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천 오리가족의 수난
-하늘도 무심 하시지-
서울에 줄기차게 내리는 장맛비는
도시의 하천에 생기를 더해주고 있었다.
모처럼 불어난 물 때문에 도심을 관통하는 하천의 물이 옥수같이 맑다. 기분같아서는 멱이라도 감고 싶을 정도였다. 지난 주말 홍제천이 그랬다. 맑은 물이 쉼없이 흐르는 홍제천을 바라보던 찰라 오리가족이 눈에 띄었다. 오리가족은 모두 6마리였는 데 새끼가 다섯마리에 어미가 한마리 포함돼 있었다. 도시의 하천 등지에서 살고있는 오리들 처음 보는 건 아니지만 이들의 모습을 보니 문제가 있어 보였다. 하천의 물은 맑았으나 장맛비가 잠시 주춤한 사이 이들의 보금자리에 문제가 생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오리가족에게 무슨일이 생긴 것일까.
#1. 홍제천 오리가족의 수난
홍제천 홍제 KT지사 앞 홍제교 위에서 바라본 오리가족들은 어미를 중심으로 한 곳에 모여 털을 고르고 있었다. 그냥 무심코 이 장면을 보면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를 게다. 물가에 오리들이 노니는 모습이니 뭔가 이상해 보일 게 없다. 어쩌면 우리가 이웃들에 대한 관심을 이렇게 보이는 것일까. 자세히 녀석들을 관찰해 보니 문제가 있었다. 홍제천 오리가족들이 수난을 겪고 있는 모습인데 서울에 일주일 동안 이어졌던 장맛비가 핥키고 간 상처였다.
#2. 장맛비가 앗아간 보금자리
그림을 보면 불어난 물로 인해 길게 자란 수초들이 모두 쓰러진 걸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그동안 오리가족들은 이곳에서 살아왔을 것이며 어미 곁에서 함께 깃털을 고르고 있는 오리새끼들은 이 수풀 근처 둥지에서 어미가 품어준 따뜻한 온기로 부화에 성공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이들 오리가족들의 어린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자 오리병아리의 엄마아빠의 사랑의 흔적이 밴 곳이라고나 할까.
#.3 사라진 오리가족사
깃털을 고르고 있는 오리가족들을 보니 어딘가 쓸쓸한 장면이었다. 오리가족의 보금자리가 물에 휩쓸려 이들의 몸을 숨겨줄 수 없는 모습이기도 했지만 이들 가족들 속에서 오리병아리들의 아빠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장거리 출장이라도 떠나셨단 말인가. 그렇지 않아 보였다. 사람들과 늘 일정한 거리를 두고 살아왔던 홍제천 오리가족들 속에 가장 오리가 보이지 않는 건 장맛비와 관련이 있어 보이기도 했다. 헤엄을 잘 치는 오리가 물에 떠내려갔을 리가 없어 보이지만 암튼 이들 가족사를 흔적도 없이 앗아간 게 장맛비가 틀림없어 보였다.
#4. 어미의 한숨
오리가족들 중에 몸집이 제일 큰 어미 오리는 털을 고르다 말고 맑은 물이 흐르는 홍제천을 자꾸만 바라 보았다.
"...에휴...하늘도 무심하시지...ㅜ"
#5. 오리새끼의 투정
엄마 오리 곁에는 한 녀석이 투덜거리는 듯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빠는 왜 안오시는 거야...투덜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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