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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손학규가 껴 안아야 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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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가 껴 안아야 할 사람들


손학규는 '피델 카스트로 Fidel Castro' 가 될 것인가 아니면 '체 게바라 Ernesto Guevara de la Serna'가 될 것인가. 민주당의 새 대표가 된 정치인 손학규를 보면서 민주당이 손학규로 부터 구원을 받았는지 아니면 손학규 때문에 나락으로 빠질 것인지 등을 생각하며 잠시 혼란에 빠졌다. 얼마전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는 의외의 결과를 낳았는데 어쩌면 별 무리없이 당권을 쥘 것이라고 생각했을 두 정씨 정세균.정동영은, 조직적 열세에 있었던 손학규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최종 득표결과를 보면 손학규 후보 21.4%, 정동영 후보 19.4%, 정세균 후보 18.4% 순이었다. 또 손학규 후보는 손학규 후보는 대의원 투표와 당원 여론조사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비록 근소한 차이이긴 하지만 손학규 후보가 승리를 한 요인은 '바람'외 다른 이유는 없었을까. 이에 대해 언론들은 '탈지역, 탈계파'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고 손 대표는 수락연설을 통해 "(당원들이) 손학규를 선택한 것은 승리의 의지를 전국민들에게 선언한 것이요. 이명박 정부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며 "우리는 이제 2012년 승리로 전진해 나갈 것이고, 혼신의 힘을 다해 민주진보세력 승리의 역사를 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학규의 수락연설 중에 눈에 띄는 대목이다.


전당대회 투표결과는 놓고 보면 최소한 민주당에서는 정치적 세력에 의존하던 계파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며 특정 지역 등에 연고를 둔 정치인 내지 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내린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 정당대회는 마치 각본 없는 드라마 같은 개혁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당리 당략이나 계파간의 이익을 더는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말이며 그렇게 해서는 2012년 대선에서 필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깔려있었던 것일까. 

작금의 대한민국의 정치상황은 거짓말이 상식화된 장애정치를 통해 특정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있고, 국민들은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정권이 권력을 사유화 하는 것은 물론 정당정치나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이 소수의 정치인들을 통해 변질되거나 심히 왜곡되어 있었는데, 의석수가 작은 야당의 입장에서 볼 때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특히 국론분열의 상징이자 망국적인 4대강 사업 등은 국민들의 바람이 완전히 무시된 채 그들만의 잔치로 국부를 유출하고 있거나 국토를 훼손하고 있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천안함 사건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의혹 등은 권력이 특정 정권을 위한 일이라면 거짓을 통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다는 매우 위험한 모습이다. 모두 특정 정치인들 내지 계파나 당리당략만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었고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말이다.
 
이런 등식은 민주당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마도 금번 전당대회에서 2.3위로 밀려났거나 순위 밖으로 밀려난 당권도전자들 또한 그들과 크게 다른점이 없었다는 게 손학규를 당 대표로 내세운 민주당 당원들의 표심이 아닌가 싶다. 따라서 손학규가 민주당의 새로운당 대표가 되면서 당원 등 국민들에게 선포한 수락연설 속에 남아있는 숙제가 무엇인지 잠시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현재 까지 민주당은 별 문제가 없는 한 2012 대선 까지 손학규 체재로 운영될 것이나, 그가 수락연설에서 밝힌 '민주진보세력 승리의 역사' 때문에 손학규 앞에 놓여있는 난제가 무엇인지 단박에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주지하다시피 손학규의 정치 경력이나 발언을 참조하면 그가 말한 민주진보세력의 승리 운운하는 모습은 매우 정치적인 수사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 손학규는 민주진보세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령 그가 민주세력인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진보세력 내지 진보주의자는 아니기 때문에 그의 연설을 참조하면 지난 6.2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이 반드시 참조돼야 마땅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6.2지방선거의 과정과 결과를 보면 민주당 독자적으로 정부 여당에 맞서면 필패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고, 서로 정치적 이해가 다른 야권이 연합했을 때 그 힘이 증폭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손학규 앞에 나타난 숙제는 맨 먼저 정치적 이해가 다른 야권을 하나로 묶어내야 하는 과정이 남아있고, 손학규의 발목을 잡는 정치이력에 대한 반성을 반드시 필요로 하고 있다.

