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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신비의 섬 백령도의 '옥에 티'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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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섬 백령도의 '옥에 티' 안타까웠다


백령도는 신비의 섬이었다. 먼 발치에서 백령도 점박이물범이 헤엄치며 노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 일이었다. 우리나라에 점박이 물범 서식지가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신비의 섬이라고 말 할 수 있는데 2박 3일간의 짧은 일정 속에 잠시 둘러본 백령도의 풍광은 결코 흔치않은 절경이 틀림없었다. 백령도 점박이물범이 백령도에 둥지를 튼 것만 해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남과 북의 분단현실에서 백령도의 지리적 위치는 비교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여 자연 경관이 거의 그대로 보존된 지역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점박이물범이 살고 있는 하늬바다는 철재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거대한 수족관 처럼 고요해 보였고, 그곳에서 점박이물범들이 자유롭게 헤엄치며 먹이감을 찾고 있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그들의 존재를 미처 알기도 전에 그들은 이곳에 터전을 일구며 살아왔고 그들과 함께 선사시대 이전 부터 백령도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 해수라고 불리운 점박이물범에 관한 기록에 따르면 이러했다.


 해수 개와 비슷하지만 몸집이 크다. 털은 짧고 뻣뻣하다.감푸른 색과 황백색의 점으로 이루어진 무늬가 있다. 눈은 고양이를 닮았고 꼬리는당나귀, 발은 개와 비슷하다. 발가락이 나란히 합쳐져 있는 모양이 오리발과 같고, 발톱은 매발톱 처럼 예리하다. 물에서 나오면 주먹이 펴지지 않아 제대로 갇지 못하고 누운채로 전전긍긍하는 까닭에 항상 물 속에서 헤엄쳐 다닌다. 잠을 잘 때는 반드시 물가로 올라와서 자는데, 울눌수를 잡으려는 사람은 이때를 노려서 잡는다.


생식기는 양기를 크게 돋우는 성질이 있어 약재로 사용하며, 가죽으로는 신발,말안장, 주머니 등을 만들 수 있다. 이청의 주 [본초강목]에서는 울눌의 딴 이름이 골놜 또는 해구이며, 수놈의 생식기를 해구신이라 부른다고 했다. 구종석은 "그 모양이 개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고 물고기도 아니다. 앞다리는 짐승을 닮았고 꼬리는 물고기를 닮았다. 배나 옆구리 아래쪽은 전부 흰색이다. 몸에는 짧고 조밀한 담청백색의 털이 나 있으며, 털 위에는 짙은 검푸른 색의 점이 흩어져 있다. 가죽은 두껍고 소가죽 처럼 질기다. 변방의 장수들은 이를 많이 잡아 말안장을 장식한다"라고 했다. 이것이 곧 울눌수이다.<자료: 녹색연합>


이러한 기록들은 주로 선사시대의 기록들인데 멀게는 서기 713년~741년 전의 기록이며, 가깝게는 정약전의 <자산어보> 등을 통해 기각류 1종을 소개하고 있다. 위 기록을 참조하면 울눌수라 불리웠던 점박이물범은 지구온난화가 시작되기 오래전 부터 백령도에 살고 있던 선조들이 이들을 취하여 생활용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울눌수 가죽을 이용하여 신발,말안장, 주머니 등을 만들었다는 기록 때문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기록이 없으므로 백령도에 남아있는 유적을 통해 사실을 가늠할 수 밖에 없었는데 하필이면 그 사실이 묻혀있는 하늬바다 육상 관찰지역 코 앞에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바로 옹진군의 향토유적지인 <진촌리 패총>이었다. 

신비의 섬 백령도의 '옥에 티' 안타까웠다


바로 위 그림의 이 장소가 진촌리 패총의 존재를 알리고 있는 곳인데 이 장면을 보자 마자 덜컥 화가 치밀었다. 신비의 섬 백령도의 옥에 티 중 하나가 진촌리 패총을 함부로 다룬 모습이었던 것이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백령도 점박이물범 생태체험 투어에 나선 한 분은 아직도 이 패총이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채 반듯하게 세워둔 안내 푯말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진촌리 패총이 하수도 공사를 위해 삭둑 잘려나가면서 콘크리트 하수도 공사를 해 놓은 모습이다. 참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백령도의 옛 이름은 곡도인데 곡도에 살고있던 선사시대 이전의 사람들이 지천에 널린 굴과 섭조개를 먹고 버린 흔적이 진촌리 패총이었고 그 습관은 오늘날 까지 이어져 왔던 것인데 그 흔적을 작은 수로공사로 한방에 쓸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너무도 안타까워 안내 푯말 뒷모습을 보니 규암 자갈과 함께 켜켜이 쌓여있는 패총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는데 공사를 한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몰랐던 것일까. 옹진군청 문화관광과에 소개된 진촌리 패총 등 자료에 따르면 "백령도는 패총이 많다. 진촌리 일대 76,950평에 널려 있으며, 패각 및 역석으로 되어 있고, 크기는 길이 약 20m, 두께 2m, 높이 1.5∼2m 정도이다.

