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끊어진 '태안행'승강장 너무 쓸쓸해 보여

발길 끊어진 '태안행'승강장 너무 쓸쓸해 보여

어제 오후 8시경,
 충남 당진을 다녀 오면서 당진버스터미널에서 본 서산 태안행 승강장의 모습은 너무도 쓸쓸해 보였다.

이 맘때 쯤이면 많이도 붐빌 이곳 버스터미널의 모습은 인적이 끊어진 상태에서
승강장을 밝히는 작은 등하나가 서산 태안행 방향을 알리고 있었을 뿐이다.

뒤돌아 보면 오래전의 사고 같은데,
불과 두달전인 작년 12월 7일 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홍콩 선적의 허베이스피리트Hebei Spirit호와
삼성물산소속 크래인부선을 끌고가던 예인선이 거제로 끌고 가다가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가까운 곳에 정박중이던 이 유조선과 충돌하면서
유조선탱크에 있던 원유중에서 12,547kL를 태안해역으로 유출시킨 '삼성의 기름유출사고'였다.

이 사고로 인하여 전국민적인 관심이 이곳 태안으로 쏠리면서 태안은 원유로 부터 오염된 바다는 물론이고
태안하면 먼저 떠 오르던 아름다운 바다는 사람들의 기억으로 부터 멀어져 갔고 '오염지역'이라는 대명사를 얻게 되었다.

1백20만명이라는 자원봉사자가 다녀 가면서 단시간에 기름유출의 대부분을 제거했지만
아름다운 해변과 갯바위를 오염시킨 이 기름유출 사고는 이곳 주민들의 마음을 더 황폐하게 한 사건이었다.

사고를 내고도 뻔뻔스러운 '삼성'이나 늑장대응으로 일관한 '정부'는 말할것도 없고
이곳을 다녀간 대통령이나 차기대통령당선자나 유력한 정치지도자들 조차 지금은 이곳으로 부터 관심이 멀어지며
이곳 어촌주민들과 관련 업체들은 최소한의 생계조차도 힘들어 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수선한 정권교체시기 때문인지  '삼성의 기름유출사고'는 그 원인규명과 피해주민들의 보상대책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지금 이 시각 까지도 피해주민들의 생계비지원의 규모나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곧 들어 설 새정부는 새정부대로 새로운 정부(?) 구성을 위한 헛발질만 계속하고 있다.

새정부의 일은 당연히 새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지만
새정부도 우리 국민들을 위한 정부인 만큼 참여정부에서 일어났던 사건 사고나 진행중인 정책에 대해서는
무조건 새롭게 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에서 벗어나서 못다한 민생문제를 먼저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 주어야 할것이다.

작금에 일어나고 있는 이슈들은 모두 대통령직인수위에 관한 것들이고 그 사안들은 모두 우리들의 미래를 위한 정책들일것인데
그러한 정책도 중요하겠지만 아직 방제나 보상도 끝나지도 않은  '삼성의 기름유출사고'와 같은,
 가까운 과거의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해를 넘기며 시간을 넘기며 책임과 보상한도를 떠 넘기는 작태들은
곧 다가 올 총선이나 각종 국민여론을 더 악화 시킬 뿐이다.

당진의 시외버스터미널 승강장에 꺼져있는 불빛과 인적이 끊긴 이곳에서 본 '삼성의 기름유출사고'의 여파가
이곳 시외버스터미널까지 미처있다는 생각을 하면 그저 가슴만 아플 뿐이다.

내일 아침이면 우리민족의 최대명절이라고 하는 '설날'을 맞이한다.
 '삼성의 기름유출사고' 때문에 쓸쓸한 명절을 쇠고 있을 태안주민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해 드린다.

태안군민 여러분! 어려우신 가운데... 명절 잘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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