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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IAGO

서울 또는 한국에서 보기드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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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또는 한국에서 보기드문 풍경  
-제주 강정마을 구럼비 해안의 발파작업을 보며-
 

그래피티의 천국 칠레 산티아고의 흔한 풍경 속에는
이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민중들의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거리의 예술가들이 정성들여 그려낸 그래피티를 통해 
칠레 내지 칠레의 특정 도시에서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산티아고의 곳곳에 그려진 그래피티 작품을 지나칠 때면 
자연스럽게 발길과 눈길이 멈추게 되는 것이다.


이틀전 산티아고의 우리 교민들이 남산이라고 부르는 '산 크리스토발'로 향하는 길에, 그냥 지나쳤던 한 그래피티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셔터를 눌렀다. 작품 곁을 대충 지나칠 때 몰랐던 느낌이 뇌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작가의 의도가 눈에 도드라지면서 칠레의 소시민 내지 산티아고의 소시민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문제가 고발되어 있는 것이다. 그래피티 속 소시민은 넋을 잃은 표정으로 담벼락에 걸터앉아 한 신사가 금방이라도 성냥불을 댕길 것 같은 위태로운 상황 앞에 놓여있는 것이다. 푸른색 담벼락에 그려진 또 다른 풍경을 들여다 보니 매우 우울한 표정인데 담벼락에 걸터 앉아 위기속에 빠진듯한 시민의 발가락을 살펴보니 장애를 입은 모습이다. 발가락이 넷 또는 셋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 소시민은 자신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조차 없다는 표현일까.
 


오늘(현지시각) 아침, 아내와 함께 산티아고의 남산으로 올라 산책을 하면서 산 크리스토발에 조성해 둔 한 공원에서 서울 또는 한국에서 보기드문 풍경을 목격하며 몇 자 끄적이고 있다. 몇 장의 그림들은 이 공원을 새로 단장하는 공사를 하는 평범한 모습인데 가리개를 해 둔 공사장의 벽면이 특별해 보여 셔터를 누르게 됐다. 공사를 하면서 거추장스러울 나뭇가지에 흠집을 내거나 잘라내지 않고 가리개에 구멍을 뚫거나 한쪽 면 일부를 잘라 나무를 잘 보호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이다.


다시한번 줌이 되지않는 50mm 단렌즈로 확인해 본 그림을 통해, 산티아고 내지 칠레의 시민들은 정치적 불이익을 받을지언정, 이들을 풍요롭게 해주는 자연을 사랑하고 예술적 감각이 여전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이 도시를 살아가는 동안 늘 마주치게 되는 숲이나 하찮게 보이는 나무나 풀 한포기 조차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그래서 여행자에게 산티아고의 여려 풍물들은 여행자의 입을 통해 부러움을 사게 만드는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누구인가 '부러우면 지는거다'라고 말했는데, 산티아고에서 본 낮선(?) 풍경 앞에서 우리는 부러움을 연발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불과 200년 남짓한 역사를 지닌 산티아고가 '500년 고도 서울의 문화 보다 앞서 있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이나 한국에서 흔치않은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벌써 몇 해 전이었던가. 서울시민들이나  우리가 늘 오르내리던 청계산에서 정말 화난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다. 청계산의 매봉 바위틈에서 힘들게 자란 고목(소나무)이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껍질이 벗겨져 있었는데, 그 장면을 보는 순간 관할 구청에서 시민들을 위해(?) 이 소나무를 자를 계획임이 분명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몇 일 후 그 소나무의 밑둥지가 싹둑 잘려나가고 그 자리에 시민들을 위한(?) 전망대가 설치됐다. 그리고 전망대가 설치된 직후 전망대 주변의 참나무들이 집단적으로 수난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다. 매봉 근처에서 수십년 이상씩 자라온 참나무들은 관할 구청의 분별없는 정책에 의해 목숨을 다 잃고만 것이다.

산티아고의 산 크리스토발의 한 공원에서 나뭇가지 하나라도 애지중지 보호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면서, 불현듯 서울 내지 한국 사회에서 만연된 무분별한 개발정책이 부른 화근 때문에 서울 내지 한국에서 보기드문 풍경이라는 생각이 단박에 든 것이다. 우리는 매봉의 소나무가 잘려나간 이후로 우리는 청계산으로 부터 멀어지면서 다른 산으로 이사(?)를 하고 말았다. 관할 구청이 시민들을 위해 전망대 시설을 한 게 아니라 특정 건축업자의 편에 서서 일을하고 있었던 것이다.


산티아고에서 여독을 풀며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동안, 파타고니아 여행 중에 금기시 했던 인터넷 앞에서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을 간추려 보고 있다. 그 중 급변하는 한국의 정치상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을 열어보면 두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풍경들이 즐비한데, 한국의 정치현실이나 사회현실 등은 산티아고의 한 곳에 그려진 그래피티와 매우 닮아있거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며 괜히 고국이 더 멀게 느껴지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시민들의 동의도 없이 제주도에 건설하고자 하는 해군기지가 누구를 위한 해군기지이며, 우리 민족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천혜의 자연을 함부로 훼손(
구럼비 해안의 발파작업)하고자 하는 만행을 접하고 이래도 되는 나라인가 싶은 것이다. 제주 강정마을 뿐만 아니라, 우리땅 곳곳이 파헤쳐지고, 수 십년 수 백년 또는 수 천년 동안 고이 간직해 온 한반도가 무지한 인간들로 부터 사라지는 위기를 보면서 단박에 떠올린 낮선 풍경이, 산티아고 시민들이 자연을 경외시 하는 인식이자 친환경적 사고방식이 서울이나 한국의 모습과 너무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 날이다. 산티아고의 빈민들이나 소시민들이 비록 삶에 허덕일 망정 그들은 나뭇가지 하나 풀 한포기라도 소중히 여기는 아름다운 시민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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