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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다시 가 본 용산참사 현장 '책임자' 없었다


Daum 블로거뉴스
 


다시 가 본 용산참사 현장 '책임자' 없었다 


대한민국은 시방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이틀전 용산참사를 빚은 경찰의 강제진압 결과를 놓고 대법원은 재개발 반대 농성자에 중형을 선고하는 한편, 5명의 철거반대 시민과 1명의 경찰특공대의 생명을 앗아간 '용산참사'에 대해 이명박정권의 경찰에게는 면죄부를 주었다.용산 농성현장 철거민 9명에게 최고 4~5년의 징역형을 확정한 것이다.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던 날이었다. 공정한 사회와 친서민 경제살리기를 주창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본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나 할까.

대법원은 여전히 용산 참사의 가해자를 철거민으로 규정지었고, 상식을 뒤집는 판결을 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 용산참사는 누가 보더라도 경찰의 무리한 강제진압 때문에 빚어진 참사임이 명백한데도 대법원은 상식적인 판단을 뒤집고 '용산 참사의 가해자를 철거민으로 규정'지은 것이다.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가. 재개발을 반대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경찰을 앞세워 무리한 재개발 강행을 하다가 저항과정에서 일어난 불상사 원인이 철거민이라니. 이게 말이나 될 법 한가. 이명박 정권의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다는 말인가.



이에 따라 민주당의 이춘석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다. "공권력에 의한 과잉진압은 이로써 면죄부를 받았다. 국민을 테러범처럼 진압하는 행위도 보호받아야 할 권리인가. 그곳에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들은 가난한 국민이고, 우리의 이웃이었다"라고 말이다. 따라서 금번 대법원의 판결은 국가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느때든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재개발을 통한 정치적 이득을 챙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이고, 국가가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휘둘러도 국민들은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어졌다. 이게 공정한 사회인가. 

대한민국 국민 그 누구도 국가의 불편부당한 정책 등 공권력에 항의라도 하면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으니, 남의 일이라 할 수 없는 중대한 도발이 용산참사를 둘러싼 대법원의 판결이 아닌가 싶다. 특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친서민 경제살리기나 공정한 사회를 부르짖고 있던 이명박 장로정권의 이러한 모습은, 사회적 약자를 국가가 폭력을 앞세워 마음대로 짓밟아도 되는 국가폭력으로 국민이 주인인 헌법정신을 심히 훼손하고 있는 모습이자, 개발 독재자의 횡포를 만천하에 과시한 셈이다. 이런 나라나 대통령이나 정부가 필요하기나 한 것일까.

이에 대해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경찰은 1년 10개월 만에 과잉진압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며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법 정신과 상식에 맞는 올바른 판단"이라고 대법원의 판결을 추켜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또 관련 소식을 전한 중앙일보는 22면에서 대법원의 판결 소식을 전하며 "사회적 약자라고 해도 불법 행위까지 보호받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말하고 있다. 참 가관도 아니다. 

용케도 조선일보는 빠졌는데 중앙과 동아의 이러한 모습은 이명박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분명히 하고 있는 언론이 누구인지 확연히 드러낸 것이자, 그들 스스로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지지하고 나선 모습이어서 우리 사회에서 퇴출되어야 할 사람들이나 집단이 누구며 어느곳인지 잘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중앙이나 동아나 이명박 정권의 이러한 판단을 보면 최소한 국가관이나 사회관이 결여된 집단이나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차마 인간으로써 할 말이 아닌것 아닌가.

사고 원인을 제공한 국가나 특정 정권이 사고결과를 통해 불법행위 운운할 수 있는 뻔뻔스럽고 가증스러운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니. 참 기막히는 일이다. 용산참사의 가해자는 엉뚱하게도 재개발에 반대하는 철거민들이었고 살인진압의 책임자는 그 어느곳에도 없는 모습이다. 이게 대한민국이며 이명박정권의 본래 모습인가.



포스트에 등장하는 그림과 영상은 지난 9월 초 용산참사 현장을 다시 가 본 모습인데 대법원의 옳바른 판결을 기다려 뒤돌아 보고자 했던 게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됐을까. 용산참사 당시 긴박했던 모습은 언론 등을 통해 영상과 사진을 통해 확인되었지만, 참사 현장인 남일당 건물 내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 현장을 돌아봤다. 

