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부끄러워하는 건 '삼성비자금사건'이 아니다.
요 며칠 새 언론들은 '삼성특검'이 보여주는 '삼성비자금사건'을 대서특필하고 있습니다.
대서특필중에는 이건희회장의 집무실인 '승지원'을 압수수색하고 경영전략실장인 부회장 이학수가 거주하는
강남의 타워팰리스를 압수수색했다는 글과 함께 그림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오늘은 삼성 본관 전략기획실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압수수색 대상은 전략기획실에 소속된 전략지원팀과 기획홍보팀, 인사지원팀, 법무팀 사무실 등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수사는 그 누가 봐도 국민들을 호도하기 위한 수사기법으로 밖에 볼 수 없는 '대국민언론쇼'로 보입니다.
엠네스티(국제사면위원회)가 선정한 양심수 '김성환'
김용철변호사에 의해서 폭로된 삼성비자금사건은 이미 지난 2007년 11월 26일 이었고
두달이 더 지난 2008년 1월 중순에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특검이 준비되고 실시되었다는 것은
삼성으로 하여금 탈출구를 찾을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한 신호로 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 대한민국을 얕잡아 본 검찰과 언론의 준비된 만행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세계최고의 반도체기술을 가진 나라의 핵심기업인 삼성이 기업들 중에서 최고의 정보를 다루면서
검찰이 압수해 간 컴퓨터속의 '하드웨어'속에 삼성비자금사건'과 관련된,
문제가 되는 X-파일을 저장해 두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한 유력 언론은,
이미 삼성에서 사용하고 있는 모든 컴퓨터의 하드웨어가 청소 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삼성특검이 발효되기 전 삼성에서는 기업의 임직원이 퇴근 후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하여
컴퓨터전문직 요원들이 직원들의 컴을 항상 클리어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삼성비자금사건과 관련된 언론의 특검팀 수사보도는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대국민언론쇼라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언론들은 이런 특단적인 특검의 수사를 보도하면서
삼성 이건희회장의 집무실과 이학수경영전략실장집을 수색하는 것은 이례적이고 놀랄만한 일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검찰이 언론을 대동(?)하고 카메라가 승지원 담장까지 올라가서 취재하는 모습은 왠지 어색해 보이기만 합니다.
압수수색에 카메라를 담장까지 허락한 것은 아닐것 같은데...
그러나 일반적인 예상은 그 속에 별로 참고할 만한 내용이 없거나
수순에 따라서 특정인을 통한 '꼬리자르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고 있습니다.
삼성비자금사건과 관련하여 그 책임자가 최소한 000 정도가 아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세계최고의 기업중의 하나인 삼성은 '비자금사건'에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대부분 기업들은 크나 적으나 비자금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 비자금들은 기업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삼성의 경우 그 비자금의 규모가 일반 기업들에 비해서 크다는 것은 기업의 규모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그런 돈이 왜 필요할 것인지 납득이 잘 가지 않는지 모르겠지만
구멍가게라도 잘 하려면 이른바 '접대'라는 것을 필요로 할 때가 많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다만, 삼성의 경우 그 비자금의 규모가 일반의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고
전방위적으로 사용되어서 국가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는 규모로 세상의 지탄을 받을 뿐만 아니라
그 돈들은 삼성이 이윤을 낸 기업들로 만들어 낸 돈이자
그 기업들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을 착취한 돈으로 알려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삼성은 현재의 이건희회장이 삼성을 경영하기전에 이병철회장이 유언한 어록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합니다.
생전에 이병철회장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노조는 안된다.'라는 기업경영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삼성에는 노조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2006년도 노동부의 집계에 따르면
노조설립 사업장 7개 가운데 조합원 100인 이상은 단 2곳으로 알려졌고,
그나마 이 노조들은 활동을 하지않는 유령노조와 같은 형태로 남아 있다고 하며 외부에 노출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이병철회장의 유언에 따른 기업경영의 원칙에 따라서
삼성에는 노동조합이 없다고 아는 게 일반적인 일입니다만,
알려진 노동조합 이외에도 '삼성일반노조'라는 노동조합이 있다는 사실을 안지는 불과 며칠 되지 않았습니다.
