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속에 놓고 내린 '슬픈사연'
지하철을 자주 탈 기회가 없는 오늘 정오경,
3호선 전철안은 대만원이었고 어디로 떠나는지 그들의 손에는 보따리들이 하나씩 들려 있었다.
자동차를 가지고 외출하고 싶었지만 대목아래 서울시내는 너무도 혼잡하여 지하철을 이용한 것이었는데
좌석이 없어서 문간에 서서 사람들의 모습을 살피고 있노라니 별의 별 모습의 삶의 흔적들이 묻어나고 있었다.
제일먼저 면도기를 '땡처분'하며 싸게 팔겠다는 사람이 다녀가고
그 다음에 우리들 귀에 익숙한 음악이 들려오면서 '씨디'를 파는 한 아저씨가 다녀가나 싶었는데
그 아저씨의 모습은 승객들에 묻혀 보이지 않고 음악만 들렸다.
...
But I owe you
the sun light in the morning
and the nights of all this loving
that time can't take away
And I owe you
...
그때였다.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한 작은 꼬마가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다음칸으로 가려 했던지 내 앞을 스쳐 지나고 있었다.
그리고 곧 이어서 작은 가방을 든 아이엄마로 보이는 젊은 아주머니가 이 아이를 찾고 있었는데
그녀의 등에는 막 돐을 지난듯 보이는 어린아이가 엎혀있었다.
그녀는 한 아이를 등에 엎고 또 한아이를 걸리며 전철안을 다니고 있었고
그녀의 한손에는 종이카드가 들려 있었으므로 한순강에 그녀가 지하철내에서 '구걸'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정거장이 다가오자 사람들이 자리를 일어났고 그 자리에는 파란포장지에 쌓여있는 껌과 함께
그녀가 들고 있던 카드가 보였으며 사람들은 그녀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고
그녀는 다시 껌과 카드를 거둬들고 다음칸으로 사라졌다.
좌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시선을 한쪽으로 고정시키고 있었다.
스물서넛 정도 되어 보이는 이 젊디 젊은 아줌마가 등에 엎은 아이와 엄마를 부르며 따라가는 꼬마에게...
그리고 몇정거장이 지났을까? 환승역에서 사람들이 많이도 내려버린 지하철 속에 뭔가 눈에 띄었다.
그녀가 남긴 카드였다. 아무도 그 카드에 눈길을 두지 않았고 한 승객으로 부터 밟힘을 당하고 있었다.
잠시 망설이다가 나는 이 카드에 적힌 내용이 무엇일까 궁금해 하며 촬영을 하고 줏어 들었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내게 향했다.
거긴 이렇게 적혀있었다.
차내 소란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애기 아빠는 교통사고로 병원에 누워 있습니다. 저는 한 아이의 엄마이면 제가 어린아이을 없고 다니면서 한푼두푼 모아 생활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앞에 고개를 숙입니다. 조금식만 도와 주시면 이 은혜는 잊지않고 평생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
그녀가 두꺼운 마분지와 같은 카드에 위와 같은 글을 쓰고 사람들에게 한푼두푼 구걸을 하고 다녔고
그 카드는 사용을 많이한 탓인지 가장자리가 헤어져 있고 때가 쩔어 있었다.
이 카드를 받아든 사람들이나 나나 같은 심정이었을까?...
저 아이들 엄마 같아 보이지 않는 젊디 젊은 여성이
한 아이를 등에 엎고 또 한 아니는 걸리며 지하철 안을 다니는 모습이 별로 안스러워 보이지 않고
그녀와 함께 지하철안을 다녀야 하는 저 아이들이 더 안스러운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얼마전 한 티비에서 아무런 죄의식이나 부끄럼 없이 행하는 '삐끼'를 본적이 있다.
그녀는 엄마가 시켜서 그런일을 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들은 조직적으로 저런 일을 시키고 있었다.
내가 안스러워 하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았다.
사지가 멀쩡한 젊디젊은 여성이 왜 저러고 살까?하는 것이었고
젊은엄마(?)를 따라 다니는 아이들이 너무도 불쌍해 보였기 때문이다.
저 아이들과 엄마를 진심으로 도울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지하철을 타고 오는 내내 나를 슬프게 한 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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