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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

대한민국은 100°C 당신은 몇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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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100°C 당신은 몇°C? 
-6.10 민주항쟁 24주년 현주소-


반값 등록금 쟁취를 위해
대학생들은 왜 움직이지 않는 것일까...

이틀전 6.10 민주항쟁 24주년을 맞이하여 곳곳에서 기념식이 열리고 있었다.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반값 등록금 이행을 위한 '6.10 국민 촛불집회가 열렸는데 모처럼 마음 먹고 참석해 봤다. 최소한 족수 하나는 더 보태야 하지않겠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또 반값 등록금 이슈나 서민들의 정책 등에 대해 무정부 상태나 다름없는 시국의 현장을 보고 싶기도 했다. 

야 4당이 주최한 이 행사에는 대학생 여러분들과 시민 다수가 참석하여 청계광장을 가득 메웠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대학생들은 대통령에게 반값 등록금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지만 대통령은 학생들이 모이지 못하게 광장을 막았다"고 말하며 반값 등록금을 실현할 때까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반값 등록금을 위해 야 4당 등이 적극 나선 모습이다.

또 촛불집회 현장에는 서울의 몇몇 대학 '총학생회' 등이 표시된 깃발이 나부끼며 반값 등록금 이행을 위한 출정식을 방불케 하기도 했다. 모처럼 반값 등록금 이행을 위한 뜨거운 열기가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진 모습이었다. 그리고 집회현장에는 그림과 같은 손 피켓을 든 시민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 시민이 두손 높이 들고 서 있었던 손피켓 내용은 누구더러 분노하라고 한 것일까.

분노해야 할 사람들이 분노하지 못하니 마치 분노하라고 가르치는 것 같았다. 분노가 교육 시켜서 될 일인가. 최근 반값 등록금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지만 주지하다시피 대학생들의 동맹휴업을 위한 투표는 부결되었고, 그나마 투표에 참여한 학생들이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들 대학생들의 이런 행동양식을 참고하면 반값 등록금에 관한 이슈는 그저 희망 사항일 뿐 적극적으로 쟁취해 보겠다는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반값 등록금 보다 더 큰 문제가 이들 대학생들의 행동양식이며, 이들 학생들은 아예 정치권에 대한 기대 따위는 접어버린 것일까.


오늘날 대학생들 대부분은 6.10 민주항쟁(24주년) 이후에 태어난 신세대들이다. 개인차가 있긴 하겠지만 다수 신세대들의 성장배경을 참고하면 유사 이래 가장 넉넉하고 풍족한 사회적 환경에서 자라난 세대가 아닌가 싶다. 부모 세대들은 힘들게 살아오면서 최소한 민주와 독재 내지 민족과 반민족 등으로 구별되는 이 나라의 사회적 구조나 병폐를 몸서리 칠 정도로 겪어왔다. 6.10 민주항쟁의 의미가 그 속에 포함되어 있고 비민주 군사독재 등 국민의 의사를 짓밟아 온 정권에 얼마나 시달렸으면,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스스로 분노하며 거리로 뛰쳐나와 민주를 쟁취했다. 올바른 행동양식이 얻어낸 결실이자 민주시민들이 목숨 걸고 지켜낸 이 땅의 역사였다.

기성세대들이 목숨 걸고 쟁취한 6.10 민주항쟁은 최소한 후손들에게 비민주적인 정권이 저지른 병폐를 대물림 시키지 않고싶었을 것이며, 후손들이 민족적 정체성을 잘 간직한 선진국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 행동양식이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그 시기는 불과 24년 밖에 되지않았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모습은 참 많이도 달라졌는데 그 기간 동안 우리는 민주정부를 통해 민주와 반민주, 민족과 반민족, 진보와 보수 등의 뚜렷한 차이를 목격해 오고 있었다. 특히 민주정부가 친일친미 정권의 거짓 선동에 속아 정권을 빼앗긴 이후 더욱 뼈아프고 절실하게 여겨지는 게 민주정권을 되찾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들은 민주의 맛(?)을 아는 기성세대에게 만 해당되는 일이었을까.
 
별 고생 없이 누릴 것 다 누리고 산 신세대들에게 처음으로 고통스러운 사회적 변화가 일어난 모습이 이른바 반값 등록금 문제가 아닌가 싶다. 태생 부터 거짓으로 시작한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집권 3년 만에 나라를 거덜내며 그들 만을 위한 차떼기 정당 내지 정부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집권 4년 차에 접어든 현재까지 그들이 해 온 업적(?)은 4대강 부동산 개발 사업 밖에 없고 민생은 철저히 외면돼 왔다.

