로 승부 건 호주 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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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디자인으로 승부 건 호주 항공사  





여행자에게 캥거루는 어떤 이미지일까.

Daum view


시작이 좋았다. 인천공항에서 이륙한 대한항공의 점보 비행기는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로 우리를 호주 시드니 공항에 편안하게 내려놓았다. 대략 14시간의 비행 끝에 우리는 차마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정든 땅이자 내가 태어난 땅이며, 장차 돌아가야 할 조국으로 부터 엄청나게 멀어지고 있었다. 우리가 지구 반대편으로 여행하기 위한 코스로 선택한 비행루트는 1차적으로 인천공항-시드니로 이어지는 태평양 종단 비행이었다. 세상 참 좋아진 게, 그 먼 거리를 논스톱으로 단 한 번에 날아갈 수 있는 최첨단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옛날 우리 선조님들이 꿈 꾸었던 세상이 발현된 게 꽤 오래되었다. 우리 선조님들이 생존해 계신다면 이런 광경을 한마디로 표현할 법 하다.(흠...대명천지이자 연화세상이야...(끄덕끄덕)...) 귀신도 곡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이 첨단 디지털이 사이버 세상을 구현함에 따라, 귀신의 설 자리는 커녕 존재감 자체가 무색해졌다. 뿐만 아니라 일부러 구걸해 먹기 위해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억만장자가 될 수도 있으며, 또 지하철 한 모퉁이를 지배하며 살 수 있는 노숙자가 될 수도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우리는 시드니 공항에서 'e-티켓'을 이용하여 남미 땅 칠레의 산티아고행 비행기 티켓을 교환하고 대기실에서 란칠레(LAN CHILE AIR LINE) 비행기가 도착하기 만을 기다렸다. 시드니 공항은 여행자들로 붐볐다. 그들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잘 모르겠지만 같은 대기실에서 시계를 쳐다보고 있는 모습만으로, 그들의 목적지가 우리와 다를 바 없다는 걸 단박에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란칠레 탑승구 앞에서 죽치고 앉아 물끄러미 하늘을 바라보고 있거나 공항에 설치해 둔 인터넷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우리도 비슷한 사정이었지만 글쓴이 눈 앞에 나타난 광경 때문에 카메라 렌즈를 (다른 것으로)바꾼 후 시드니 공항이 한 눈에 조망되는 창가로 다가갔다. 


150일간의 빠따고니아 투어에 따라다닌 카메라와 렌



그곳에는 캥거루를 단순하게 이미지화 시킨 디자인이 호주의 한 항공사 꼬리날개 부분에 그려져 있었다. 참 재밌는 디자인이라 생각하며 카메라에 담으려던 찰라 비행기가 너무 가까이 있어서 비행기 동체 전부를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렌즈를 다시 마운트한 것인데 여행기를 끄적이면서 글쓴이가 소지하고 간 카메라와 렌즈에 대해 캥거루 이미지와 함께 잠시 언급하고 가는 게 좋을듯 싶다. (장거리 여행에 나선 여행자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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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약속 지킨
'
전설의 땅' 파타고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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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디자인이 돋보인 호주 항공사-

[Flash] http://tsori.net/attachment/fk050000000005.swf


맨 처음, 캥거루 디자인이 선명한 컬러풀한 비행기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행기가 조금 왜곡된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조금만 신경 써서 보면 보인다. ^^) 비행기가 안쪽으로 약간 휘어진 모습이다. 조금 전에 카메라 렌즈를 바꾼 건 그 때문이다. 여행중에 이런 사정이 일어날 걸 미리 예측한 결과가 딱 들어맞았다. 맨 처음 캥거루 디자인이 그려진 비행기를 촬영한 렌즈는 화각이 큰 17mm-35mm(SIGMA)렌즈인데, 글쓴이가 소지한 케논 마크 투(CANON MARK 2)와 마운트가 되는 렌즈였다.150일간의 빠따고니아 투어에서 사용된 렌즈는 이 렌즈와 함께50mm(CANON)단렌즈와 줌렌즈 70mm-200mm(CANON) 3개를 동시에 소지하고 다녔다. 



