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빛나는 밤을 본 적 있는가.
그냥 빛나는 게 아니라
찬란하게 빛나는 별밤을 본 적 있는가. Tweet
그곳에는 무수한 별들이 생몰을 거듭하며 반짝이는 각축장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그 별들은 바다 한가운데 또는 산골짜기에 드러누워 올려다 보면 마치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 같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서 노오란 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별똥별이라고 불리우는 유성이다. 별똥별은 유성체가 지구 대기권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돌입하여 밝은 빛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별똥별은 지구 대기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며,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과는 다른 것이다. 우리가 별똥별이라 이름붙인 유성의 정체는 '혜성에서 떨어져 나온 돌가루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유성이 되는 유성체는 대부분 굵은 모래알 정도로 작은 것들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옛사람들은 별똥별에 대해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과 같은 운명체로 봤다. 우리 모두의 운명은 '별자리'와 관계가 있고 천운이 다하면 그 별이 지는 모습을 별똥별에 비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참 낭만적인 옛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럴까. 인간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세상에는 유독 스타(별)에 집착하는 무리들이 있었다. 무리중에서 뛰어난 사람을 스타라 부르기도 하고, 군에서 지휘 서열을 매길 때 별자리는 최고급 지휘관의 표시를 나타내기도 한다. 천안함 침몰사건 재판에 앞서 천안함 침몰원인 등에 대해 대략 살펴보고 있는 이 포스트에서는 후자의 경우가 해당된다.
별에 관련된 이야기는 무수히도 많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사랑의 증표로 '별을 따다 그대 가슴에 안겨주고 싶다'는 아름다운 노랫말이 있는가 하면, 당신에 대한 '그리움을 더할 때 마다 밤하늘의 별이 진다'라는 재밌는 CF 카피도 있다. 그러나 이 포스트에 등장할 별자리들은 무시무시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다. 충신과 간신배들이 남기고 간 묘비명 내지 역사를 되돌아 보고있는 것이다. 우선 조선의 충신 임경업 장군의 정체성을 살펴보면 이렇다.
때여,때는 다시 오지않나니(時呼時來否再來)
한번 태어나서 한 번 죽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도다(一生一死都在筵)
장부 한 평생 나라에 바친 마음(平生丈夫報國心)
석자 추련도를 십 년 동안 갈고 갈았도다(三尺秋蓮磨十年)
위 글은임경업 장군의 업적 등을 기리기 위해 지은 충렬사 유물전시관 속에, 임경업 장군이 썼던 추련도(秋蓮刀)에 새겨넣은 글의 내용이다. 그 칼 배의 양면에는 28자에 달하는 한시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그것을 풀어쓴 글이며 추련이란 가을 연꽃으로 다른 연꽃이 피지 않을 때 의연하게 핀 꽃을 말한다. 즉 지조가 있는 대장부라는 말이다. 추련도에 새겨진 한시만 봐도 임경업 장군의 남다른 국가관을 단박에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 충신의 모습이다. 그러나 임경업 장군은 수 많은 업적을 남기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길이 남은 간신배 김자점이 꾸민 역모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된다. 간신배 김자점과 동시대를 함께 살다가 겪은 불행한 모습이다.
이런 운명을 예고한 게 천안함 침몰원인을 조사하던 친정부 합조단과 군 당국의 별자리들이었을까. 우선 그들이 누구인지 천안함 침몰사건 재판에서 <쟁점별 증인 명단>에 등장한 명단을 통해 알아봤다. 친정부 민군합동조사단 대변인 문병옥 준장(해사 35기)이다. 그는 인간들이 채취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까운 별 하나를 따다 어께에 달고 있었다. 그런데 <천안함 피격사건>이라는 백서를 발간한 그해 8월, 문병옥은 준장에서 소장으로 진급했다. 별 하나를 더 땃다. 남들이 따 보려고 용을 써도 힘든 별 하나를 추가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는 해군 제3함대사령관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것이 군인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라며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 누구와 싸워도 이기기 위한 전투태세 완비와 합리적인 부대관리,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인화단결을 이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낡은 사고 방식과 구태의연한 관행에서 벗어나 헌신적인 용기와 불굴의 의지로 '언제든 싸우면 이기는 상승함대'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문병옥 사령관의 이같은 취임사가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그의 최근 업적(?)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문병옥은 천안함 침몰원인을 조사하는 민군합동조사단 대변인이었다. 천안함 침몰사건 직후 대변인으로 우리 앞에 자주 모습을 나타낸 이후 그가 보여준 대국민 의혹은 막대했다. 그 중에 문병옥이 혁혁한 공(?)을 세운 게 있다면 천안함의 스모킹건인 1번어뢰를 인양(?)하고 발표한 게 아닌가 싶다. 