다시 가 본 용산참사 현장 '책임자' 없었다


지난 9월 초 용산 전자상가에서 볼 일을 마치고 돌아서는 길에 용산참사 현장이 궁금했다. 용산역에서 지근거리에 참사현장이 있었으므로 한번 가 보기로 했다. 멀리서 본 남일당 건물 곁에는 사람들이 얼씬도 하지 않았다. 그럴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12월 30일, 정운찬이 보따리를 쌀 무렵쯤 용산참사는 345일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장례식을 치룰 수 있었다. 사고난 후 거의 1년 만이었다. 당시 정운찬은 이렇게 말했다.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총리로서 책임을 느끼며 다시 한 번 유족 여러분들께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


총리가 유감을 표한 그 장소는 5명의 철거반대 시민과 1명의 경찰특공대의 생명이 숨져간 참으로 안타까운 장소이자 국가공권력이 사망사고의 빌미를 제공한 끔찍한 만행의 장소이기도 했다. 남일당 건물 앞에 다다르자 엄동설한에 티비로 생중계 되는 가운데 소방호스로 물을 뿌려대며 컨테이너를 통해 철거민들의 망루가 있던 남일당 4층으로 진입하던 장면이 눈에 선했다.   


그곳에는 우리 가난한 도시 빈민들이 재개발 반대를 외치며 경찰특공대에 맞서고 있었다. 경찰특공대가 무리한 진압을 하지않고 16조원이나 되는 빚을 서울시민들에게 안겨주고 있는 도시재개발을 강행하지 않았다면 사망사고가 일어났을까. 경찰이 컨테이너에 몸을 의지한 채 망루로 다가서는 순간 망루 한쪽에서 갑자기 불길이 번졌다. 그곳에는 철거민들이 꼼짝없이 갇힌 곳이었다.


용산참사 철거민들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사용했던 건물에 들어서자 마자 벽 한편에는 '강제진압 사죄', '책임자 처벌', '살인진압 사죄' 등의 문구가 적힌 글이 쉽게 눈에 띄었다. 남일당 건물 내부로 진입하는 데는 별 어려움이 없었다. 외부에 철제 담장을 설치해 두었지만 한쪽 모퉁이는 열려있었고 아무도 참사현장을 지키는 사람이나 출입을 제한하는 표시가 없었다.


그런데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서는 순간 아직도 그을린 연기 냄새가 나는듯 했고 복도는 시꺼멓게 그을려 있었다.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참사 현장을 둘러보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대낮이었지만 참사 유족 등이 이 건물에 머물며 겨울을 나는 동안 뻥 뚫린 창틀 등지에 바람막이를 설치해 두어 복도는 생각보다 어둠컴컴 했다.


그리고 계단을 따라 발길을 옮기던 중 계단 앞에서 괘 오래 서성거렸다. 계단은 인화물질이 없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검게 그을린 흔적인데 관련 자료 등에 따르면 망루에 있던 철거민들이 경찰들의 진입을 막고자 시너를 쏟아 부은 흔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는 자료는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계단의 그을린 흔적을 참조하면 옥상에서 발화된 불이 소방호스가 뿌린 물과 함께 계단으로 흘러내리며 계단을 그을렸을 것이라는 게 쉽게 유추되기도 했다. 옥상에 뿌려진 시너는 물과 함께 이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서 불길이 번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불길이 얼마나 심했으면 콘크리트로 만든 계단의 조직이 과열에 터져나간 모습이다. 시너를 얼마나 뿌려야 이렇게 될 수 있을까. 그을린 흔적을 보면 참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 계단은 소방호스가 뿌려댄 물 때문에 화염에 휩싸여 있었을 것이며, 설령 망루에서 탈출하고 싶어도 탈출할 수 없는 지경으로 변했을 것이다. 망루에서 숨져간 도시 철거민들은 오도 가도 못한 채 옥상에 갇혀있었던 것이다. 


경찰특공대가 진압을 하기로 작정했다면 철거민들의 탈출구는 만들어 놓고 진압을 하는 게 옳은 일 아니었나.


건물 주변에 투신을 방지하기 위한 매트리스는 물론 비상 탈출구를 만들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옳았을 것이지만


시너로 무장(?)한 도시철거민들에게 무리하게 접근하며 진압작전을 편게 화를 부른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던가. 


3층 계단을 지나 참사 현장으로 가 보고 싶었지만 그곳에는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다. 자물쇠가 굳게 잠겼고 수사중이라는 표시가 나 붙어 있었다. 뒤돌아 가야했다. 그래서 당시 용산참사 화재현장에서 현장검증을 한 자료를 끄적여 보니 화재현장의 모습은 이랬다.


