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에 만난 '팥배열매' 기적같아
-성탄 전야에 만난 '작은' 기적-
어젯밤 꽤 오랜시간 동안 '안드레아 보첼리'의 성탄절 공연을 티비를 통해 지켜 봤습니다. 세계적으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팝페라 가수이자 성악가죠. '안드레아 보첼리의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공연실황이었습니다. 이탈리아가 낳은 유명 팝스타인 주케로와 함께 1992년 '미제레레'라는 곡을 부르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세계적 팝페라 가수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1996년 가수 '사라 브라이트먼'과 함께 부른 'Time to say goodbye'였죠.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보면 보통의 거수나 성악가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맑고 부드러운 음성을 접할 수 있는데 사람들은 그의 이 음성을 '천상의 목소리'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천적인 녹내장을 앓은 보첼리는 12살 무렵 축구 시합을 하던 도중 머리에 충격을 받고 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는 '안드레아 보첼리의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공연실황에서 보듯 공연이 끝날 때 까지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세계의 안방으로 전달되었으며,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가 세상을 보지못하는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거의 모를 정도로 그의 음색에 빠져드는데요. 티비를 통해 실황을 지켜보던 안사람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에 완벽함을 주는 하느님은 없나봐" 하고 말이죠.
세상 사람 누구와 비교해도 부족할 게 없어 보이는 보첼리에게 부족한 게 하나 있다면 세상을 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한편 사람들은 보첼리가 시력을 잃지 않았다면 더완벽한 무대 매너들을 갖출 것이라는 말을 하지만, 저는 전자의 부족함 때문에 오늘날 보첼리가 완성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도 그가 잘생긴 외모와 더불어 천상의 목소리와 함께 장애가 없었다면 그는 천상의 모습과 함께 세상의 모든 추악함을 동시에 봐야 할 것이므로 그의 목소리는 어느새 기교에 파묻히고 시선을 의식하는 평범한 가수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아울러 보다 나은 무대 연출을 위해 사람들의 시선은 산만해질 수도 있을 텐데 그는 시종 눈을 감고 그가 사모하고 늘 그리워 하는 천상의 모습을 그리며 천상의 모습을 목소리에 담아 세상으로 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보첼리의 음성을 듣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그를 향해 '천상의 목소리'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성탄 전야였던 어제 오후 가까운 산에 약숫물을 길어 오면서 얼마전에 만났던 '팥배나무'와 다시 조우하게 됐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한파가 불어닥친 이후 포근해진 날씨탓에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그림과 같은 장면이 눈에 띄었던 것입니다. 팥배나무 열매를 처음 만났을 때는 마치 탱탱한 '연어알'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어제 만난 이 열매들은 모두 쭈글쭈글한 모습으로 변해있었습니다. 지난 봄 부터 엄동설한의 겨울까지 꽃으로 열매로 변해 오다가 마침내 이런 모습으로 제 눈 앞에 나타났는데요. 제 시선을 자극한 것은 팥배 열매의 쭈글쭈글한 모습 보다 열매를 붙들고 있는 가냘퍼 보이는 줄기들이 핸드폰줄 처럼 가늘게 늘어진 모습들이었습니다. 그동안 보지 못한 장면들이었거나 애써 열매나 꽃에 익숙한 제게 보여준 기적같은 장면이었던 것이죠. 한번 보실까요? ^^*
성탄절에 만난 '팥배열매' 기적
제 아무리 예쁜 꽃이나 먹음직스러운 열매도 이렇게 잊혀진듯 감추어진 작은 줄기가 없었드라면 그들의 역할이 세상에 전혀 전해질 수 없는 모습인 것이었습니다. 우리들은 늘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곳에 박수를 치며 환호를 하지만 감추어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은 쉽게 잊고 살고 있는 것이라 할까요? 팥배나무의 음덕은 이렇게 가녀린 줄기 등에 감추어져 있었고 안드레아 보첼리의 천상의 목소리는 그의 시각장애에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은 성탄절이군요. 우리는 늘 기적을 꿈꾸며 살고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의 소경같았던 시각을 뜨게해 준 팥배열매 처럼 세상은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희망적이기도 하며 절망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말이죠. 평소 욕심에 가려 보지못했던 모습이 제 눈에 띈 게 마치 기적같습니다. 아름다운 크리스선물이었지요. 새삼스럽게 세상에서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떠올리게 하는 팥배열매의 줄기였습니다. ^^ 그동안 내가 꿈꾸는 그곳을 찾아주신 여러분들이나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는 연말연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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