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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막다른 골목에서 만난 '쭈글쭈글'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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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다른 골목에서 '가지'와 마주치다 
-막다른 골목에서 만난 '쭈글쭈글'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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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공원 근처에 있는 체부동 금촌시장에 들렀다가 재미있는 풍경이 있는 골목을 발견하고 눈길 가는대로 셔터를 눌러 봤습니다. 그곳에는 사람의 손길이 여럿 거친 '가지, Eggplant'가 여기저기 매달려 있었는데 가지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보라빛 거죽이 쭈글쭈글 주름이 잡힌 채 마치 연로하신 할머니 할아버지의 얼굴을 닮은듯 했는데요. 보라빛 꿈 많던 청춘도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이렇게 퇴색된 채 말라 비틀어져 가는 것일까요? 가지는 막다른 좁은 골목에서 생애를 마감하며 오후의 햇살을 쬐고 있었습니다. 금촌시장안 막다른 골목길에서 생을 마감하고 있는 가지를 한번 만나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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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 풍경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금촌시장을 걷다가 사직동 동사무소 방향으로 걷다보면 왼쪽에 있는 작은 골목인데 오래되어 누추한 집들이 양쪽에 있고 이 좁은 골목길에는 두사람이 겨우 비켜갈 수 있는 좁은 통로지만 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는 분들이 이처럼 손수레 등을 쌓아두어 한사람만 지나다닐 정도로 좁아진 모습인데 위에서 만난 장갑은 골목길을 들어가면 좌측에 걸어 두었습니다. 대개 한두번 사용하고 니면 갖다 버리지만 금촌시장 사람들은 헤지지 않은 장갑은 이렇듯 다시 빨아 널어 재사용하고 있는 모습이지요. 장갑 때문에 골목안을 한번 더 살피다가 보라빛이 겨우 남아있는 쭈글쭈글한 가지를 만났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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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지를 빨래 널듯 널어둔 곳을 살펴봤는데 이곳이 이른 봄에 보라빛 꽃을 피우며 공처럼 둥글거나 길쭉한 가지 열매를 맺었던 가지들이 본래의 모습을 잃은 채 주렁주렁 매달려 있거나 스티로폼 상자에 걸터 앉아 지나온 삶의 이야기를 주절주절 늘어놓고 있는 모습입니다. 가지가 이런 모습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손길이 여간 많이 가는 게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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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가지들이 금촌시장에서 생을 마감하기 까지 과정을 끄적여 보면 이른 봄에 파종한 이후로 보라빛 꽃을 피우며 식용 열매가 되기 까지는 적지않은 세월을 보내는 한편, 이들을 수확한 농부가 서울 등지로 배송하는 과정을 거친 후 금촌시장 등지에서 사람들의 손에 팔려나가다가 마지막으로 남은 가지는, 이곳에서 대를 이어 장사를 해 오신 상인들의 손에 의해 칼집을 내고 빨래처럼 널려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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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잘 보시면 금방 알 수 있지만 이렇게 막다른 골목에 널려있는 가지들은 하루만에 말려지는 게 아닙니다. 최소한 볕 좋은 날 적당한 바람이 불어줘야만 이렇게 쭈글쭈글한 모습으로 말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모습은 늘 같은 모습이 아니라 어떤때는 도시가스 배관에 널려 있을 수도 있지만 또 어떤날은 스티로폼 상자 위에 걸터 앉을 수도 있다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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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라 비라도 오시는 날에는 그나마 볕을 쬘 수도 없어서 스티로폼 상자 속에서 쭈글 거리는 살을 맞대고 있어야 합니다. 가지들을 의인화 시켜보니 괜히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 뭐 사는 게 별건가요? 그런데 가스배관을 건조대 삼아 널려있는 옆에는 마늘대가 굴비 엮이듯 엮여 있었는데 얼른 용도를 알 수가 없어서 가까이 들여다 봤습니다. 나물을 무쳐 먹을 수 있는 것인지요? 아니면 마늘만 잘라 먹고 빈죽정이만 매달려있는 것인지 잘 알 수가 없습니다.(혹, 용도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글 남겨 주시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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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를 살펴보다가 일손이 많이도 간 모습 때문에 잠시 들여다 본 그림이구요. 