삼성일반노동조합의 위원장 김성환을 만나기 위해서 간 자리는 여의도의 한 집회장(코스콤)이었습니다.
그는 '삼성재벌의 노동자탄압 백서' 발간 등을 이유로 지난 2005년 삼성에 의해 명예훼손죄로 고소되어
서울 영등포 교도소에 수감 중에 지난 년말 양심수로 특별사면된 사람이었고
사면후 한달도 채 안되어 코스콤의 집회현장을 격려차 방문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지난 달 6일 엠네스티(국제사면위원회)로 부터 '양심수'로 선정될 때 까지
그를 도운 사람들은 이 땅의 많은 사람들 중 그의 형편을 아는 '해고자'나 '비정규직'의 슬픔을 아는 작은 정당의 정치인과
이 땅에서 노동자라는 이유와 노동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탄압을 받고 있는 가난한자들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성환은 노동운동을 한 사실도 없고 그렇다고 특정 이념도 가져본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양심에 따라서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았고 이천전기가 삼성으로 인수되면서
그는 "노사위원회 위원으로 성실하게 일을 한 죄" 밖에 없었으나
삼성은 "창의적인 일꾼을 원하지 않았고 삼성이 시키는대로만 행하는 근로자"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천전기와 싸우지 않았고 삼성의 불편부당한 노동탄압에 맞서서 싸웠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삼성이 시키는대로만 해도 평범한 직장인으로 일할 수 있었지만
"삼성과 싸우지 않으면 내 모습이 추하고 양심을 저버리는 것 같더라는 겁니다.
그렇게 싸우다 보니까 감옥에 있더라 이겁니다. 내가 감옥에까지 보낼 정도로 큰 죄를 지었습니까?"
그는 '삼성재벌의 노동자탄압 백서' 발간 등을 이유로 김용철변호사가 구조조정본부에 재직당시
그 누구도 '구속'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전격적으로 구속을 당했습니다.
최근에 만난 김용철변호사가 김성환의 이야기에 대해서도 "그가 구속은 당할 사유가 없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벌금형을 깨고 그는 구속을 당했고 삼성은 부끄러운 일을 저지르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때가 2005년도 였고 참여정부가 '민주화의 일등공신'들과 '민주세계'를 연다고 할 때 였습니다.
김성환은 그때를 회상하며
"사면명단에 제가 이천전기 매각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으로 나와있습니다.
이천전기는 11년전 삼성에 매각된 회사입니다. 제가 이천전기를 상대로 노동운동을 했습니까?
삼성을 상대로 했습니다. 왜 삼성노동운동 한 사람으로 나오지 않습니까?
이게 바로 노무현정권과 삼성이 결탁했다는 증거입니다. 김우중씨도 이번에 사면되었습니다.
사람들이 도대체 이해가 안된데요. 왜 노동계 사람들은 이렇게 시원하게 안해준답니까?
내가 사면된 것도 지들이 불편하니까 해준 겁니다.
엠네스티(국제사면위원회)로 부터 '양심수 수상'이 노무현정권과 삼성에 부담스러우니까 내보낸 겁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눈동자가 불이 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허름한 외투를 걸치고 있었고 해맑은 얼굴로 저를 대했습니다.
마치 매일 만나는 친구와 별다른 모습은 아니었는데
그가 입고 있는 외투 안에 또 다른 작업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가 삼성으로 고소당하여 법정구속을 당할 때 입고 있던 바로 그 옷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가슴속에 비수를 하나씩 가지고 산다고 어느 작가가 말했습니다.
그 비수는 위험에 처했을 경우 자신을 방어할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타인으로 부터 양심의 부끄러움을 겪을 경우 자결할 수단의 칼이기도 했습니다.
