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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MERICA

메마른 '아마존 젖줄'의 말없는 호소를 보며

메마른 '아마존 젖줄'의 말없는 호소를 보며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포스 도 이과수'로 이동하면서 내 머리속은 온통 아마존하류의 모습으로 가득했고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폭포 이과수가 쏟아내는 물줄기가 눈에 선했다.

나는 잉카의 나라에서 본 '마드레 데 디오스 강'의 맑고 얕은 아마존강 상류의 모습을 잊지 않고 있었다.
안데스에서 발원한 그 물줄기는 쉼없이 드 넓은 평원과 밀림을 통과하여 대서양으로 빠져 나갈 때 까지
굽이굽이 흐르고 있었는데 아마존 상공을 비행하며 본 그 강들은 아마존의 젖줄일 뿐 아니라
지구촌에 발을 디디며 살고 있는 우리들의 젖줄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마누국립공원의 밀림지역에서 본 아마존정글...


그런데 그 젖줄이 요즘 말썽을 피우고 있는 것이었다.
툭하면 메마르기를 반복하고 상상할 수 없는 폭우를 쏟아내며 홍수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었다.
열대의 아마존 기단과 한대의 남극기단이 부닥치며 전선을 형성하여 비를 뿌리는 정도가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던 것이다.



말라버린 아마존하류의 이과수폭포...70년만의 가뭄이다. 화살표시까지 흐르던 물이었다.


비로소 지구는 온난화라는 이름으로 따뜻해 지고 있었으며 온난화를 부추기는 문화가 날로 심화되어 가면서
우기에 규칙적으로 내리던 비는 국지성 호우로 바뀌었고 건기에도 꾸준히 흐르던 강물은 아예 말라 버리는 이상기후를 보이고 있었다.
화석연료의 과다한 사용과 밀림의 남벌이 가져다 준 이상기후현상이었다. 


이상기후로 바짝 말라버린 이과수폭포 윗쪽 모습...이곳에서 흐르던 강물이 멎자 폭포줄기가 줄어버렸다.


2006년 9월, 고국에서는 난리가 났었다.
남미여행을 전문으로 주선해 주던 한 여행사가 예약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들은 남미현지 에이전시를 통해서 남미일주에 포함된 이과수폭포의 수량을 첵크해 달라는 연락을 주고 받았다.


이과수폭포 안내전단지 속 우리가 묵었던 호텔


남미현지에서는 '이과수폭포'로 유입되는 강물이 모두 말랐다고 전했다.
당연히 이과수폭포의 장관이 포함된 남미일주여행객들의 일정을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바닥을 드러낸 이과수폭포 윗쪽 모습


그들이 보고한 '이과수폭포가 말랐다'는 표현은 물이 너무도 줄어들어 폭포의 위용을 볼 수 없다는 뜻이었는데
한국에서는 그 표현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 이과수폭포로 유입되는 강물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했던 것이다.


이곳은 그래도 강물이 제법 모인 곳이지만 물살은 너무 약하다.


그들의 보고는 사실이었다.
이과수폭포로 흘러 들어오는 강물들은 아마존정글속을 통과한 강물이었고 우기나 건기를 번갈아 겪으면서도
최근까지 그 수량은 큰 차이를보이지 않았으며 건기라 할지라도 이과수폭포의 위용을 꺽지는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70년만에 몰아닥친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으로 이과수폭포는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며
이과수폭포에서 가까운 상파울로에서는 때 아닌 홍수가 나면서 물난리를 겪고 있었던 것이다.




  


이과수폭포의 물줄기가 곳곳에 끊어져 있다.




평소 화살표시까지 넘치던 폭포였다.


말라버린 이과수폭포의 앙상한 모습...멀리...메마른 폭포의 모습이 보인다. 검은 바위를 드러내며...


그럼에도 아르헨티나쪽에서 본 이과수폭포는 나를 블랙홀과 같은 깊은 수렁으로 빨려들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었고
여전히 그 위용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남미에서 귀국길에 오를 상파울로 공항 근처에서는 잊지못할 또다른 환경재앙의 냄새를 맡으며 우려를 했다.


바닥을 드러낸 이과수폭포의 윗쪽모습은 이과수의 위용을 훼손하기에 충분...
폭포보다 우리가 문제다. 인류에게 닥친 환경재앙이다.


그곳 상파울로에서는 온 도시가 시궁창 썩은 냄새로 진동을 했고 그 냄새들은 이방인들의 코를 절로 움켜쥐게 했다.
상파울로 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작은천에서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이 도시의 할렘가와
작은 동산들을 무분별하게 개발하면서 잘라낸 벌거숭이 산 때문에 헐벗은 모습이 눈에 쉽게 띄었다.



'포스 도 이과수'에서 만난 브라질 사람들이 한가롭게 길을 건너고 있다.
이곳에서 상파울로로 이동하며 귀국길에 나섰다.