골목안에서 금촌시장 쪽을 바라보면 좁은 시장 골목길 안에서 두 할머니께서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반찬거리를 팔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막다른 골목길에 널어둔 가지의 주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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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린 가지는 가지나물로 무쳐 먹으면 기막히게 맛있는데요. 이렇듯 쭈글쭈글 하게 퇴색되고 모양이 말라 비틀어진 가지라도 우리 몸에는 좋은 역할을 하는 식품인데 가지의 효능에 대해 살펴보면 의외로 우리몸에 좋은 역할을 하는 성분 등이 있습니다. 가지에는 수분이 93%나 되기 때문에 언급한대로 꽤 긴 시간 말려야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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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속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칼슘, 인, 비타민A,C등이 함유되어 있으나 과실류 중에서는 영양가가 낮은 편에 속하며, 가지의 특유한 색은 '안토시안계 색소'인 나스닌(자주색)과 히아신(적갈색)이라는 배당체가 나타내는 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라빛 계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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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영양가는 떨어지지만 이 색소가 우리몸에 좋은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가지의 색소는 지방질을 잘 흡수하고 혈관 안의 노폐물을 용해(녹이고) 배설시키는 성질이 있어서 피를 맑게 한다는 것이죠. 피가 혼탁해져 생기는 질병이고 보면 가지의 역할은 어쩌면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가지에는 스코폴레틴(Scopoletin)과 스코파론(Scoparone)이라는 '경련억제' 성질을 갖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성질을 못이겨 파르르 떠는 분께도 도움이 될까요? 아무튼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는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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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지는 빈혈, 하혈 증상을 개선하고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양을 저하'시키는 작용이 있다고 하구요. 자료를 뒤적여 보니 특히 고지방 식품과 함께 먹었을 때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억제한다는 연구보고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가지는 지방질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서 튀김으로 조리해서 먹기에 알맞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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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도 그렇지만 대체로 가지는 주로 '가지나물'로서 많이 먹게 되는데 가엽(가엽포)이라 하여 어린 가지 잎을 찐 것으로 쌈을 싸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은 한파가 일시적으로 불어닥친 겨울이지만 다시 봄이 되고 여름이 되면 가엽포를 눈여겨 봐 두셨다가 쌈 재료로 이용해 볼 만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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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의 효능은 이 뿐만 아닙니다. 영양가가 부실(?)하다고 알려진 가지는 간장 및 췌장의 기능을 항진시키고, 이뇨작용을 돕는다고 하구요. 가지의 스코폴레틴,스코파론은 '진경작용'을 나타내기도 하여 진통을 위해 사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가지를 칼에 벤 상처 등 욱신거리는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서 사용할 경우 금촌시장의 막다른 골목의 가지와 같이 주로 그늘에 말린 가지 3~4개가 필요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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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방법은 찻숟가락 반 또는 한스푼정도의 감초 가루와 함께 적당량의 물을 붓고 물이 반정도로 될 때까지 달여서 반컵정도의 기름으로 이긴 후, 표저의 환부에 바르고 붕대로 감고, 마르면 새 것으로 교환하는 식으로 계속하면 통증이 가시고 낮게 된다는데, 요즘 누가 이런 방법으로 상처 치료를 하겠습니까만, 의약품이 귀했던 옛날을 생각하면 말린 가지는 식품 이상으로 상비약과 같은 역할을 한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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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지를 이용한 '치아' 관련 사용방법이 있는데요. 구내염(입냄새) 제거나 치조농루에도 가지 꼭지를 사용하면 좋다고 합니다. 구내염일 경우에 그늘에 말린 가지 5~6개를 뚝배기 등에 넣고 5컵정도의 물을 부은 후 진한 보리차 색이 날 때 까지 달여, 여기에 굵은 소금을 넣고 하루 2~3회 양치하면 된다고 합니다. 