친정부 합조단은 천안함 침몰사건 원인 규명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어뢰 추진체를 인양한 직후 촬영 화면을 언론에 공개했는데, 문병옥은 이 화면이 (지난해 5월 15일)천안함 침몰 해역 부근의 해저에서 쌍끌이 어선을 동원해 어뢰 스크루와 모터 등 추진체를 인양한 직후, 배 위에서 수거물의 길이를 측정하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우린 그 장면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친정부 합조단의 대변인이 천안함 침몰원인 조사발표를 할 때면 문병옥 외 윤덕용 단장이나 또다른 별자리들도 자리를 함께 지키고 있었다. 그들은 문병옥의 발표에 대해 하등의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다. 전적으로 문병옥의 발표에 동의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때 까지만 해도 46명의 귀중한 승조원들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침몰사건은, 북한의 잠수정이 발사한 1번어뢰에 폭침돼 침몰한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포장되어 역사 저편으로 별똥별 처럼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사건이 밤과 낮을 반복하며 해를 넘기고 1년 여의 세월을 보내는 동안, 세상과 밤하늘의 사정은 많이도 달라지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샤이닝스타'로 발돋음 할 것으로 여겨지던 문병옥 등 별자리들은 서서히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유가 있었다. 그 동안 1번어뢰의 정체에 대해 심각한 의혹과 논란이 있었고 북한을 응징하겠다며 유엔을 찾아가 봤지만, 유엔 등은 이명박대통령 포함 이들이 제시한 스모킹건을 인정해 주지않았다. 오히려 문병옥 등 합조단이 제시한 스모킹건은 <이명박 오바마 자작설> 등으로 확대되며, 미국이 베트남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조작한 것으로 알려진 <통킹만 사건>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천안함 침몰사건은 어느덧 조작질의 향기를 짙게 풍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은 그들 스스로 만든 의혹 등을 잠재우기 위한 방편으로, 신상철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을 합조단에서 배제하는 동시에, 고소사건으로 만드는 무모함 이상의 천안함 침몰사건 재판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우리 역사를 살펴보면 조선시대에 등장한 최소한 두명의 충신과 간신배의 비교를 통해, 대역죄를 지은 죄인이 어떤 처벌을 받았고, 충신의 업적은 어떤 역사적인 평가를 받는지 잘 알고 있다. 천안함 침몰사건도 이와 별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일까. 임기말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정권에서 문병옥은 천안함 침몰사건 의혹 속에서 대국민 사기극에 동참하고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어렵게 딴 별자리가 정치군인의 모습으로 등극하고 있는 장면이자, 군대의 장군들이 별을 따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고나 할까.
천안함 사건을 마무리(?)하고 해군 제3함대사령관에 취임한 문병옥의 취임사에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것이 군인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세"라고 말했는 데 그의 말 대로라면 문병옥의 기본자세는 대국민 사기극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또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 누구와 싸워도 이기기 위한 전투태세 완비와 합리적인 부대관리..." 등에 대해서는 별자리가 별을 따기 위해서라면 대국민 사기극 등을 통해 자국민들과 싸우는 전투태세와 같은 비합리적인 일도 서슴치 말아야 한다는 것을 몸소 실천해 보인 게 문병옥이 대변인으로 활동하던 시기가 아닌가 싶다. 임경업 장군 처럼 군인이 올곧은 자세로 오로지 조국을 위한 국방의 의무에 전념하는 건 애시당초 문명옥 등 합조단의 별자리들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던 것일까.
그가 취임사에서 말한 "낡은 사고 방식과 구태의연한 관행에서 벗어나 헌신적인 용기와 불굴의 의지로 '언제든 싸우면 이기는 상승함대'를 건설하겠다"는 말은, 별자리 내지 군인이 국방의 의무에 전념하는 건 낡은 사고방식 내지 구태의연한 관행 쯤으로 생각하며 간신배가 되는 한이있더라도, 용기와 불굴의 의지로 대국민 사기극을 벌여 별을 따는 데 전념하라고 가르치는 것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았다. 만고의 역적이자 간신배로 낙인 찍힌 김자점의 모습은 이랬다. 그는 인조반정에 가담하여 높은 자리에 오른 다음 그것도 모자라 가장 높은 벼슬자리 까지 오르고, 온갖 권력을 다 누리다가 상황이 반전되자 청나라에 다시금 빌붙어 권세를 누리려고 했다.
효종의 북벌계획에 대해 "평화를 훼방하려는 기도이니 막아야 한다"며, 청나라에 밀고하고 나중에는 임금을 제거하고자 음모를 꾸민 자도 김자점이다. 김자점이 청나라에 빌붙은 이유는 자신의 기득권을 북벌이나 조선의 부국강병 과정에서 지키고 싶었기 때문으로 역사는 전하고 있다. 군인 내지 군대 내부에서도 기득권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 간신배 김자점의 역사적 교훈일까. 문병옥이 뻔뻔스럽고 태연하게 1번어뢰를 국민들 앞에 내놓고 천안함을 폭침시킨 증거물이라고 말한 다음, 그는 보란듯이 해군 제3함대사령관에 취임하고 있었다. 이런 일이 백주에 버젓이 일어날 수 있는 게 시방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아마도 오늘날 새로운 형태의 쿠데타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문병옥이 별 하나를 어께에 더 올려놓는 순간 별 4개의 합참의장이 물러나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천안함 침몰사건은 1번어뢰의 출현으로 엉뚱한 별자리가 별똥별로 변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이 서로의 존재를 나타내 보이기 위해 각축을 벌이는 것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그런데 역사는 반칙을 일삼고 간신배 노릇을 한 사람들에게 따끔함 이상의 무시무시한 형벌을 내리고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13건의 능지처참 사례가 있었다.