검증은 건물 뒤편 주차장에서 시작해 1층에서부터 망루가 설치돼 있는 5층 옥상까지 올라가며 진행됐다.건물 내부는 농성 중이던 철거민과 이를 진압하려는 경찰의 목숨을 앗아간 화마(火魔)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1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너비는 1m에 불과해 많아야 2명이 올라갈 수 있을 정도였고 통로 벽면은 검게 그을려 있었다. 내가 본 그 모습 그대로 였다.


또 바닥에는 당시 화염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난 유리 파편들과 화염병으로 추정되는 소주병 등이 발디딜 틈도 없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특히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경찰 진입을 막기 위해 철거민들이 설치한 철제 장애물이 일부 남아,
참사 당시 철거민과 경찰의 '사투(死鬪)'를 짐작할 수 있게 했다.

현장 검증의 마지막 순서는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옥상 망루.


이제 원형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된 채 흉물스럽게 방치된 망루는,
기본골격인 쇠파이프가 젓가락처럼 휘어지고 외벽으로 추정되는 함석판 역시 종잇장처럼 구겨져 있었다.


내부 가장자리에는 가스통 5개가 나란히 서있고 곳곳에 벽돌과 화염병, 골프공들이 널려 있어 당시 아비규환의 현장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검찰은 "농성자들이 망루 4층 계단 부근에서 경찰을 향해 시너를 대량으로 쏟아부은 뒤 화염병을 던지면서 망루 3층에서 불이 번졌다"고 말했다.


검찰은 심지가 꽂혀 있는 화염병을 가리키며 출입구 쪽이 발화점이라고 주장했지만,
 변호인은 해당 화염병이 사용된 것인지 알 수 없는 만큼 발화점이 어딘지 알 수 없다고 맞섰다.


검증이 끝난 뒤 한 부장판사는 "검증 결과를 토대로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남일당 주변에는 경찰 병력 1개 중대가 외부인의 진입을 철저하게 통제했고, 건물 1층에 분향소와 천막 등을 마련해 놓은 철거민들은 "검찰은 수사기록을 공개하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 자료는 연합뉴스'가 보도한 기사내용이다.


남일당 건물 4층 까지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하나 였다. 도시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이들은 여전히 오갈데 없었던 우리 이웃들이었고 참사 당일 날 마저 이들은 경찰특공대의 포위망에 갇혀 어디로 피할 곳 조차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명박 정권의 경찰특공대는 왜 무리한 진압작전을 폈던 것일까. 그들을 남일당 건물에서 내 쫒으면 16조원에 이르는 서울시 빚이 탕감되고 서울이나 대한민국은 G20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다는 허상을 심을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까. 용산참사는 왜 일어났을까. 용산참사는 용산 일대에 대한 재개발 과정에서 이에 반발하는 시민들을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그렇다면 바로 그 용산 재개발 과정은 정당한 것이었을까? 라고 반문하고 있는 기사가 '미디어오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1941 '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용산재개발사업에 대해 법원은 최근 '중요한 판결'을 내렸다. 서울신문 11월 4일자 9면에 실린 <고법 "용산참사 4구역 개발 무효">라는 기사의 일부분이다.

"'용산참사'가 발생한 서울 용산 국제빌딩 4구역의 재개발 계획이 무효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용산 4구역은 지난해 1월 재개발 반대 시위를 하던 세입자들과 진압에 나섰던 경찰 등 6명이 희생당하는 참극이 일어났던 곳. 대법원에서도 무효 판결이 날 경우 무리한 재개발 추진이 참사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참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다. 이에 대해 미디어 오늘이 말하고 있는 결론이 의미심장하다. "용산참사를 빚은 해당 지역의 재개발 자체가 '무효'라면, 6명의 생명까지 앗아간 경찰의 강제 진압은 무엇을 위한 공권력의 행사였던가. 용산재개발이 무효화 된다면 죽은 이들은, 또 그 유가족들은 어디에 그 원통함을 호소할 것인가?"라고 말이다. 국가와 특정 정권과 그들이 휘두르고 있는 공권력은 있었지만 책임을 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게 대한민국이며 이명박정권의 본 모습 인가.

4대강 사업이나 천안함 사건 등 굵직한 이슈 외에도 최근에는 별의 별 이슈가 다 등장하며 포악해진 이명박정권의 모습을 보면 막장정권이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리는데, 국가가 국민들을 외면하고 정권유지만을 위한 횡포를 일삼을 때 역사는 반드시 포악하고 부정부패한 정권을 심판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날이 하루 하루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시방 무정부 상태 처럼 책임자가 없는 나라에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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