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조중동 조차 '좌초' 보도
-청와대 벙커 속 어둠의 자식들-
이른 새벽 컴 앞에 앉아 로그인을 하려는 데
창 밖에서 요란하게 쏟아지는 장대비 때문에
도무지 집중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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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세라면 서울이 금방이라도 침수될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뉴스를 살펴보니 서울과 중부지방 곳곳에 비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명동과 신촌이 침수 정도가 아니라 물바다로 변했다고 전하고 있을 정도다. 간밤에 천안함 침몰사건 관련 자료들을 들추어 보다가 기억을 되살리는 자료 속에서도 '침수'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천안함 침몰사건 관련 키워드 속에 침수(좌초)가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단어는 천안함 침몰사건의 재판 결과를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표현이자, 천안함 침몰사건의 시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잖는가.
신상철 전 민군합조단 민간위원의 '좌초후 충돌' 주장에 따르면 천안함은 최초 좌초 과정을 거쳐 잠수함 등의 물체와 충돌하여 침몰에 이르게 된다. 천안함은 친정부 합조단이 내놓은 1번 어뢰에 의해 폭침되었다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고 보니 좌초(침수)와 폭침이라는 두 단어가 천안함의 진실을 밝혀줄 핵심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천안함의 진실을 밝히려는 민주세력은 사실관계에 따라 당연히 침수를 주장할 것이며, 천안함의 진실을 은폐하는 등 피격사건이라고 포장하고 싶은 어둠의 자식들은 폭침이라 박박 우길 것이다. 그런데 제아무리 박박 우겨도 사실이 거짓이 될 리가 없다. 마치 어둠의 물질이 빛으로 변할 수 없는 이치와 같다고나 할까.
천안함 관련 자료를 뒤적거리다가 우리에게 조중동이라고 불리우는 동아닷컴에 실린 기사 몇 줄 때문에 머리속에 신선한 공기가 확 들어차며 기억력을 드높히고 있었다. 천안함 침몰사건은 어느새 1년을 넘기고 있어서 기억 속에서 가물거리고 있었는데 기사 한줄을 보는 순간 잠자고 있던 기억이 화들짝 놀라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 내 기억 속에서는 늘 어둠의 자식들이었던 조중동 조차 스스로를 속일 수 없었던지, 그 기사를 끄적거린 한 기자는 천안함 침몰사건을 분명히 '침수'라고 써 놓고 있었다. 폭침이 아니라는 말이다.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다.
자료 http://www.donga.com/fbin/archive_dfsrchview?n=D032700027141966
동아닷컴에 실린 관련 기사는 한 두군데 더 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할 거 같다. 위 기사가 작성된 시점은 천안함이 침몰한 이후 새벽 3시에 작성됐고 사흘 후 다시 수정(2010-03-29 12:55:58)되었다. 또 비슷한 시각에 작성된 관련 기사 한 건<[해군 초계함 침몰]軍, 사고 직후 “50병상 준비하라”… 암흑속 밤샘구조 나서>은 이미 삭제된 상태였다. 기사 제목만 남아있는 내용을 유추해 보면 천안함은 침수로 인한 침몰사고 직후 이미 최소한 50명 정도의 승조원이 숨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천안함이 '침수에 의해 침몰'한 내용을 삭제하거나 수정하지 못한 것 같다. 왜 그랬을까.
천안함 침몰사고 직후 15분 만에 이 사건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신속하게 보고됐고, 침몰원인은 '해군 초계함 침수사건(좌초사건)'이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또 이 사건은 보고 경로를 따라 대통령에게 '침수보고'(좌초 보고)라고 분명히 적시하고 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천안함은 북한의 잠수함이 발사했다고 하는 1번 어뢰에 의해 폭침되지 않았다는 게 그대로 드러나 있는 부분이다. 또 이와 같은 사실은 해경에 의해서 천안함이 좌초되었다는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그런데 대통령 포함 군미필자 등이 청와대 지하 벙커에 들어가는 순간, 이 사건은 상식을 뒤엎어 놓는 기상천외한 1번 어뢰를 생산하며, 우격다짐으로 국민들에게 천안함은 폭침되었다고 주장하는 황당한 일이 생겼다. 사고 직후 15분이라면 매우 신속하게 보고됐고, 사고원인 조차 일찌감치 (좌초에 의한)침수라고 밝혀진 마당에 지하벙커에는 왜 들어갔을까. 동아닷컴의 기사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제목과 내용이 당일에 일어난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 이 사건이 폭침으로 변질 될 수 있는 복선이 추가되고 있었던 것인데 침수사건(좌초사건)이라고 분명히 전달된 사건이 어느새 보도지침과 다름없는 내용으로 각색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랬다.