1398년 박두언이 이방원을 살해 기도한 혐의로 능지처참을 당한 이후, 1504년 전향.수근비가 이들을 투기한 장녹수의 모함으로 처형된 이후, 11 번째(1651년)로 능지처참을 당한 김자점이다. 또 13 번째 능지처참은 1894년에 행해졌다. 김옥균이 갑신정변 실패로 망명 도중 상해에서 살해된 이후 시신이 본국으로 송환된 후 능지처참 됐다. 참 무시무시한 형벌이 능지처참이다. 능지처참이 뭔가. 능지처참이란, 대역 죄인에게 주던 최대의 형벌인데 능지처사(陵遲處死)라고도 한다. 일단 죄인을 죽인 뒤 그 시체를 머리.왼팔.오른팔·.다리.오른다리.몸통의 순서로 사지와 머리를 6개 부분으로 찢어 각지에 보내 여러 사람들에게 보이는 형벌이다. 정말 상상만 해도 무시시한 형벌이다.
이런 형벌은 조선 인조 때 엄히 막았으나 잘 지켜지지 않다가 1894년(고종 31) 완전히 폐지되었다고 역사는 전하고 있다. 그러나 나라와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야 할 별자리 내지 최고급 지휘관 등이, 불과 수년 만에 사라질 정권에 빌붙어 대국민 사기극를 벌인다고 가정하면 그 죄값이 김자점이 치룬 죄값과 형벌에 가깝지 않을까. 그러나 그건 기우에 불과하다. 이명박 정권 하에서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다. 군미필자 대통령 부터 시작하여 장관 까지, 다시금 법무장관이 되려는 자 까지 군대 안 가는 것은 기본으로 알고 있다. 또 국방부 내지 군 당국의 별자리들은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곧 드러나게 될 천안함의 진실을 은폐하며, 오히려 별 하나를 어께에 더 다는 영예를 누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부조리 내지 불합리가 판을 치는 나라가 이명박 정권 3년 만에 대국민 사기극으로 포장되어 우리 앞에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역사는 그리 호락호락 하지않았다. 천안함 침몰사건은 진검승부라 했다. 문병옥 등 친정부 합조단의 별자리들은 눈 앞에 다가온 그들의 이익만을 위해 국민들 앞에 1번어뢰를 내 놓았다. 그러나 곧 역사를 심판하게 될 천안함 침몰사건에서 졸지에 피고가 된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 측은 문명옥 등을 증인으로 법정에 내 놓았다. 천안함 침몰사건 재판에서는 쟁점별 증인 명단에서 사고원인 관련된 자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있었는데 천안함 함미를 발견한 해덕호 어선 선장 장세광은 물론, 해군2함대 브리핑 및 해군 작전상황도 관련해 김태호 당시 해군2함대 정훈공보실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또 피고인의 조사활동과 관련해 문병옥 친정부 민군합동조사단 대변인을 증인으로 채택해 놓고 있다. 그 중 눈에 띄는 '증거신청 채택 항목' 속에 어뢰설계도 CAD 파일의 문서송부 촉탁이 증거로 채택됐다.또 친정부 합조단 시뮬레이션 검증이 채택 됐다. 1번어뢰의 수상한 정체가 재판부의 도마에 오른 것이다. 문병옥 등은 그동안 관련 브리핑을 통해 천안함 침몰사건을 일방적으로 국민들에게 세뇌시키는 데 성공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증인으로 채택된 문병옥 등은 재판부의 냉엄한 판단에 따라, 임관 이후 권력에 아부하는 등 어렵게 땃을 별자리를 내 놓게 될지도 모를 위기 앞에 놓여있다. 자칫 그들은 별똥별이 되어 밤하늘 저편으로 사라지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별똥별이 되는 유성체는 대부분 굵은 모래알 정도로 작은 개체라고 하는 데 재판부가 채택한 이들의 수나 존재가치를 보니,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과는 전혀 다른 별똥별의 모습을 닮았다. 한줌도 안 되는 몇 몇의 군인들이 정치권력에 빌붙어 있는 모습이며, 임경업 장군이 추련도에 새긴 대장부의 다짐 처럼 스스로 빛을 내며 나라에 충성을 다하는 진정한 별이 아니었다. 이들은 그저 밤하늘에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별똥에 불과한 별똥별에 열광했던 것일까. 천안함의 진실이 밝혀지면 곧 별똥별이 될 똥장군들의 모습을 보니 충신과 간신배가 쓸 묘비명이 극명하게 엇갈릴 것 같다. 역사가 그 사실을 어떻게 쓸지 너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