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진정한 '도루왕' 따로 있었다
도루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 없죠? 그림은 지난 200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전에서 경기가 끝나고 시상식을 기다리는 동안 야구장에서 본 풍경입니다. 이런 풍경은 야구팬들이 별로 눈여겨 보니 않는 장면인데 야구장에 설치해 두었던 마름모꼴 '야구베이스, 壘'를 경기장 관리요원이 재빨리 걷어 가고 있는 장면입니다.
그 모습을 보자 마자 몇컷의 사진을 남겼는데요. 마치 야구장의 진정한 '도루왕' 같은 장면이었습니다. 저 포함해서 적지않은 야구팬들은 야구장에 설치해 둔 루는 항상 시설된듯 보이지만, 경기가 끝나면 이렇듯 수거해 가서 보수관리를 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야구선수들은 고작해야 루에 손을 닿거나 발을 닿을 뿐인데 이 분은 아예 루를 통째로 걷어가고 있었으니 확실한 도루왕 아닐까요? ^^
야구는 반드시 안타를 때리지 않아도 진루가 가능한데 발빠른 주자가 투수가 포수에게 투구하는 사이 타이밍을 빼앗아 다음 루로 가는 시도를 도루(盜壘, Stolen base)라고 하고, 이런 내용은 야구팬들 뿐만 아니라 왠만한 분은 다 아시는 상식입니다. 루 상에 진출한 주자가 도루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달리기 속도뿐만이 아니라 베이스 러닝 감각과 좋은 타이밍이 필요하죠.
반대로 포수는 도루를 시도하는 주자를 아웃시켜야 하는데, 도루를 감행하는 상대편 선수를 아웃 시키기 위해서는 포수의 송구 능력과 정확도 및 송구 타이밍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제 아무리 송구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도루는 성공되고 도루로 말미암아 경기결과가 바뀌는 일은 비일비재 합니다. 따라서 공격야구를 중시하는 팀에는 도루를 잘하는 선수가 있기마련이죠.
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KIA 타이거스가 드라마 같은 역전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가운데, 지난 27일 프로야구 최우수 선수와 최우수 신인선수 및 각 부문별 시상식이 잠실 롯데 월드에서 열렸는데요. 1군타자 부분에 이대형(LG) 선수가 도루왕을 차지했다는 소식입니다. 이대형 선수가 정규리그에서 133경기에 출전하여 훔친 루는 무려 64개나 되는데요.
이 정도되면 그동안 LG와 겨룬 다른 팀들이 이대형 선수가 타석에 들어서서 안타를 때리는 순간 2루타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을 법 합니다. 64개의 도루 성공은 거의 64개의 안타와 맞먹으며 실제로는 안타보다 더 큰 경기흐름을 주도하는 게 도루여서 수비하는 투수나 포수 입장에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닙니다.
2009 프로야구 시상식을 부문별로 더 살펴보니 이렇군요. 기대되었던 신인왕 후보에는 안치홍(19. KIA), 고창성(25), 이용찬(20), 홍상삼(19. 이상 두산), 김민성(21. 롯데) 등 5명이 선정되었는데요.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을 보여 주었던 안치홍 선수는 최종 투표에서 두산의 이용찬에게 자리를 내 주었습니다. 그리고 MVP는 잘 알려진대로 기아의 김상현 선수가 차지했는데요.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기아 로페즈가 후보에도 선정되지 못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로페즈는 투수 주요부문에서 다승왕을 비롯하여 평균자책점 3위에 숭률3위, 탈삼진 7위를 기록한 선수였고 한국시리즈에서는 기아를 우승으로 이끈 숨은 공로자이기도 했습니다.
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도 막을 내리고 각 부문별 시상식도 끝났으니 이제 필라델피아의 메이저리거 박찬호 선수가 월드시리즈 챔프 반지를 끼는 일만 남았군요. 비록 2차전에서 팀은 패배를 했고 객관적인 전력은 양키즈가 앞선다고 하지만 아직 승부는 전혀 예상할 수 없구요. 월드시리즈를 지켜보며 도루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야구의 또다른 재미입니다. 잠실야구장을 떠나며 본 이 장면들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진정한 도루왕 같다는...^^*
Boramirang
Sensitive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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