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도 도토리가 있을까.
만약 남미땅에 도토리가 있다면
생김새가 한국땅의 도토리와 어떻게 다를까.
아마도...아마도 남미여행을 하시는 분들이 도토리를 구경하기란 매우 드물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일상에서 잊고 살고 있는 게 남반구와 북반구의 기후 등에 따른 생태계의 변화가 아니겠는가. 한국땅에는 봄이 오고있지만 칠레의 산티아고에는 가을이 깊어가고 있는 것 처럼 말이다. 특히 남미를 여행하는 중에 칠레에서 만나게 되는 과일이나 채소류 등 청과물은 모양이나 빛깔과 향기가 한국산 보다 엄청나게 크거나 향기가 짙거나 과육의 껍질이 매우 단단하다. 기후탓이라는 거 다 안다.
그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며칠전 산티아고의 청과물 시장에서 파를 구입하면서 쾌재를 부른적이 있는데 우리는 곧 실망하고 말았다. 얼마나 질긴지 이빨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였다. 칠레산 배추로 김치를 담궈보면서 생긴 해프닝이다. 또 가지찜을 만들어 먹기 위해 먹음직 스럽게 굵직한 가지를 구입하여 찜을 만들어 보니 껍질이 너무 단단하여 껍질을 익히는 수고를 하는 동안 가지가 다 짓물러 가지 본래의 맛을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가지를 요리해 먹고 싶으면 가지 껍질을 벗겨 찜을 해 먹는데 그 맛이 한국산 가지와 매우 흡사했다.
뿐만 아니라 칠레산 배나 사과 등은 한국산에 비해 얼마나 부드럽고 향기가 짙으며 또 과육이 단단한지 배는 함부로 만질 수도 없을 정도로 과육이 부드럽고 사과의 과육은 장정이 두 손으로 쪼갤 수 없을 정도였다. 사정이 이러함으로 남미땅 산티아고에서 만나게 된 도토리가 얼마나 신기했겠는가. 산티아고에 머무는 동안 산티아고를 샅샅히(?) 뒤지며 새로운 풍물을 찾아나섰는데 남미의 도토리는 의외로 지척에서 가을 햇살을 쬐고 있었다. 그 모습을 공개하면 이렇다.
쨘~~~
요렇게 생긴 게 남미의 도토리며 산티아고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한 공원에서 내 눈에 띄었다. 자세히 보나마나 도토리가 분명했다. 그런데 남미의 도토리 나무는 한국산과 달리 거대한 고목으로 공원의 숲을 장식하고 있었다. 도토리 열매를 비슷해 보였는 데 한국에서 자주 봐 왔던 잎사귀는 많이도 달라 보였다. 다만, 참나무 껍질은 한국산과 비슷했지만 얼마나 큰 고목인지 이게 도토리 나무인가 싶을 정도였다. 맨 처음 등장한 다리 옆 숲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게 도토리 나무였다. (ㅋ 얼마나 신기하고 귀여운지.)
그래서 카메라에 남미 산티아고의 도토리 모습을 여러장 담아왔다.
나는 산티아고의 한 공원에서 자라나고 있는 도토리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속담 하나를 떠올리 수 있었다.
"흠...그러면 그렇지 '도토리 키재기'라는 말이 그냥 나왔을라구...ㅎ"
남미땅에서 딴 건 몰라도 도토리 열매의 크기는 거기서 거기였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ㅋ 거기서 거기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