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신기한 '패션플라워'의 비밀
이런 꽃 보신 적 있지요?...
그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이 꽃 이름은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시계꽃'이라 불리우는 '패션플라워(passionflower)'의 모습이다. 글쓴이는 이 꽃을 보자마자 신기해 한 사람이다. 수 십년 전 어느 식물원에서 이 꽃을 맨 처음 만났을 때도 신기해 보였지만, 그로 부터 다시 수십년의 세월이 흘러 이역만리 먼 땅에서 다시 조우했지만 여전히 신기한 꽃이었다. 패션플라워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난 곳은 '빠블로 네루다' 생가 근처의 한 주택가 울타리였다. 패션플라워를 만난 시각은 해질녘이었는데 이 꽃을 보자마자 패션플라워가 말을 거는 듯 했다.
"저기요...아저씨...저 좀 보세요...네? ^^"
식물이 인간에게 말을 걸어?...말도 안 돼. 우리 인간들은 늘 이 모양이다. 식물에 귀가 있어 눈이 있어 아니면 인간들 처럼 오감이 있어. 그러니까 이런 이야기를 끄적이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인 사람이나 다름없다. 뭐...문학 작품에서는 의인화된 식물이나 동물이 숱하게 등장하지만, 일상생활에서 거리를 지나치다가 패션플라워 등 화초가 부르는 소리에 화답 한다는 일은 상식 밖의 일로 치부될 것이다.
그러나 패션플라워의 생긴 모습이 시계를 닮았다고 해서 '시계꽃'이라 부르는 것도 웃기는 일인 것 같다. 식물은 인간들이 태어나기 훨씬 이전 7억년 전에 이 세상에 나타났다고 학계가 전하고 있으므로, 인간이 식물의 이름을 함부로 붙이는 것 자체도 부적절해 보이지만, 시계가 없었던 옛날에는 시계꽃이라 부를 수도 없었을 거 아닌가. 그래서 이 꽃의 본래의 뜻으로 알려진 '성스러운 꽃, 성스러운 사랑(passion-flower)'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듯 하다.
원산지가 브라질이며 열대식물인 패션플라워는 줄기 위에 특별한 향을 지닌 화밀을 분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화밀은 초식동물의 침략으로 부터 보호해주는 개미와 말벌, 알 포식기생자를 지탱시켜준다고 한다. 그 예로 패션플라워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지닌 '헬리콘나비(Heliconius)'는 패션플라워 꽃 위에 알을 슬며, 패션플라워의 주요한 꽃가루 매개체 역할을 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헬리콘나비의 유충은 패션플라워 꽃을 먹고 자라며, 나비로 성장한 후에는 자신의 천적인 새들로 부터 보호하는 데 필요한 화합물질도 패션플라워로 부터 얻고 있다고 한다. 그 물질이 인간들에게는 약리작용을 하기도 한다.
또 45종의 헬리콘 나비들은 특정한 유형의 패션플라워와 관계를 맺고 패션플라워는 의도적으로 자신의 성장범위를 제한한다고 한다. 따라서 어느 지역이든 10종 이상의 패션플라워가 함께 서식하는 일은 없다고 하므로, 식물이 가청주파수와 같은 소리를 통해 말은 하지 못한다고 해도 인간이 할 수 없는 위대한 일을 스스로 해내고 있는 게 아닌가. 아울러 수십종의 패션플라워 중에서 잎 모양이 비슷한 것은 있을 수 있지만 유사한 것은 있을 수 없다고 하고...각 지역의 꽃가루 매개체인 나비들을 위해 각기 다른 화학물질을 분비해 내기 때문이란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이며 성스럽기 그지없는 사랑이 한 식물로 부터 일어나고 있는가. 그게 시계꽃으로 불리우는 식물이 이웃에 배풀고 있는 사랑이며, 그 사랑을 통해 패션플라워는 이 땅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게 어느덧 7억 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하므로, 어느날 이 땅에 출현하여 '만물의 영장'임을 자처하며, 함부로 자연을 파괴하는 일에 앞장섰던 한 종의 일원이 패션플라워를 바라보니 살짝 민망한 일이 아닌가. 해질녁 산티아고의 삐오노노 거리 곁에서 독특한 모습으로 여행자를 불러세운, 이국적인 꽃 속에 숨겨진 비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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