이들 몇 안되는 카메라 장비는 무게만도 
 자그마치 3kg이 넘었다. 욕심 같아서는 동영상 장비와 노트북 까지 챙기고 싶었지만 다른 짐들이 적지않아 아내의 만류로 눈물을 머금고 집에 모셔다 두었다. 그건 잘 한 일이었다. 글쓴이는 카메라 포함하여 우리와 함께 투어에 나선 짐들 때문에 곤욕을 치루었기 때문이며, 자칫 조기에 귀국길에 오를 뻔한 중대한 사건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 사건은 본격적인 빠따고니아 다큐를 끄적일 때 언급하기로 하고 오늘은 시드니 공항에서 만난 캥거루 디자인을 보면서 느낀 여행자의 소회를 몇 자 끄적이며 글을 맺기로 한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을 나서지 않아도 우리 머리 속에는 특정 항공사를 대표하는 디자인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를 시드니로 안전하게 데려다 준 대한항공,...하면 꼬리 부분에 선명한 태극 문양과 함께 푸른 하늘색을 단박에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대한항공의 이 디자인은 경쟁사들이 나타나기 전 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유니폼 처럼 세계 5대양 6대주를 누비고 날아다녔다. 당시만 해도 한국의 대표선수 처럼 보인 게 대한항공이었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한국을 대표하는 게 반드시 태극문양 만은 아니었다. 태극문양은 동양문화권(중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디자인이었으므로  반드시 대한민국의 대표적 디자인이라고 말 할 수는 없었다. 아시아나 항공의 등장이 그랬다.

아시아나 항공의 등장은 참으로 신선했다. 글쓴이가 좋아하는 갈색톤에 우리 민족이 좋아한 색동 디자인이 꼬리날개에 그려져 있어서 매우 친근한 감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친근함도 좀 더 따지고 보면 반드시 우리것 만도 아니었다. 몽골족들이 즐겨 입던 게 오색 무지개를 닮은 색동저고리 내지 의상이었다. 바이칼 호수 주변 우랄 알타이 산맥 근처에서 살던 몽골족 일부가 남하하여 디지털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민족이 오늘날 자랑스러운 꼬레아노들이 아닌가. 




또 그들과 피를 나눈 몽골족들이 베링해를 건너 오늘날 북미 땅과 남미 땅 끝까지 진출했다는 유력한 가설 속에 등장하는 것도 오색 무지개 빛 색동저고리를 닮았다. 그리고 한국에는 이른바 저가항공이라는 기치 아래 제주항공이 새로운 디자인을 내 놓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국제노선을 날아다는 반면 제주항공은 국내선이라서 그런지 나라를 대표하는 듯한 디자인을 그려내지 못했다. 다만, 제주항공의 디자인은 '눈을 찡긋 하는 표정'을 담아 사람들을 그저 기분좋게 만들 정도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제주의 특정 이미지인 삼다도 내지 백록담과 거리가 느껴졌다. 그리고 시드니 공항에서 마주친 캥거루 디자인의 모 항공사. 

여행자를 접수한 캥거루 디자인과 캥거루족의 비애  



글쓴이는 이 디자인을 보자마자 두가지 이미지를 떠 올렸다. 그 중 하나는 디자인 하나로 호주를 알린 일등공신이 캥거루가 아닌가 싶다. 오래전 고립된 땅덩어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를 거듭했을 캥거루는 오늘날 호주라는 나라의 대표선수(?)가 됐다. 호주 하면 맨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가 캥거루이므로 캥거루 디자인 하나 만으로 호주와 관계 깊은 항공사 내지 회사라는 걸 단박에 알 수 있는 것이다. 




캥거루의 정체 일부에 따르면 캥거루(kangaroo)는 캥거루과(Macropodidae)를 구성하는 약 47종의 오스트레일리아산 유대류로  체장이 23㎝에서 2.5m 이상까지 다양하다. 보다 작은 종류는 '쥐캥거루'로 불리우며 중간 크기의 종은 '왈라비'로 부른다. 참 특이한 모습의 캥거루는 깡충깡충 뛰어다니기에 좋게 길고 가늘지만 힘이 센 뒷다리를 가지고 있고, 꼬리는 길고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아랫부분이 두껍다. 

