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수선'하는 우리이웃의 대통령...
어디있나 했더니...
제가 한평도 채 안되는 이 가게를 만나게 된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평소 이런 가게를 수없이도 마주쳤건만 그 때는 왜 제 마음에 썩 와 닿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행운을 얻게되었다면 '로또'와 같은 요행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란것 쯤 벌써 눈치 챘을 것입니다.
구두수선을 주로 하는 이 가게주인이 너무 행복해 보였던 것은 다름이 아닙니다.
그저께 이 가게 곁을 지나다가 한 할머니께서 방문하여 구두수선을 위뢰하고 있었는데
이 가게주인이 얼마나 친절하게 손님을 밎이 하시는지 할머니가 너무도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작은가게의 주인은 할머니가 잘모르시는 부분까지 세세하게 설명해 드리며
"...걱정하지 마세요...제가 알아서 잘 해 놓겠습니다."라는 말을 덧붙여 할머니를 안심시키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가게를 저만치 지나치다가 이 가게 주인이 행하고 있는 아름다운 모습에 반하여
가던길을 되돌아 와서 이 친절한 주인을 만나게 되었고 짧은시간 그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일을하신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그는 환하게 웃으며 제게 답을 했습니다.
"ㅎ...20년이 다되었습니다...무슨일 때문에?..."
"...이곳을 지나치다가 선생님께서 너무 친절하시고 표정이 밝으셔서 뵙고 싶었습니다."
"...허...ㅎ...별말씀을 요. 당연한 일인데요. 뭐...손님한테 친절하지 못하고 제가 열심히(성실히)안하면
...누가 제게 이 일을 맡기겠습니까?...20년동안 그렇게..."
그의 밝은 표정에서 묻어나는 행복감과 달리 수선을 오랜동안 해 온 그의 손은 굳은살이 박힌 거친 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한마디식 내 뱉는 언어들은 그와 함께 삶을 같이 해 온 '수선용재봉틀'이 수놓는 한땀한땀 처럼 흐트러짐이 없었고
잘 닦아 놓은 구두광택과 같이 상큼한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제게 촬영을 허락한 그는 재빠른 손놀림으로 '하이힐' 뒷꿈치를 수리하던 중 곁에 놓인 주전자를 가리키며
"...(기왕에 촬영 하는 거)...이 주전자를 좀 찍어 주시죠?...ㅎ..."했습니다.
그가 팔을 내 뻗으면 손에 잡히는 공간 한모퉁이에 찌그러진 주전자가 있었고
이 주전자는 그와 20년동안 생사고락을 함께 해 온 너무도 소중한 '애장품'이자 이 가게에 없어서는 안될 도구였습니다.
돌아설 자리도 없는 이 가게에서 20년동안 일하는 동안 그가 유일하게 하는 사회활동은 '조기축구회'에 나가는 일이 고작이었지만,
제가 볼 때 그의 직업은 사회봉사의 차원을 넘어 이웃을 향하여 행복을 전달하고
세상을 살다가 다 닳아 빠진 '행복을 수선해 주는 대통령'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우리이웃들 대부분이 잘하지 못하는 일이고 힘이드는 동시에 큰돈이 되지않을 뿐만아니라
너무도 천하게 느껴지는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제가 그동안 이런 '일터'를 지나치면서 아무런 느낌도 가지지 못한 이유가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경제가 나아지고 우리가 살만해 지면서 사람들은 '새것'에 대한 욕심들이 너무도 많아졌습니다.
그리하여 '애착'이 가는 정든 물건들은 '낡았다'는 이유로 함부로 내다 버리는 일이 잦아졋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이웃에는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한 물건 등에 애정어린 손길을 더하며 소중함을 일깨우는 분들이 많아서
수선과 같은 과정을 통해서라도 오랜동안 사용해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행복을 수선하는 이 분 처럼 그들 마음을 잘 헤아리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이 가게의 주인을 보면서 '행복을 수선하는 우리 이웃의 대통령'이라는 생각이 문득 든 것은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들의 대통령도 국민들 대하기를 이 분 처럼 했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국민들도 이곳을 드나드는 손님처럼 '믿고 맡기는' 풍토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욕심이란 가지면 가질수록 눈덩이처럼 커지는것이며 마침내 그 허상을 드러내고 눈녹듯 사라질 텐데
우리 국민들의 헤진 마음들을 잘 수선하지 못하는 정부나 우리정부가 하는 일을 불신하는 국민들 모두...
지나친 욕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봤던 것 입니다.
저는 오래되어 낡고 작은일터 하나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이웃을 가진 이 동네가 부러워졌고
축복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너무 이상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요?
10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만남 속에서 그가 제게 남긴 기억은 너무 행복해 보이는 '환한 얼굴'이었습니다.
이 가게를 돌아서다가 가게 한쪽구석에 쌓인 우산과 양산들을 가리키며 한마디 더 던졌습니다.
"...선생님...저 우산들도 수선을 맡기신 것입니까?..."
"ㅎ...아...네...고치려고 놔 두었지만...요즘 저 부속품들이 나오질 않아서요...ㅎ"
인사를 건네며 돌아서는 길은 너무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마도 이집을 방문 하시는 분들도 저와 같은 행복을 느끼며 이 가게를 나설 것입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그가 마지막으로 제게 말한 한마디가 자꾸 떠 올랐습니다.
"...부속품이 없어서..."
우리 이웃들의 행복을 수선해 줄만한 대통령을 가지지 못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부속품들이 뜻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여러 생각들이 스쳐가기 시작했으나 금새 그런 생각들은 그의 '환한 얼굴' 때문에 지워지고 있었습니다.
(우리들의 대통령도 우리의 행복을 수선하는 참 고마운 대통령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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