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이타닉'이 보여준 교훈 세가지
저는 영화를 즐기는 '영화광'은 되지 못하지만 최소한 남들이 먼저 보고 재미있다고 하면
슬그머니 그 줄거리를 보거나 영화이야기를 어느정도 들으면서 먼저 보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영화에 대한 애정은 그누구 못지 않습니다.
영화 '타이타닉'도 그랬습니다.
타이타닉의 경우엔 제가 바빠서 볼 여유가 없던탓에 늦게 본 이유가 있긴 하지만 전술한 내용과 별 다를 바 없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그 영화를 보는 내내 저는 화면에서 눈을 뗄래야 뗄 수 없었습니다.
주지하시다시피 이 영화는 호화여객선으로 실제로 항해를 하던 중 빙산에 좌초되면서 침몰한 선박이었습니다.
당시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이 선박의 출항은 잔잔한 수면위로 그림처럼 미끄러져 가며
이 선박에 승선한 사람들의 갖가지 꿈을 금방이라도 실현시켜 줄 것 같았습니다.
그 가운데 이 영화의 주인공도 그들과 같은 꿈을 품고 이 선박에 승선하여 곧 다가올 장미빛 꿈에 젖어 있었습니다.
그는 그림을 잘 그려서 장차 세계최고의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는지 모르지만
이 운명의 배에 함께 승선한 한 여인을 만나면서 그의 꿈은 대서양 깊은 바다속으로 사라지고 맙니다.
그의 죽음은 타이타닉호로 부터 살아남은 한 여인의 증언으로 인하여
그의 짧았지만 너무도 황홀하며 격렬했고 애뜻했던 사랑이 되살아 나고
그 사랑의 정표와 같았던 최고의 가치를 지닌 다이아몬드를 타이타닉호와 같이 침몰한 애인이 잠든 바다로 수장시킵니다.
너무도 짧았던 사랑의 시간...그러나 너무도 격렬하고 황홀했고 애뜻했던 이야기 뒤편에는
여러분들이나 제가 놓치지 않은 숨은 이야기가 몇가지 있었는데
그 이야기가 시사하는 교훈은 요즘 우리나라에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소식들입니다.
타이타닉호는 선박의 규모만큼이나 스케일이 큰 영화였고 조연들이 빛난 영화였다고 자평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저의 집중은 영화의 그림을 잘 찍은 것 때문에 이 영화에 빠져든 것이 아니라
몇가지 눈에 띄는 대목이었습니다.
타이타닉호가 빙산과 충돌할 당시 이 선박을 운항하던 항해사들이나 견시자들은 바다가 너무도 평온하여
항로에 놓인 방해물들을 쉽게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들도 승객과 같이 너무 들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거대한 여객선의 선장이하 승무원들이 보여준 좌초후의 모습은 너무도 감동적이어서 지금 이 순간에도 눈에 선합니다.
그들은 해양법규가 마련한 국제법의 관례에 따라서
선박이 조난될 때 제일 먼저 노약자와 어린이와 여성들을 순서로 구명보트로 대피시킵니다.
물론 이 영화의 주인공도 자신이 짧은 시간이지만 너무도 사랑한 한 여인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합니다.
타이타닉이 조난되자 말자 여객선 내부는 자신의 목숨을 건지려는 사람들로 부터 아수라장과 같은 혼란에 빠져들지만
이 선박의 여객을 위해서 봉사를 하고 있던 사람들은 침착하게 끝까지 남아서 여객들의 안전한 피신을 도와주고 있었고,
연회를 담당했던 연주자들은 그 와중에서도 연주를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모두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 호화여객선은 한줄기 물보라를 일으키며 곧 대서양 깊은 바다로 수장되었습니다.
그 곳에는 이 선박의 총책임자였던 선장도 함께 가라앉았습니다.
이 영화는 제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는 자신의 의사와 의지와 무관하게 피해를 입을 수 있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그러니까 너는 그들을 잘 보호하여야 한다." 이것이 첫번째 교훈이었습니다.
두번째 교훈은 "어떠한 처지에 놓여 있든지 간에 너는 너의 책무를 충실히 하며 남의 것을 탐하지 말라."는 교훈이었고
마지막으로 제게 준 교훈은 "네가 실수한 일에 대해서 끝까지 책임을 지라."는 소중한 교훈이었습니다.