그 첫 행보가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가 아니었나. 그는 참배현장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당 대표로 이 자리에 와서 노무현 대통령께 송구스런 마음이다. 내가 정치적 입장을 달리했을 때(경포대 발언) 국가원수였던 노무현 대통령께 인간적으로 용서받을 수 없는 결례를 범한 사실을 다시 떠올리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생각했다. 고뇌하고 고민하고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지금도 있다"며 봉하마을 방문 소회를 밝혔다. 아마도 이런 손 대표의 반성은 손 대표 뿐만 아니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하고 있었던 사람이나, 현재 민주당에 남아있는 사람들 조차 같은 반성의 마음을 가져야 마땅하며 진심으로 그들 정치이력에 등에 대해 참회하는 마음이 없다면 국민들은 여전히 민주당에게 30% 이하 정도의 지지율로 등을 돌릴 것 같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프리미엄 만으로 살림을 살아가는 피델 카스트로 같은 사람들이었을까.  

쿠바혁명으로 잘 알려진 피델 카스트로나 체 게바라는 서로 다른 정치적 이상으로 우리들 기억속에 남아있다. 그 중 한 사람은 아직도 생존해 쿠바를 이끌고 있다. 카스트로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은 오래전에 죽었다. 그러나 역사는 참 아이러니 한 게 아직도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실체를 망각하고 있는가 하면 이미 죽은 권력에 대해서는 성자 이상의 존경과 그리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가 체 게바라다. 시사하는 바 크지 않은가. 정치인이 자신의 정치적 이해 득실만을 따져 장수하려고 마음 먹는 순간 이미 국민들은 그들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늘날 여당이나 야당의 국회의원 다수가 그런 모습이 아닐까. 그런 사람들이 즐비한 대한민국의 정치판에 체 게바라의 어록 한줄이 갖는 의미는 어떨까. 체 게바라는 남미여행을 통해서 한 경찰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다.

          " 마음만 먹으면 나는 부자가 될 수도 있다...환자들이 즐비한 과테말라에서 병원을 차린다면 충분하다." 


다 아시는 것 처럼 의사 출신인 체 게바라가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라면 부자도 될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아무때나 병원을 차려 넉넉한 삶을 꾸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장면에서 떠 오르는 게 없나. 이미 죽은권력인 노무현의 삶이 그랬다. 어쩌면 그가 대통령이 된 게 개인의 삶은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 로펌을 통해 변호사 수익만으로도 그는 가족들과 단란한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내 안에서 싸우는 두 명의 나(사회개혁가와 여행자) 모두를 배신하는 끔찍한 일이 될 것이다."

...라고 말한 체 게바라 처럼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삶을 버리면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선택을 하며 우리들 기억속에 오래토록 지워지지 않는 '바보 대통령'으로 남아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카스트로는 정치를 택하여 권력을누리고 있었지먼 오늘날 쿠바인들의 삶은 나아진 게 없었고, 체 게바라의 선택은 그런 정치가 아니라 진정한 개혁을 위해 볼리비아로 떠난 게 그의 마지막이었다. 피델 카스트로의 정치적 행보나 체 게바라의 어록을 통해 손학규가 껴 안아야 할 사람들이 누군지 단박에 떠오르지 않나.

그 사람들이 민주진보세력이고 손학규가 수락연설에서 밝힌 '민주진보세력의 승리의 역사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선전포고'가 아닌가. 따라서 손학규는 민주당 스스로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것은 물론, 민주노동당이나 참여신당 등 정치적 이념이나 노선이 다른 사람들 모두를 하나로 엮지 못한다면 결코 차기 대선의 환상은 환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국민들을 환멸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있는 정부 여당과 달라야 하는 이유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그나마 그런 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표심이 그런 게 아니겠나.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성공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개인적 승리에 불과하다. 나는 라틴아메리카 전역을 여행했고 거기에서 빈곤과 기아, 질병에 죽어가는 무리들을 보았다. 나는 돌이킬 수 없는 길보다는 돌아오지 않는 길을 선택하겠다.-체 게바라-"

오늘날 우리가 미완성의 위대한 혁명가 체 게바라를 그리워 하는 건 단지 사회주의 국가를 꿈 꾸는 게 아니라, 정치인들과 부자들만의 세계를 위한 정치에 환멸 때문에 새로운 질서를 꿈 꾸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 일을 맨 먼저 노 전대통령이 온 몸으로 보여주었으므로 손학규의 민주당은 매일 매일을 이명박 정부나 한나라당의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부정부패한 모습을 거울 삼아, 뼈를 깍는 노력으로 민주진보세력을 한 곳에 집결 시키고 껴 안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는 국민들의 요구가 어떤 것임을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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