이곳이 새까맣게 썩은 상파울로의 시내를 관통하고 있는 하천이다. 악취가 진동한다. 70년만의 가뭄 때문에...


그들 할렘가에서 흘려보낸 각종 생활하수들 때문에 호흡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악취가 풍기고 있었다.
이곳 상파울로에서는 건기과 우기의 구별은 있되 건기와 우기의 기후변화는 심각했다.



전세계는 이제 환경문제로 부터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환경문제 전문가들은 그들 나름대로 문제 진단과 대책마련에 서두르고 있다.
아래는 환경문제와 관련한 기고문에서 발췌한 내용이고 미디어다음의 뉴스에 보도된 사실이기도 하다



(중략)...기상이변의 원인이 어디에 있든지 간에 기온 상승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세계 평균 기온이 21세기 말에는 지금보다 2℃에서 5℃까지 올라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제기후변화위원회도 1990년에 비해 2100년 기온이 1.4~5.8℃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필립 존슨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 교수는 “기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살인적인 열파(heat wave)가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구가 점차 더워지고 있다는 사실은 해수면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증명된다. 현재 해수면은 매해 1.5㎜ 상승하고 있으며 1800년대 후반 이후 거의 20㎝ 가량 올라간 것으로 측정된다. 북극의 기온도 400년 만에 가장 높은 상태다.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바닷물이 팽창하는 한편 빙산이 녹아 해수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산간지방의 적설량 감소, 허리케인에 따른 강우의 증가 등도 주요한 현상들이다.

<이장훈 국제문제애널리스트>


상파울로 외곽에 있는 할렘가들...이곳은 그나마 비교적 깨끗한 곳이다.


극심한 가뭄 아니면 상상할 수 없는 홍수가 들이 닥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변화가 70년밖에 되지 않았다니 믿기지 않을 뿐이었다.



(중략)...또 기상이변에 따른 자연재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구촌의 공동 대응노력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 전 세계 주요 정치인과 학계, 업계 지도자들로 구성된 태스크 포스팀이 작성한 ‘기후변동에 대한 대응’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 보고서는 스티븐 바이어스 전 영국 교통장관과 올림피아 스노 미국 상원의원(공화, 메인주)이 공동책임을 맡고, 영국 공공정책연구소, 미국 진보연구소,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소 등이 참여했다. 보고서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2℃ 상승하면 인간생활과 지구촌은 엄청난 위험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면서 경작 불가 지역의 확대, 가뭄과 물 부족, 해수면 상승과 산림 황폐화 등 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 10년 내 인류는 돌이킬 수 없는 재난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8개국(G8)은 2025년까지 전체 전력생산의 25%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2010년까지 저탄소에너지 기술 연구비 두 배로 증액하고, 중국과 인도 등과 기후변화 대책그룹을 결성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최근 들어 기후변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핵에너지를 대안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의 생물학자 제임스 러브록 박사는 “우리는 현재 언제 실현될지 알 수 없는 미래의 에너지를 가지고 기약 없는 실험을 계속할 시간이 없다”면서 “인류 문명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안전하고도 당장 활용 가능한 핵에너지에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의 공동창립자인 패트릭 무어를 비롯해 그동안 핵에너지를 기피해 왔던 환경운동가들 중 일부도 핵에너지 이용 찬성론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는 그만큼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가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이 원전 건설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기후변화는 이처럼 식량과 에너지 및 식수 부족 등을 초래할 수 있는 국가안보의 새로운 위협 요소가 됐다. http://news.media.daum.net/foreign/others/200707/24/munhwa/v17549994.html
<이장훈 국제문제애널리스트>


남미일주를 시작하면서 본 안데스에서 사라진 빙하나 아마존 상류에서 말라있던 강들은
모두 나름의 신음을 하고 있었던 것이며 메마른 모습이었는데
예전 처음 만난 아마존의 모습은 날마다 그 모습을 대하는 사람들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아마존 상류...건기의 '마드레 데 디오스강'의 풍경

그들은 잠깐이면 다시 원상회복될 것이란 낙관적인 견해를 내 놓고 있지만
NASA가 내 놓은 자료나 환경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들의견해는 핵에너지를 사용해야 할 만큼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정부에서는 남들이 이미 폐기처분하는 한반도대운하와 같은 개발을 추진하려 있다니 참으로 딱한 현실이다.


 아마존 상류...건기의 '마드레 데 디오스강'의 풍경이다. 한줄기 강물이 조용히 아마존을 적시고 있을 뿐이다.


남미일주를 통해서 미지의 땅과 하늘과 강과 바람이 보여준 것은 태고적의 그리운 만남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미지의 땅 남미의 아마존은 이방인인 나와 혜은에게 젖줄이 말라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나를 잉태하고... 낳고... 기른... 이 땅이...
 기후변화로 인한 신음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아마존에 밤이 찾아 오고 있다. 세계기후변화에 맞서 우리는 무엇을 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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