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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백령도,심청전 보다 개미가 더 좋았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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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이 전설 보다 개미가 더 좋았던 이유?
-지루한 강의 빨리 끝내는 법-


심청전을 아시는가. 모르시는가. 백령도를 신비의 섬으로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은 백령도 만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연 경관과 함께 백령도 북단에서 바라 보이는 인당수였다. 주지하다시피 인당수는 작가미상의 '심청전 沈淸傳 '에 등장하는 고전소설 속 바다의 한 장소다. 효녀 심청이가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300석에 몸을 팔아 인당수로 뛰어든 사건이며, 심청이의 효성에 감동한 용왕님이 그녀를 다시 뭍으로 돌려보내진 후 정체 미상의 왕과 혼인하고 맹인 잔치를 열어 아버지와 다시 만나면서 아버지가 놀라 눈을 뜬다는 줄거리를 지닌 소설이다.
 
백령도에 만들어 놓은 심청각에는 심청전과 관련한 자료 등을 모아 놓고 백령도를 여행하는 분들께 소개하고 있었는데 범박이물범 생태체험 투어 둘쨋날에 심청각으로 향했다. 그림의 동상은 심청이 모습인데 참 미인이다. ^^ 그런데 포스트 제목과 같이 이곳 심청각에서 심청이의 전설에 얽힌 이야기 보다 개미가 더 좋았던 불상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부제 '지루한 강의를 빨리 끝내는 법'을 참조해 주시기 바란다. ^^    



백령도 '점박이 물범' 관련 포스트  나를 잠못이루게 한 백령도 점박이 물범/바다에서 바라 본 인천대교 어떤 모습일까?
/롤러코스트 보다 더 짜릿한 웨이브코스트?/소청도의 들국화 향기에 놀란 사람들/세상에 두 곳 밖에 없는 천연 활주로/콩돌 보석을 품은 보물섬 아시나요?/미주알고주알이 깃든 백령도 말미잘의 추억/천안함, 내 양심 뒤흔든 '통한의 바다'에 서다/서해의 해금강 '두무진'의 신비한 절경 두가지/백령도에 '황금빛'으로 변하는 절벽이 있다/백령도 사곶 해수욕장 '해돋이'가 특별한 이유/테마와 감동의 백령도 하늬바다 올레길/신비의 섬 백령도의 '옥에 티' 안타까웠다


백령도 점박이물범 생태체험 투어 일행이 버스에서 내려 심청각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투어 일행의 위치는 그림속 네모로 표시해 둔 장소다. 저 너머에 인당수가 위치해 있는 것이며 심청각은 인당수가 잘 보이는 언덕 위에 지어져 있었다. 그런데 이날은 해무가 잔뜩 끼어있어서 인당수가 잘 보이지 않았다. 심청각 관계자의 말씀에 따르면 날씨가 좋을 경우 인당수는 물론 북한 황해도의 장산곶 등이 빤히 보인다고 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카메라를 당겨봤더니 저 멀리서 희미하게 북한땅 일부가 보일 뿐이었다.


#1. 지루한 강의를 빨리 끝내는 법

그런데 문제는 심청각으로 들어가서 심청이에 얽힌 전설이며 백령도의 지리적 위치며 전략적 중요성 등 심청전을 통해 들었던 이야기 외에 안보교육 까지 겹치면서 심청각이나 심청전이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심청각에서 심청이의 전설 등에 대해 설명하시는 이 분은 심청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백령도의 지리적 위치가 대한민국의 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 까지 설명하시는 통에 나는 슬그머니 일행들 사이에서 멀어지며 심청각 입구에 있는 나무그늘 근처에서 열강(?)이 끝날 때 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때 였다.


