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야자수 뿌리 곁으로 맑은 물이 끊임없이 샘 솟는 이 장면을 보는 순간
괜히 부러운 마음이 앞서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는 것이다.
산티아고의 '산 끄리스토발' 공원으로 산책을 다니는 동안, 한국의 서울에 있는 것 내지 없는 것 등을 비교해 보는 습관이 생겼다. 요 며칠간은 산 끄리스토발 공원의 '멕시코 광장' 곁에 줄지어 서 있는 야자수 나무 아래에서 맑은 샘물이 솟아나는 모습을 보며 '아 그랬구나'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주지하다시피 칠레의 산티아고 기후는 온난한 지중해성 기후로, 북쪽의 건조한 사막지대나 남쪽의 온대습윤기후인 삼림지대와 달리 사람들이 살아가기 좋은 날씨다. 그러나 우기인 겨울 한 철을 제외하면 년 중 비가 내리지 않는 산티아고의 건조한 기후 조건 때문에 산티아고 주변의 산들은 누런 모습으로 황량한 모습이다.
그런데 글쓴이가 거의 매일 산책에 나서는 산 끄리스토발 공원에는 푸른 숲이 우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도무지 살 수 없을 것 같은 나무들이 거목으로 잘 자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니, 이 산에 살고있는 수목들은 사람들이 일일이 물을 주며 가꾸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물만 뿌리는 게 아니라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마다 주기적으로 물을 공급하고 있었고, 어떤 숲은 스프링쿨러를 주기적으로 작동 시키며 나무들이 잘 살 수 있도록 조치를 해 놓고 있었다.
위 거대한 야자수 뿌리 곁으로 맑은 물이 끊임없이 샘 솟는 이 장면은 야자수 나무 뿌리 근처에 호스를 묻고 노즐을 통해 물을 공급하고 있는 장면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 장면을 보는 순간 '기적의 샘'이라는 생각이 퍼뜩 들면서, 사람들이 정성들여 가꾼 이 공원이야 말로 기적의 동산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한국의 서울 내지 도시에서 개발 등을 이유로 함부로 잘라 버리는 수목들과 비교해 보며 부러워 하고 있는 것이다.
영상을 한번 열어 보시기 바란다.
기적의 샘은 이렇게 솟아나 산 끄리스토발 공원에 비옥한 숲을 만들며
산티아고 시민들로 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었다.
남반구에 위치한 칠레는 한국으로 부터 제일 먼 곳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계절 또한 정반대로 이곳 산티아고는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가을은 너무 건조하여, 먼지가 폴폴 날리고 있는 산 끄리스토발 산 정상과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곳이면, 여지없이 샘물이 솟거나 도랑을 만들어 물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기적의 숲은 기적의 샘물을 통해 만들어 졌다. 표준고도가 520m이며 지중해성 기후로 비교적 온난한 산티아고는 맑은 날씨가 년 중 300일 이상이나 되지만, 세계 최고의 스모그 도시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 도시에서 기적의 숲을 가꾸는 이들의 노력을 보며 그냥 지나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