진촌리 패총은 구릉지대에서 해안쪽으로 유수가 흐르는 경사진 곳인 밭뚝밑이 깍아져 내린 단에 중간부위에서 밑부분에 걸쳐 패각총의 단면을 뚜렷이 드어내 있으며 패각총은 주로 굴과 섭조개 껍질로 이루어져 있고 그 주변에는 패각편과 도끼, 토기편 들이 산재해 있다. 특히 자기편은 청회색으로 두껍고 육중하며 문양이 있는데 조선초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백령도 진촌리 일대 대부분은 패총인 셈이다. 

백령도 '점박이 물범' 관련 포스트  나를 잠못이루게 한 백령도 점박이 물범/바다에서 바라 본 인천대교 어떤 모습일까?
/롤러코스트 보다 더 짜릿한 웨이브코스트?/소청도의 들국화 향기에 놀란 사람들/세상에 두 곳 밖에 없는 천연 활주로/콩돌 보석을 품은 보물섬 아시나요?/미주알고주알이 깃든 백령도 말미잘의 추억/천안함, 내 양심 뒤흔든 '통한의 바다'에 서다/서해의 해금강 '두무진'의 신비한 절경 두가지/백령도에 '황금빛'으로 변하는 절벽이 있다/백령도 사곶 해수욕장 '해돋이'가 특별한 이유/테마와 감동의 백령도 하늬바다 올레길


백령도 진촌리 패총이 아무리 방대하다고 하여 공사를 이렇게 하는 건 문제가 아닌가. 백령도를 신비의 섬으로 만들고 있는 모습은 천혜의 자연과 함께 까마득히 오래전 부터 이 섬에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는 역사적 기록은, 오늘날 백령도 점박이물범의 희소 가치를 만방에 알려 보호하며 백령도의 가치를 널리 알려야 할 텐데, 점박이물범 관찰 위치에서 불과 20~30m 정도의 지근 거리에서 진촌리 패총이 함부로 파헤쳐지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공사를 하면서 파낸 패총들은 위 그림속 길 하나 너머 작은 언덕에 이런 모습으로 버려져 있었다. 참 딱하고 안타까운 모습 아닌가. 그래서 공사를 하기 전 진촌리 패총의 모습을 찾아보기 위해 관련 자료를 찾다가 아래 그림 두장을 <다음카페 백령어울목>이라는 곳에서 발견하게 됐다. 그 자료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자료사진 출처(촬영 2009년): http://cafe.daum.net/backryoung1/5CY1/115?docid=mVP0|5CY1|115|20091130112007&q=%C1%F8%C3%CC%B8%AE%20%C6%D0%C3%D1&srchid=CCBmVP0|5CY1|115|20091130112007

공사전 위 그림의 풀숲을 자세히 살펴보면 진촌리 패총이 땅 속에 켜켜이 묻혀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전 백령도 점박이물범 육상관찰 위치에서 돌아온 길이 그대로 촬영된 모습이며 공사전의 패총 모습인데 최근까지 백령도 주민들이 굴을 까 먹고 버린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선사시대 이전에 백령도에서 살던 사람들의 습관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진풍경이다. 이 곳을 파헤치고 하수구를 만들었던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이곳은 "백령면 사무소에서 동북쪽으로 약 500m 떨어진 진촌리 해안의 구릉지대 밭뚝아래 표고 10m지점 일대에 걸쳐 위치해 있다. 이 패총은 1958년 서울대학교 학술조사단에서 답사, 보고서를 통해 선사시대 유적지임을 밝힌 곳이다. 패각하층부에서 채집된 타제각편석기편으로 볼 때 백령도에는 이미 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음을 말해주고 있다. 패각층은 굴.섭조개의 껍질로 이루어져 있다. 주변에 도기편, 토기편들이 산재해 있다."고 말하고 있는 곳이다.


백령도는 백령면을 중심으로 오래전 부터 사람들이 살아왔고 그곳에서 빤히 내려다 보이는 하늬바다에서 점박이물범이 서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유적지며 관광자원인가. 그러나 어느 한순간 무분별한 개발의 손길이 대를 이어 전해오던 유적지를 훼손하고 만 안타까운 모습이자 백령도의 신비를 훼손한 옥에 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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