타이타닉호를 그린 이 영화가 요즘 제 머리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마치 타이타닉호와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작년 년말에 치루어진 대선과정과 대통령직인수위를 둘러싼 각종 잡음들은
타이타닉호가 조난당한 사실이 알려진 직후 아수라장과 같은 혼란에 빠진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영화에서 악역을 맡은 한 남자는 아수라장이 된 여객선에서 일반의 상식을 뛰어넘는 짓을 계속하며 관객들을 긴장시키고 있는데
그가 차지 하고자 하는 것은 돈과 명예와 자신의 목숨하나 부지하고자 하는 일 뿐이었습니다.
따라서 그는 가난하고 힘없는자들이 먼저 승선할 자리를 뺏어 타고 살아남지만 정신병자가 되고 말았지요.
그는 자신의 명예와 영달과 돈과 사업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희생을 치루어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후안무치한 인간이었습니다.
조만간 새정부가 들어설 수 있도록 인수위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부의 조직을 대폭 개편하고 각종 공약을 수행하기 위한 장미빛 정책들을 쏟아내며 바쁜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뉴스를 보면 눈에 띄는 게 친재벌정책과 반환경적정책입니다.
저는 한동안 노사분규가 없어진 줄 알았지만 여의도 증권가 한복판에서 코스콤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전개되고 있었고
새만금 갯벌을 메우고 있는 사업은 당초의 안 과는 달리 70%에 이르는 토지를 기업할 땅으로 개발한다고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벌써부터 투기를 부채질 하는 반값아파트와 같은 부동산 정책이 쏟아지고
강남에서는 자사고 확충에 따른 수요가 폭발적이라는 소식이 연일 들려 옵니다.
자수성가한 사람의 가장 큰 단점인 '남의 말 안듣기'는 대운하와 같은 환경재앙을 불러 일으킬텐데
그들은 아무런 죄의식도 없으며 이들 사업에 동조한 학자들은 무엇을 책임질 수 있는지 연일 떠벌거립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참여정부가 막을 내리는 시점에
참여정부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은 저마다 핑게 한마디씩 하고 참여정부를 떠나거나
자신의 책임은 없다며 발뺌하고 있거나 실정을 합리화 하는 변명을 늘어 놓고 있습니다.
애시당초 책임질 수 없는 책임자들이 국정을 맡고 있었고 그와 유사한 또다른 사람들이 책임을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타이타닉호가 침몰 할 것 이라는 사실을 안 사람은 그 아무도 없었습니다.
모두가 이 호화찬란한 여객선에 승선한 사실만으로도 행복했고 이 여객선이 입항할 약속의 땅을 그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침몰된 타이타닉호는 최선을 다한 운항 가운데 일어난 조난사고였다고 볼 수는 없지만
조난을 당하고 침몰하는 위급한 순간 만큼은 제자리를 지키며 최선을 다하며 책임있는 행동을 했습니다.
여객선은 조난을 당하지 않더라도 선령이 다하여 폐선조치가 될 수 있지만 국가는 영원히 존속되어야 하며
우리 선조님들이 물려준 아름답고 귀한 우리나라는
돈과 명예와 자신의 목숨하나 부지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부터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무력을 통하여 다수의 가난한 국민들을 짓밟으려는 음모가 있었다는 소식을 들으며 착찹했습니다.
노동부를 없애버리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발상과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말살하려는 진압방법 등이 그것입니다.
국가나 개인의 운명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예측 가능한 장래의 암초를 미리 설정 해 두고 곡예 항해를 하고자 하는 실용정부가 너무도 위태로워 보입니다.
그림들은 아르헨티나 바릴로체의 '나우엘우아피'호수를 항해하는 빅토리아호와 호수전경입니다.
타이타닉호에서 연주를 하던 지휘자가 침몰직전 마지막으로 한 말이 떠 오릅니다.
"...여러분과...함께 한 시간...너무도 행복했습니다..."
사노라면 우리는 행복한 시간들 보다 힘든 시간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며
세상에는 스스로를 몰라 줄 억울한 사연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국가나 정부나 가정이나 가족속에 던져진 여러 운명들 속에서
이 작은 교훈들을 새기고 산다면 너무도 행복한 삶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Boramirang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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