"청와대 상황실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직후 청와대 관계자들은 사고 원인에 대해 “상황을 파악 중이다”고만 밝혔다. 국가위기상황팀 관계자는 TV 방송을 통해 전해지는 속보에 대해서도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는 말밖엔 할 얘기가 없다”고 했다. 그사이 초계함이 선미 부분부터 침수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 어뢰정에 의한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 북한이 설치한 기뢰에 부딪쳐 폭발했을 가능성 등 사고 원인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나왔다. 특히 포를 쏘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는 백령도 주민들의 증언까지 나오면서 조심스럽게 교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밤 12시를 넘기면서 청와대 주변에선 북한과의 교전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초계함의 침몰 위치가 서해 북방한계선에서 다소 떨어진 곳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북한과의 연계성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인은 시간이 좀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북한과의 연계 가능성도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사전에 사고 해상에 기뢰를 설치해 놓았을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위 기사 내용 중 굵게 표시한 기사 내용 등이 이 기사를 작성하고 수정한 이유 다수가 포함되었을 것으로 유추되는데, 천안함이 (좌초로 인한)침수로 침몰된 직후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이 오간것으로 추정되는 게 청와대 벙커회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정치적 일정 속에는 곧 6.2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었다. 천안함 침몰사건이 북한의 잠수정 내지 잠수함에 의해 폭침되었다고 해야 지방선거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던 것일까.
청와대 벙커회의가 끝나기 무섭게 초기 발표되었던 천안함 관련 정보들은 하루가 다르게 조사발표를 뒤엎으며 국민적 의혹을 더해가고 있었다. 당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등은 '전쟁불사'를 외치며 천안함이 북한에 의해 폭침되었다는 등 북풍쇼를 연출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런 어둠의 자식들을 용서치 않았다. 비록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서울시장에 아깝게 패하긴 했지만 서울시 의회는 민주당이 장악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게 또한 천안함 침몰사건이 가져다 준 진실의 승리자 평화를 열망하는 민주시민들의 승리였다.
청와대 벙커회의가 만들어 낸 천안함 폭침 사건의 결과는 서서히 막을 내리며 철퇴를 맞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는 쌩쇼를 벌이며 북한을 응징한다고 했지만, 뒷구녕에서는 지금 이시각에도 북한에 대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국민들을 향해서는 폭침에 의혹을 가지는 이유만으로 종북세력이라며 이간질을 늘어놓고 있다. 이유가 뭐겠나. 북한의 경제사정을 빌미로 검은돈을 제공하는 대신 침수로 인해 침몰한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폭침으로 바꾸어 보고 싶은 것아닌가. 간단한 이유다. 천안함 사건을 은폐 왜곡 하는 등 이 사건에 개입되거나 동원된 사람들이 너무도 많고, 그들이 지은 죄는 대역죄나 다름없을 정도로 중한 죄질이다. 조선시대 같았으면 능지처참을 당하고도 남을 사람들이 부지기수로 이 사건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울은 밤새 장대비가 쏟아지며 아침 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물난리에 서울의 저지대에 역류현상 등이 발생하면서 침수피해가 발생한다. 빗물이 침투한 피해다. 아무렴 이런 침수피해를 폭침이라고 할 수 있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침몰사건을 침수사건으로 최초로 보고받은 당사자인 대통령 등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뻔뻔스럽게 폭침으로 둔갑 시키는 거짓을 서슴치 않고 있었다. 이들을 가리켜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천체물리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에 따르면 우주 속에는 어둠의 에너지(Dark Energy)가 약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어두운 물질 (dark matter)이 존재하고 있다는 말이다. 우주 속에는 이렇듯 어둠이라는 에너지 내지 물질이 존재하고 있고,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라는 행성 속에도 비슷한 물질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을 가리켜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칭한다. 이들이 주로 하는 짓거리는 폭행과 거짓말 등을 통해서 이웃을 기망하여 사기극을 벌이는가 하면, 이웃의 재산을 탐닉하는 등 이웃의 아픔 따위는 전혀 안중에도 없는 인간들이다.
우주 속에 암흑의 물질과 빛의 물질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 처럼 우리는 이런 자식들과 함께 이 땅에 살고 있는 것이다. 악한 존재가 어둠의 자식들인 것이다. 만약 이 땅에서 어둠의 자식들이 어둠의 물질 만큼 많았다면 세상은 어느새 암흑천지로 변하고 말았을 것이다. 사람들은 절망 속으로 빠져들며 일찌감치 삶을 포기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하늘은 칠흑같이 어두운 밤 하늘 저편에 늘 탈출구 하나를 열어두고 있다. 그게 희망이다. 우리를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빛과 같은 존재며 거짓에 맞선 진실의 모습이다. 찌라시로 평가받는 조중동 조차 지우지 못한 진실 한조각으로 인해, 천안함의 진실이 어둠의 자식들에 대항하여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창 밖에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다. 우린 이 빗줄기를 피할 수 있지만, 백령도 앞 바다에서 급속히 진행되었을 침수로 인해 단숨에 숨졌을 승조원 46위의 영령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그게 어느새 1년 하고도 4개월이라는 시간 저편에 있었다니. 우리 조금만 더 기다리자. 진실이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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