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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보도 '시사IN' 승소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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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준 보도 '시사IN' 승소 의미


나라가 하룻동안 격랑의 파도 속에 휩싸인듯 했다.
언론과 방송들이 쏟아내는 소식들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기에 충분했다.
농협전산망 사건은 일찌감치 양파껍질을 벗기듯 껍데기만 까고 앉았고
소말리아 앞 바다에서는 미스테리 사건의 연기를 모락모락 피워 올리고 있었다.

그 시각 뜬금없이 서태지 이혼설이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고 있었다.
최근 언론들이 입을 맞추어 쏟아내는 마이너 이슈에 비하면
이들 이슈는 메이저급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 부터 소쩍새가 그렇게 울어대듯, 한 사기꾼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내면서 머리를 굴리고 또 굴린 검찰의 BBK 수사팀은 마침내 법의 판결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미 다 아시는 사실을 늘어 놓으면 이렇다. 서울고법 민사19부(부장판사 고의영)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과 관련, 이른바 '검찰의 김경준 회유' 의혹을 제기했던 <시사IN>에 대해 법원이 어제(21일)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2007년 'BBK사건'을 수사했던 최재경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특별수사팀 9명이 <시사IN>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 판결을 한 것이다. 따라서  <시사IN>이 승소한 것이나 다름없는 판결이 나온 것이다.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기사에 보도된 김씨의 자필 메모와 육성 녹음이 실제 존재하는 등 기사의 허위성을 인정할 사유가 충분하지 않다"

이 판결은 <시사IN>은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김경준씨가 조사 과정에서 수사 검사로부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면 구형량을 3년으로 맞춰주겠다'는 취지의 회유를 받았다"고 보도한 데 대해 특별수사팀 9명은 "해당 매체가 허위 사실을 주장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1심에서는 명예훼손 책임을 일부 인정해 <시사IN>으로 하여금 3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원심을 깨고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을 한 것이다. 따라서 2007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과 관련 김경준의 회유 의혹은 법원의 판시에 따라, 향후 이 사건은 이명박정권의 발목을 잡는 매우 중요한 판결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된 BBK 사건은 그동안 검찰이나 언론과 방송 등이 이명박 정권과 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 사건을 기획취재한 <시사IN>은 물론 국민들의 알권리를 무참히 짓밟으며 오늘에 이르고 있었다. 정권적 차원의 사기극으로 보는 게 다수 국민들의 시각이었다. 특히 최근 검찰에 의해 조직적으로 은폐되고 왜곡되고 있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 사건이나 BBK 관련 에리카김 사건에서 드러난 것 처럼 이명박 정권은 BBK 사건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상태에서 현재에 이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이 BBK사건을 극복(?)하고 집권 3년이 지나는 동안 사법부는 거의 침묵하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마치 정권이 함부로 휘두르는 사정의 칼날을 피해 납짝 엎드려 있었던 모습이라고나 할까.

최근 4대강 사업의 허구성 등 이명박 정권의 악질적 실정이 드러나기 시작한 가운데 판시된 BBK 관련 김경준의 증언은, 향후 이명박 대통령 내지 검찰 등 관련자 모두를 국정조사 도마 위에 올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서울고법 민사19부(부장판사 고의영)의 판결 내용을 다시금 살펴보면 "기사에 보도된 김씨의 자필 메모와 육성 녹음이 실제 존재하는 등 기사의 허위성을 인정할 사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을뿐, 여전히 김경준의 자필메모나 육성 녹음이 '사실이다'라고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허위성을 인정할 사유가 충분치 않은 것과 '사실'은 많이 다르기 때문에 BBK 사건은 여전히 진행형으로, 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수 있는 조치를 했다고 볼수 있다.

 


그동안 BBK 사건은 이명박 개인으로 부터 발생한 객관적인 자료나 증언 등이 모두 무시된 초법적 사건이었고, 최근 에리카김의 기획입국 등을 참조하면 여전히 BBK 사건이 풀어야 할 숙제가 산더미 처럼 쌓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BBK 동영상이나 명함 하나 만으로 이명박을 사기꾼으로 구속할 수 있었던 사건은, 정치검찰과 언론 등이 합세하여 참여정부를 무너뜨리며 전직 대통령 까지 죽음으로 몰고 가는 등 희대의 사건이었다. 최근 실체도 없는 농협전산망 사건이나 어제 언론을 잠시 지배했던 소말리아 해적 사건이나 서태지의 이혼설 등이 난무한 이유는 결국 BBK 사건의 충격을 감춰보기 위한 이명박 정권의 언론플레이였을까. <시사IN>을 무모하게 공격한 최재경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특별수사팀 9명 등은 이명박 정권과 함께 역사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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