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도 위성 DMB 장치가 있다?
우리 인간들은 스스로 만물의 영장이라고 부른다. 영장이란 만물 중에 가장 스마트한 동물이라는 뜻일까. 그런 스마트한 인간도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 폰'과는 비교가 안되는 것 같다. 스마트폰은 똑똑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울트라파워를 지닌 기계다. 얼마나 똑똑하고 강력한 파워를 지녔으면 인간들 스스로 그를 창조해 놓고도 슬슬 걱정을 하고 있다. 얼마전 물난리가 났는데 방송에서 이 상황을 전파로 쏘아 올리기도 전에 스마트폰이 먼저 위성 DMB를 통해 실시간으로 물난리 현장을 세상에 전파했다. 당황한 방송은 스마트폰이 쏘아 올린 전파가 담긴 인터넷 내지 스마트폰 또는 트윗의 정보를 그대로 배껴서 방송으로 내 보냈다. 이런 현상은 물난리가 아니라 해운대 화재 사건이나 각종 집회 현장등 사람들이 살고있는 어떤 공간에서도 송수신 단말기에 접촉만 되면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정말 똑똑한 기계며 그 기계를 만든 인간은 만물의 영장으로 불리울만 하다. 불과 수백년 전만 해도 한양에서 일어난 물난리 소식을 부산에서 전해들으려면 최소한 한달은 걸리지 않았을까. 그때 이미 지나간 사실을 두고 뒤늦게 '한양에서 물난리 낫다며?'라고 뒷북을 치고 있을 걸 생각하니 우습기도 하다. 그러나 스마트한 기계를 만든 인간들이 스스로 잘난채 하고 있는 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사실은 없었던 것일까. |
이런 작은 궁금증은 얼마전 함양의 상림숲 곁에 있는 자연학습장의 연지를 방문하면서 부터 였다. 인간들이 만들어 놓고 스스로로 놀랄 정도로 발전된 과학기술 앞에서 식물이나 동물, 그러니까 만물들의 존재는 정말 인간들의 시각으로 봤을 때 '허접한' 것들일까. 연지 앞에서 연蓮을 바라보니, 가을이 되면서 꽃잎이 떨어지고 잎이 시든 자리에는 연밥이 익어가고 있었다. 그 풍경을 보니 위성 DMB 수신장치인 파라보라 안테나가 언뜻 떠 올랐다.
어쩌면 생김새 까지도 파라보라 안테나를 쏙 빼 닮아 연지를 돌아보며 위성 DMB를 닮은 연밥과 연닢을 카메라에 마구마구 담았다. 식물들도 우주에서 날아드는 신호를 수신하며 연꽃을 피우고 또 연밥을 만들고 있었던 게 아닌가. 우리는 그런 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며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성장하고 열매를 맺는 등의 메카니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한 기계를 가진 인간들 조차 연밥이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적절한 정보를 코드화 시키지 못하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굳이 연이나 수련을 습지나 연지에서 키울 필요도 없지 않겠는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스마트폰 처럼 위성 기지국 등지에서 쏘아올린 전파나 특정 신호 등을 수신하여 식물이나 동물을 행복하게(?) 키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상상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나 我'라는 인간을 얼마나 초라하게 만들고 있었는지 모른다.
만물의 영장이 최근에 만들어 낸 똑똑한 기계는 생각보다 멍청했고 사람들의 능력을 제한하는가 하면 인간을 기계에 종속 시키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게 뭔가. 위 그림에서 잠시 살펴봤겠지만 스마트폰을 움직이는 시스템은 알고보면 매우 간단하다. 기지국에서 송출된 신호를 위성에서 분배하면, 요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네비게이션 내지 인터넷으로 전송되어 현대인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편리' 가운데서 우리 인간의 능력이 점차 잠식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게 '오감(五感, five senses)'이라는 능력이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오감은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등의 5가지 감각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며, 이러한 감각기관에서 얻어진 정보가 지식으로 축적되어 오늘날 똑똑한 기계를 만들어 내는 기반이 됐다. 그런 능력이 뛰어난 게 인간이며 만물의 영장이라고 할 것인데, 똑똑한 기계만 놓고 보니 오감 중에 시각이나 청각 등 몇가지 기능외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스마트폰을 입으로 핥거나 코로 킁킁 거리는 따위를 말하는 게 아니라, 오감이 만든 지적 능력으로 인간들 끼리 소통하는 것 외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능력은 아예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를 테면 감성이 사라진 자리를 이성 홀로 남아 똑똑한 채 하고 있는 현상이 오늘날 인간들의 자랑거리인 '똑똑한 기계'가 아닌가 싶다.
따라서 눈 앞에 펼쳐진 연밥들의 모습을 살피며 식물들도 참 위대한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며, 인간들이 위성 DMB 등 디지털 과학에 열중하고 있는 동안 아나로그 세상에서는 여전히 광대무변한 우주와 소통하고 있는 모습이 현대에 사는 나를 초라하게 만든 것이다. 인간들이 거시적 세계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동안 미시적 세계의 만물들은 여전히 우주를 숭배하며 먼 하늘을 우러러 결실의 흔적을 내 놓으며 감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연의 결실인 연밥을 통해 잊고 살거나 잃어버린 감성을 되찾는 여행을 떠나보시기 바란다. ^^
식물에도 위성 DMB 장치가 있다?
쉿!~...귀를 기울여 보세요...연밥들의 소곤거림이 들리지 않으세요? ^^*
시끄럽다. 뭔 잔소리가 그렇게 많나.
빨리 방 빼라.
옆집 봐라. 벌써 방 뺏다.
흠...넌 왜 개개나.
요것들 봐라.
눈치 볼 거 없다.
10월 이잖아.
흑흑...ㅜ
...우린 아직 태양님의 따사로운 황금가루 열정과 달님의 차갑지만 냉철한 은가루 사랑을 더 쬐야 돼요. 그래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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