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7경 용소계곡에서 만난 큰꽃으아리
-여름을 부르는 우아한 큰꽃으아리-
사람들은 큰꽃으아리를 만나면
너무 우아한 모습에 감탄하여
으아 하고 소리지르는 것일까.
홍천 7경 용소계곡을 찾아 발길을 막 들어놓으려는 데 계곡 한쪽 트레킹 길섶에 우아한 자태의 '큰꽃으아리'가 하얀 꽃잎을 드러내고 있었다. 큰꽃으아리는 수목원 등지에서 만나면 마치 외국에서 들여온듯한 풍모로 여겨질 정도인데 우리나라 산하에서 흔한듯 흔치않은 야생화가 됐다. 그런 큰꽃으아리가 한송이도 아니고 호젓한 산길에 무리지어 우아하게 피어있는 모습을 보니 으아~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일설에 의하며 큰꽃으아리는 '사위질빵'과 많이 닮았지만 덩굴줄기가 너무 질겨서 으아하는 소리가 나왔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사위질빵꽃에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추수 때 사위를 불러 일을 시켰다는 풍습에 따라, 사위를 아끼려는 장모가 사위의 지게에 든 짐을 덜어내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장모와 사위의 극진한 사이를 보고 연약하고 잘 끊어지는 사위질빵 줄기 보다 더 질긴 인연에 빚대어 '사위질빵으로 지게 질빵을 만들어도 안 끊어지겠다며 놀려댓다고 한다. 아마도 그 사위가 사랑한 아내가 우아한 모습의 큰꽃으아리를 닮았던 것일까.
지난 5월 말 경, 굽이굽이 물줄기가 휘돌아 가는 홍천 7경의 용소계곡은 한낮의 땡볕에 모두 졸고 있는 듯 짙은 녹음이 우거져있었다. 여름이 코 앞에 다가온 것인데 숲 속 그늘 밑에서 큰꽃으아리가 고운 자태를 드러내 놓고 이방인을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길이 좋아 용소계곡 입구 까지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지만 예전 같으면 홍천군 두촌면 정도면 첩첩산골이나 다름없었다. 지금도 여전히 첩첩산중에 자리잡은 곳이 용소계곡이니 이 산골짜기에서 나고 자란 큰꽃으아리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모를 정도다.
큰꽃으아리의 만개시기가 5월 중순 쯤이어서 붙여진 속설인지 큰꽃으아리가 피면 곧 여름이 온다고 한다. 그러니까 여름을 부르는 꽃이 큰꽃으아리였던 셈인데 장맛비가 쏟아지는 날 큰꽃으아리를 마주보며 몇자 끄적이고 있노라니 볼수록 우아한 자태의 아름다운 우리 야생화다.
여름을 부르는 우아한 큰꽃으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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