내 발 밑에는 개미들이 줄을지어 이동하고 있었다. 나는 쾌재를 불렀다. 일행들이 열강을 듣는 동안 나는 개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내가 개미 앞에 쪼구려 앉은 곳에는 따사로운 갈 볕 대신 나무그늘이 시원함을 더해주고 있었으니 안성맞춤이었다. 귀가 아플 정도로 들었던 심청전은 대학의 국문학개론에서 조차 현대문학과 고전문학에 나타난 주인공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등에 대해 비교해 보기도 한 이야기가 아니었던가. 그리하여 심청이가 실존인물이며 그의 가계보는 이렇쿵 저렇쿵 하기도 했다. 또 심청전의 배경이나 과정에서는 구전으로 전해오던 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이다는 등 그런 이야기만 들어도 재미가 별로였을 텐데 거기에 초계함 사건 까지 등장하자 마자 개미를 발견하며 기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사람은 나 혼자 뿐만 아니었다. 일행중 한 분이 저만치서 심청각을 빠져 나오면서 내 곁으로 다가오면서 "...머 해요?"라고 물었다. 나는 손으로 개미를 가리키며 밟지 않도록 주의를 주며 강의 도중 도망친 사연을 짧게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ㅋ...저도 그랬어요 ㅋㅋ"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강사님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강사님의 흉을 보며 키득 거렸다. 그 뒷담화 속에는 '지루한 강의를 빨리 끝내는 법이 포함되어 있었다.

   
"아...나는 저렇게 지루하게 강의하시는 분을 보면 짜증나요."

"흠...그렇다면 강의를 좀 더 빨리 끝내는 법은 없을까요?..."

"...있지요. 있고 말고요.ㅋ "

나는 꽤 오래 전에 친구들과 써 먹던 지루한 강의 빨리 끝내는 법을 말해 주었다. 그러자 "ㅋ...아싸라비요~그러면 되겠네요.ㅋㅋ"하고 좋아라 했다. 별 거 아니다. 심청각에서 열강을 하시는 분은 일행들이 빙 둘러 서서 관심을 집중 시키자, 이때다 싶어서 심청이와 관련 없는 이야기들을 접속사를 대거 동원하며 신나게 열강하고 있었는데 이른바 그리고...그러나...또는...그래서...그리하여 등 접속사가 하염없이 동원되고 있었다.
 

이럴 경우 중요한 사실이 전달되었을 즈음 또 다른 접속사가 이어질 찰라, 미리 짜 둔 각본에 따라 박수만 치면 지루한 강의는 끝날 수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방법이 한번에 먹히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 다음 접속사가 이어질 찰나 다시 한번 우뢰와 같은 박수를 치면서 강의가 추가로 이어지지 못하도록 대못을 박아야 한다. 이렇게 말이다.

"ㅉㅉㅉ ㅉㅉ...지금 까지 열강해 주신 강사님께 감사의 표시로 박수를..."


아마도 이 정도면 왠만한 교수님이나 강사님들은 분위기 파악하고 대충 마무리 짓지 않겠나. 그랬더니 개미를 쳐다보며 나의 이야기를 듣던 일행 아주머님은 좋아라 키득거렸고 우리는 강의가 길어진 강사님 흉을 보고 있었다. 이런 사정은 개미 곁에 있는 우리들 뿐만 아니었다. 개미 다음에 등장하는 그림 보이나. 강의를 도망친(?) 일행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며 심청각 주변에서 기념 촬영하느라 바쁘다.


난 이때 까지만 해도 강사님이 집안의 종형되시는 분인줄 새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처음 부터 강사님이 집안의 종형되시는 분인 줄 알았다면 차마 흉을 봤을까. 아니다. 어쩌면 심청전에 등장하는 심청이 외 심청이의 아버지로 알려진 '심현' 등 강사님이 놓치고 있는 심청전의 비하인드 스토리 까지 들려 달라며 보챘을지도 모르며, 설화 속 작품의 구성이 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달라며 청중들을 더욱더 지루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래 그림을 살펴보면 금방 이해가 되실거다. ^^


문제는 일행들의 목에 걸린 이름표 때문이었다. 마침내 강의를 끝내고 나오신 강사님이 내 가슴에 걸려있는 이름을 보시더니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어디 성씨요..."라고 물으셨다. 그러고 보니 강사님의 가슴팍에 매달린 이름표의 성씨도 같았다. 그래서 "...태산경공파 38대 손..." 누구입니다라고 말했더니 강사님도 같은 후손이셨다. 

