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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

꽃뱀 닮은 아카시 열매 볼수록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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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뱀 닮은 아카시 열매 볼수록 신기


산티아고 시내를 늘 굽어 보고있는
'세로 산 끄리스토발(Cerro San Cristobal)' 공원을 기적의 동산이라고 부른다.
이유가 있었다.

나지막한 그 동산에 살고있는 식물들 대부분은 산티아고 시에서 관리를 하고 있었는데 
그냥 관리를 하는 게 아니라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를 일일이 정성을 들여 가꾸고 있었다.

맨 처음 이방인의 눈에 비친 이 동산의 나무들은 그저 척박한 환경에 적응하여 잘 자라는 식물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나 하루 이틀 산티아고에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질수록 그 식물들은 사람들이 잘 보살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는데, 각 나무 내지 숲들은 스프링 쿨러 또는 인공적으로 만들어 둔 도랑을 통해 물을 공급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 동산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산티아고 주변의 산에서 서식하는 나무들과 많은 차이를 보이곤 했다.

산티아고 주변의 산은 누렇게 변하여 황량한 모습이었지만 세로 산 끄리스토발은 주변의 산에 비해 푸른 숲을 오래 간직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포스트에 맨 처음 등장하는 이름모를 나무 한 그루도 산 끄리스토발 공원의 숲을 풍성하게 해 주는 한 나무인데, 줄기를 자세히 보시면 검은 줄이 그어져 있는 모습을 알 수 있다. 차차 이 숲을 이해해 가면서 저 무늬는 특정 수종이 만들어 낸 고유의 무늬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 세로로 길게 늘어선 검은 줄 무늬는 산티아고의 오염된 공기가 만들어낸 독특한 무늬였다.

이 나무에 내려앉은 찌든 때가 비에 씻겨 아래로 흘러 내리면서 독특한 무늬를 만들게 된 것이다. 이런 무늬는 산티아고를 뒤덮고 있는 오염된 공기가 만들어 낸 경우라 할 수 있지만, 우기를 제외 하면 년 중 비가 내리지 않는 이 지역의 기후는 같은 수종의 나무라 할지라도 독특한 형태로 변하여 이 기후에 적응하며 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래 나무를 한번 살펴볼까. 



이 나무는 누가 봐도 소나무인데 생긴 모습이 한국의 소나무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소나무 잎이 길게 늘어져있고 솔방울이 우리가 알고있던 소나무 열매(솔방울)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소나무와 비슷한 소나무도 없지않으나 이 공원 한켠에서 자라고 있는 이 소나무의 형태는 상당한 이질감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산티아고의 독특한 기후가 만들어 낸 별종(?)이라고나 할까. 대체로 가을이 되면 식물들이 잎을 떨구며 곧 다가올 겨울을 준비하는 데, 이 동산에서는 무시로 스프링 쿨러 내지 인공 도랑을 통해 물을 공급하다 보니 나무들이 철을 망각하고(?) 새로운 잎을 내 놓기도 한다. 


이런 모습이다. 연두빛 파릇파릇한 잎을 드러낸 이 풍경은, 이틀전 아침나절 이 공원으로 산책을 나가면서 촬영해 둔 장면이다. 곧 한국의 봄도 이런 모습으로 변해가며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것이다. 그리고 글쓴이가 이 공원을 기적의 동산으로 부르는 이유 중에는 독특한 기후 조건에 적응하며 진화한 식물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국에서 콩과로 분류된 아카시 나무의 열매가 얼마나 크고 괴상한 모습인지 이방인을 깝짝 놀라게 하는 한편, 이 동산에 올 때 마다 사방을 두리번 거리게 만드는 것이다. 혹시나 더 신기한 식물은 없는지를 살피며 말이다. 그런데 이틀전 아침 이 기적의 동산에서 놀라운 장면을 다시 목격하고 말았다. 


바로 이 숲 속에서 꿈틀거리는 뱀 모양을 한 아카시 나무 열매를 보고 당장 발길을 멈추고 숲 속으로 이동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이 숲 속을 잘 관찰해 보시기 바란다. 뭔가 다른 장면이 눈에 띌 것이다. 그게 여러분들이나 글쓴이를 놀라게 해 줄 놀라운 장면이다. 마치 허태풍씨에 의해 한국에 알려진 '사두오이(뱀박)'를 닮은 '꽃뱀나무'라 할까. 아카시 수종의 이 나무에는 녹색 바탕에 검붉은 점이 가득한 꽃뱀(?)들이 우글거리고 있는 무시무시한 장면이 펼쳐져 있는 것이었다. 그 장면을 소개해 드린다.


바로 이 장면이다. 여러분들은 맨 처음 이 장면을 만난 후 어떤 느낌이 드시는가...한국에 서식하는 콩과의 아카시 나무 열매는 손가락만 하지만 이 열매의 크기는 대략 30cm~50cm 이상되는 큼지막한 열매이며 마치 배암이 꿈틀거리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이 열매와 조우하는 날에는 기절초풍 할 거 같지않은가. 다른 장면을 보시면 기절초풍 할까.


(흠...이 장면은 어떠신가요...ㅜ)


글쓴이는 이 장면을 촬영하는 중에 괜히 소름이 돋았다. 만약 이 숲 속에 꽃뱀들이 나무에 매달린 채 우글거린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쓸데없는 상상 때문이었다. 나의 상상력은 너무 징그럽고 으시시하며 무서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두어컷만 더 촬영하고 자리를 이동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더 리얼하게 한 컷 날렸다. 그랬더니 눈 앞에서 대롱대롱 매달린 꽃뱀이 연출됐다.

(...엄마야~~~ ㅜㅜ)


나는 스스로 만든 공포 속에 갇혀 괜히 이 나무를 두려운 존재로 여기고 있었지만, 서두에 언급한 바 이 기적의 동산에서 자라는 숲은 사람들이 정성을 들여 일일이 가꾸는 숲이므로 배암의 먹이사슬을 이루고 있는 먹이들이 서식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배암이 이 동산에 서식하려면 최소한 그들의 먹이가 될 개구리나 쥐들이 살고있는 한편, 배암이 알을 낳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마땅했다. 그러나 그런 환경은 전혀 없으므로 꽃뱀이 이곳에서는 살아 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 대신 인간이 잘 가꾼 이 동산에서는 아카시 나무가 알아서(?) 적절한 풍경을 이방인에게 선물하며 호기심을 충족 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길다랗게 자란 아카시 열매가 금방이라도 하늘에서 이방인을 향해 달려들 것 같은 이 장면을 극적으로 연출해 봤다. 이렇게 말이다.  


여행자 신분으로 산티아고에 체류 중에 많은 풍물들을 만나고 있지만, 기적의 동산을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장면들 앞에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살고있는 현지인들에 의하면 칠레는 한국 보다 최소한 10년 정도 뒤진 나라라고 한다. 그러나 여행자의 눈에 비친 산티아고는 한국에서 가지지 못하거나, 오래전에 잃어버린 풍물 다수와 자연을 잘 보살피는 좋은 습관을 가지고 사는 나라였다. 살아 꿈틀거리는 꽃뱀을 닮은 아카시 나무 열매도 그 중 하나가 아닌가.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조화롭게 이루어진 이 도시가 참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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