너무 차가우면 자극이 커서 아프므로 약간 미지근하게 하여 양치하면 점점 나아진다고 하는데 솔직히 말씀 드리면 이런 방법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별로 권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가까운 치과로 달려가서 원인치료를 하는 방법이 더 좋다는 생각이죠. 주로 커뮤니티에 떠돌고 있는 이런 민방과 관련된 자료들은 대체 의학이 없을 때 참고할 내용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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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주의자를 꿈꾸시는 분들을 위해 자료를 추가하면 이렇습니다. 치조농루는 아프지도 않으면서 서서히 20~30년간 진행되는 만성 치경의 염증으로, 초기에는 엷은 핑크색의 치경이 약간 붉어지고 부어오르는 정도이나 심해지면 이가 흩들거리고 결국은 뽑아야 되는 상태까지 이르게 된다고 합니다. 이런 치조농루에는 가지꼭지와 소금을 섞어서 만든 가지 치약을 사용하면 예방 및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이빨 때문에 무~지 고생한 저의 경험상 치아를 이렇게 될 때 까지 방치하면 치아와 함께 치아의 주인인 당신도 더불어 무~지 무~지 고생한다는 거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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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인터넷에서 열심히 치아 보건 등에 관한 귀한 자료를 포스팅 해주시는 치과의사 '달려라꼴찌
http://v.daum.net/link/4864930'님을 만나 보실 것을 권유해 드립니다. 아울러 우리 몸에 좋은 역할을 하는 가지가 치주질환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어떤 정보든지 현재 자신이 처해있는 환경을 무시한다면 그 정보는 효용성이 없는 '죽은 정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안데스산맥의 한 골짜기 등 문명과 동떨어진 곳에서 치과를 잘 찾을 수도 문명의 혜택을 입을 수도 없는 지역에 살고 있다면 가지로 만든 치약은 반드시 필요한 정보이기에 추가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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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치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① 그늘에서 잘 말린 '가지꼭지' 30개 정도를 뚝배기나 법랑남비 등에 뚜껑을 덮은 상태에서 약한불로 2~3시간 가량 자색연기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구운 후 식힌 다음, ② 끄집어 내어 빻아서 가루로 만들고 '체 sifter'로 쳐서 고운 가루로 만든 후, ③ 여기에 같은 양의 굵은 소금(천일염)을 넣어 가지 치약으로 쓰거나 잇몸을 맛사지 한다고 합니다. ④ 이런 방법으로 아침과 잠자기 전 하루 2회를 며칠간 계속하면 치통도 가시고 그 원인이었던 치조농루도 조금씩 좋아진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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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치과에 가 보신 분들은 금방 아시겠지만 이런 방법은 문명혜택을 받을 수 없는 지역이나 시대의 사람들이 자연에 의존하는 방법이며 원인치료가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링크된 블로그를 방문해 보시지 않아도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치석제거 등을 통해 치아를 건강하고 튼튼하게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것입니다. 흠...가지나물이 좋다고 끄적이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막다른 골목에 가지가 널린 풍경을 보며 끄적이다가 막다른 운명을 맞이한 치아건강에 대한 정보 때문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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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가지는 영양 가치면에서는 다른 열매에 비해 떨어지지만 가지의 보라빛 '색소, nasnin이라고 불리는 anthocyan'와 같은 채소는 제암작용이 높다고 하므로 눈여겨 볼만한 열매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금촌시장의 막다른 골목에서 잠시 머뭇 거리는 동안 해가 뉘엿거리는 저녁을 맞이했는데요. 골목길을 나서자 마자 한쌍의 연인이 막 금촌시장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평범한 풍경이었지만 여성이 입은 짧은 스커트의 색깔이 보라빛 가지 색깔을 닮아서 얼른 카메라에 담았던 것이죠. ^^

우리는 한때 보라빛 꿈에 들떠 사랑을 나누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기도 하지만, 시간이 얼마간 지나고 보면 금촌시장의 막다른 골목에 널어 둔 쭈글쭈글한 가지와 같은 시간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금촌시장 곁에서 하찮게 지나쳤지만 알아두면 유용한 가지 처럼, 영양가는 부족해도 이웃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삶이었기를 희망하며 막다른 골목길에서 만난 쭈글쭈글한 풍경을 전해 드립니다. ^^*  



베스트 블로거기자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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