그리고 무엇보다 캥거루를 캥거루 답게 만드는 건 어미 캥거루가 지닌 육아용 주머니다. 캥거루를 볼 때 마다 참 신비스러운 게, 오늘날 사람들이 캥거루 가죽을 이용하기 위해 캥거루를 남획하기 훨씬 이전의 천적이었던 
큰 맹금류와 고아나왕도마뱀(goannas), 비단뱀류 등으로 부터 자신의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육아용 주머니를 만들 수 있게된 사실이다. 그것도 순전히 자신의 피부 조직을 이용한 주머니 아닌가.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캥거루가 육아용 주머니만 앞치마 처럼 두르고 다니는 게 아니었다. 어미 캥거루의 앞 다리는 거의 사람들의 손 처럼 사용하며 적으로 부터 새끼를 보호한다. 어떤 동영상을 보니 거의 권투선수나 다름없는 원투스레이트를 날리는가 하면, 프로 격투기 선수들 처럼 두 다리를 활용하여 하이킥을 날리기도 하는 것이다. (흠...이런 걸 동물이라 할 수 있나.ㅜㅜ) 

그들은 그들 종족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한 모습으로 진화를 거듭
 하며 고립된 땅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게 다 시드니 공항에서 본 캥거루 디자인이 여행자의 뇌리 깊숙히 잠자던 이미지를 일깨워 준 작은 사건이었다. 그들은 캥거루 정신(?)으로 승객을 안전하게 목적지 까지 모시겠다는 전략이었다. 그게 스피릿 오브 오스트랄리아라나 뭐라나. (흠...잘못 깝쭉거리면 캥거루가 날리는 원투 스트레이트와 하이킥에 날아갈 판이지 아마도...^^ )





그리고 또 하나...여행자와 관광객 내지 이른바 캥거루족에 대한 네가티브적 이미지 하나를 캥거루 디자인이 챙겨주고 있었다. 캥거루족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이미 90년대 부터 우리 사회를 암울하게 만들고 있는 가족의 또다른 한 형태였다. 캥거루 새끼면 몰라도 어엿하게 다 큰 성인이 부모와 동거하며 캥거루 새끼 처럼 지내는 것이다. 시쳇말로 '머리통'이 다 커도 독립을 하지 못하고 부모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고사하고, 아예 기생하며 지내는 것이다.

캥거루 족에 대해 
최근 외신이 전하는 일본의 중년 캥거루족은 3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20~30대 초딩급 캥거루족은 이미 1300만명이 넘었다는 소식이다. 그래서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봤더니 고용불안정에 따른 실업률의 증가 때문이라나 뭐라나. 그렇다면 청년 백수 내지 실업자의 또다른 대명사가 캥거루족?...아니었다. 일본의 경제적 패러다임을 뒤쫏아 가는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정이 일어나고 있다는 데, 일본의 캥거루족이 전염병 처럼 앓고있는 캥거루 사회의 문제점은, 부모한테 모든 것을 의지하며 지내는 동안 인간만의 특징인 패기를 상실하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도전 정신 같은 건 일찌감치 도태되고 있었던 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으로 이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 여행이나 관광을 하는 일 또한 쉽지않은 것이다. 특히나 반드시 가이드를 동행하며 투정 부리듯 투어에 나선 관광객이면 몰라도, 모든 것을 현지 사정에 맞추어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 여행자 같은 건 꿈도 꾸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 곁을 떠나면, 한국을 떠나면, 지구반대편으로 이동하면 도무지 살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므로, 캥거루족의 비애는 어찌 필설로 다 형용할 수 있으랴. 한 항공사 비행기의 꼬리날개에 그려진 캥거루 디자인 때문에 호주에 단지 몇시간 머무는 것 이상으로 호주를 투어한 듯 하다. 우리를 태우고 태평양을 횡단하게 될 란칠레 항공이 마침내 두 번째 기착지인 오클랜드로 향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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