그 결과  재벌과 특정 정치집단의 재산과 기득권만 늘어났을 뿐 서민들은 빚더미에 올라앉아 언제 들이닥칠지도 모를 '국가부도'를 걱정하게될 형편으로 전락했다. 빈부격차는 더욱더 커져가는 등 사회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자연 대학생들의 호주머니가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널려있는 듯 보였던 아르바이트 자리도 줄어들었고, 공부(학점)에 대한 걱정 보다 알바 걱정이나 등록금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사정이 이러하지만 대통령 부터 정부 여당 사법, 행정, 입법, 정부의 각 기관 등이 총체적으로 부정부패에 휩싸여 그 누구도 신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게, 오늘날 이명박 정권이 4년 동안 연출하고 있는 역사상 가장 무능력한 정부 모습이다.


그동안 기성세대들은 이런 일이 발생하면 자발적으로 이를 시정하고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게 민주화운동이며 6.10 민주항쟁 24주년의 현주소였다. 그러나 이날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 현장에서 느낀 대학생들의 행동양식을 보면 맥 빠질 정도였다. 최소한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은 온 몸을 던져 반값 등록금을 쟁취하려는 학생들이었지만, 다수 대학생들의 모습은 청계광장에서 찾을 수 없었다. 수천 수만 명의 전국 각지의 대학생들이 이 집회에 참석하여 반값 등록금이 절실하다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주어야 마땅했을 것이다.

그러나 카메라에 비친 대학생들의 숫자는 특정 대학교 학생들 일부 정도나 될까. 이들 외 다수 대학생들은 분노하지도 않았고 분노할 이유도 없는 듯 했다. 설령 그들이 분노하여 전국의 대학생들이 총궐리를 한다고 한들 습관적 거짓에 중독된 이명박 정권이 눈 하나 깜빡하겠나.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아침이슬 노래 들으며 반성했다고 하고, 다음날 전경들 군화발로 밟아버리면 그만일 것이다. 하지만 당장 경찰에 연행되고 폭력을 당하는 등 탄압을 받는 일이 있다고 해도, 정말 쟁취해야 할 소중한 가치가 '반값 등록금'이며 거짓정부의 공약 이행 사항 등이라면 물불 가릴 필요가 있겠나.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이 집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은 정말 반값 등록금이 절실했을 것이다. 그러나 주말을 맞이하여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계획 등으로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학생들 중에는 기성세대 중 수구보수 세력들의 나쁜버릇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웃을 속이며 시민들을 등쳐 그들만의 이익을 만들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저축은행 비리나 대통령이 몸소 보여준 거짓말 등, 사회 곳곳에 넘쳐나는 부정부패의 연결고리가 정치판으로 이어진 것을 학습하며 한탕주의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절망적인 생각들 말이다.


그런 학생들에게 분노하라고 해 본들 그들이 분노할 것이며 부모 잘 둔 덕에 알바 등으로 고생할 이유가 없는 학생들에게 분노를 가르쳐 봤자 씨알도 안 먹힐 일이다. 그들에게 반값 등록금을 약속하는 야 4당 대표 등은 최소한 반값 등록금을 이행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거룩한 분노'가 무엇인지 온 몸으로 실천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기도 했다. 혹시라도 반값 등록금을 이행하여 수혜를 입은 학생들이나 넉넉하게 자란 후손들이 정의롭지 못한 일에 대해 두팔 걷어 부치고 총궐기 할 수 있는 행동양식을 가질 수 있게 말이다.
 
또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정권이나 대통령 등 위정자들이 벌벌 떨어야 될 세상인데, 뻔뻔스럽게 득세를 부리고 있는 세상이니 청계광장에 모였던 대학생들에게도 참 미안한 하루였다. 6.10 민주항쟁 등 불의에 저항했던 기성세대가 가르친 게 겨우 이 모양이니 말이다. 집회 내내 손 피켓을 들고 서 있었던 한 시민 옆 피켓 내용이 말하고 싶은 게 그것일 것 같다. 대한민국은 100°C 당신은 몇°C?...이명박 정권 3년 만에 이 땅에는 사회정의나 평등 자유 등과 같은 소중한 가치가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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