"(헉~)...아이쿠~ 반갑습니다. 형님이셨군요. ㅜㅜ "

나와 함께 강사님 흉을 봤던 일행이 이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키득 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차마 뒷담화를 하며 흉을 봤다는 이야기는 하지 못했다. 아 지금까지 나는 형님의 흉을 보고 있었네...ㅜㅜ 


#2. 심청각의 교훈 

나는 집안의 내력에 따라 형님이 된 강사가 심청각에서 열심히 심청이 등 백령도에 얽힌 전설 등을 일행들에게 전하는 동안, 심청각 곁에 전시되어 있는 대포와 탱크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대포와 탱크였지만 심청각에 전시해 둔 무기들의 포신이 향하고 있는 곳은 북쪽이었다. 두곳의 무기들은 백령도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 


나는 대포의 포신 앞에서 포신 속을 들여다 보았다. 반질반질 윤이 나야 할 포신은 녹이 쓸어있었고 포탄을 장진해도 좌표에 명중할 여력이 없어 보였다. 전시용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백령도 심청각 주변에 설치해 둔 무기는 전시용일 뿐 실전에 배치된 것이 아니므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해방 이후 체제와 이념이 다른 남과 북이 지난 65년 동안 서로 반목과 갈등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는 것일까.  


전시용 무기가 배치된 진지 곁으로 마른 풀꽃에 거미줄이 묘한 모습으로 걸려있었다.


그리고 심청각에서 제일 높은 언덕위에 탱크가 전시되고 있었는데


탱크는 금방이라도 요란한 엔진음을 울리며 케터필러를 작동하며 무한질주를 할 것 처럼 보였다.


백령도는 일반의 인식 처럼 전략적 요충지며 군인들의 섬이며 신비의 섬이라는 이름과 동떨어진 것일까.

 
심청각을 돌아서면서 심청각에서 그토록 지루해 하던 심청전 등 백령도에 얽힌 이야기를 다시한번 되새길 기회가 생겼다. 지루하기만 했던 심청이의 전설이 다시금 새롭게 조명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남과 북은 해방 이후 지난 65년 동안 반목과 대립을 해 왔는데 그 이유는 체제와 이념이 만든 헤게모니나 다름 없었다. 녹쓴 포신이 상징하는 것 처럼 실상은 형제들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싶지 않지만, 단지 체제와 이념이 다른 남과 북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반세기가 넘도록 남남 처럼 총부리를 겨누고 살아왔던 것이다. 그렇다면 백령도에 세워둔 심청각이나 심청이의 동상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건 심청전에서 심청이를 내세운 이유와 다르지 않아 보였는데 우리 눈을 맹인 처럼 가리고 있었던 체제와 이념이 아니었던가. 사람들은 심청이가 인당수에 뛰어든 이유 중 하나를 가리켜, 심 봉사가 뺑덕어멈과 오입질에 눈이 멀어 방탕을 거듭하는 동안 사채가 눈더미 처럼 불어나 무남독녀를 공양미 300석에 팔아버린 난봉꾼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설화가 시사하는 모습이다. 실상은 물리적으로 세상을 볼 수 없는 맹인이 아니었건만 영적으로는 세상 물정을 너무도 모르는 철 없는 애비였던 셈이다. 그런 그가 세상을 옳바른 눈으로 관조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 밖에 없던 귀한 딸이 뱃사람의 재물에 팔려가는 절체절명의 순간이 아니었던가.

백령도는 대한민국 서해 최북단의 고도인데 우리가 자유와 민주에 방탕(?)하고 있을 때 심청각의 심청이는 강의를 도망친 한 여행객에게 작은 교훈을 던져주고 있었다. 나와 우리를 가로막고 있었던 것은 서로 다른 가치 등에 대한 생각이었으며 사람들은 그것을 가리켜 체제와 이념이라고 했다. 강의가 지루했던 이유 또한 내 속에 잠재한 편견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 민족과 한반도를 지키는 힘은 우리 민족과 국민들을 하나로 묶는 통일된 국론이 아닌가 싶다. 나는...아니 우리의 현재 모습은 시방 인당수로 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심청각 주변에 전시된 녹쓴 무기들과 심청이의 결연한 표정 때문이었다. 


흠...다 써 놓고 보니 지루한 강의보다 더 하네 ㅜㅜ...(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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