15년동안 김성환을 지켜준 비수는 한벌의 색바랜 작업복이기도 했지만
그의 양심을 맑은 바람으로 늘 깨우고 있는 작업복이기도 했습니다.
거긴 이렇게 씌여져 있었습니다.
...삼성일반노조...!!
우리나라의 경제를 일으키고 삼성 일가를 일으킨 고이병철회장은 어록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관찰해 보면 세가지 부류가 있다.
첫째, 어려운 일은 안하고 쉬운일만 하며 제 권위만 찾아 남만 부리는 사람
둘째, 얘기를 해도 못 알아 듣는 사람
셋째, 알아듣긴 해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 라고 했습니다.
지금 세상은 삼성이 지향하는 바 대로 하이테크놀리지가 지배하는 세상이며 대명천지 입니다.
삼성의 인사노무시스템은 기업들이 선호하는 참으로 혁신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들이며
이 시스템 안에서 놀고 먹으며 쉬운일만 찾아서 할 수 있는 업무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삼성은 그런 시스템을 용납하지도 않을 것인데 혹시라도 노동조합이 그런 시스템이라면
삼성이 아니더라도 국민들은 그런 노동조합을 당장이라도 폐쇄하라고 주문 할 것입니다.
아울러 그런 조직들이 권위의식을 내세우며 일반 노동자들 보다 우위에 있으려 한다면 그 또한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삼성비자금사건'에서 드러난 비리들은 어려운 일을 안하고 일을 쉽게 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사건같이 사료되고
삼성의 권위를 내세우려는 방법으로 밖에 달리 생각되어 지지 않습니다.
그런 불합리한 모습을 요구하며 또 요구한 사람이 고이병철회장의 어록이었고
이런 부도덕함을 고발한 사람이 삼성일반노조 위원장 김성환이었습니다.
그런 얘기를 최소한 15년동안 한 사람이 김성환이었고 그 얘기를 알아듣지 못한 사람이 삼성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실천한 것은 김성환을 1평남짓 독방에 가두어 고인이 유언한 실천의 의지를 스스로 꺽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그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책 이름이
'골리앗 삼성재벌에 맞선 다윗의 투쟁'이라는 책입니다.
지금 세상은 온통 거대재벌 삼성에 눈길이 쏠려 있습니다.
이런 눈길은 삼성을 부러워하는 눈길일 수도 있지만 다수의 눈길들은 삼성이 변화하길 바라는 갈망의 눈길이기도 하고
삼성가를 일으킨 고인이 유언한 귀한 어록의 표현이기도 하며
동시에 삼성이 부끄러워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책을 권해 드리면서 이념적으로나 계급적인 접근을 위한 '도서'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그동안 우리사회에서는 순수한 열정의 '양심적투쟁'을 곧잘 정치적으로 이용해 오는 걸 봐 왔고
그런 가운데 김성환이 서 있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한권의 책을 통해서 인간 김성한을 알 수만 있다면 삼성비자금사건은
삼성이 김성한을 독방에 감금시킨 사건보다 중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며
브끄러움을 모르는 우리세태를 밝혀줄 귀한 등불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를 만나고 돌아 온 이튼날 한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선배님...고맙습니다."
저는 그에게 고마운 짓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이야기에 4시간동안 열심히 귀 기울였을 뿐입니다.
그가 차디찬 독방에 홀로 있었을 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을 것입니다.
남의 아픈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
'얘기를 해도 못알아 듣는 사람' 이라는 말은 듣지 않아도 될것이며
'알아듣긴 해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비아냥은 듣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그로부터 모처럼 양심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그 소리는 '성 프란체스코'를 읽을 때 처럼 제게 크나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의 얼굴은 광채로 빛낫고 넉넉함이 가득 묻어 있었습니다.
그를 만나면 성자를 만난듯 기뻐 춤을 추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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