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옥가락지' 다리
옥가락지 다리도 있나요?...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다리를 손꼽으려면 금방 떠올리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다리의 종류도 많고 생김새는 물론이고 다리에 얽힌 전설 등을 감안하면 모두 거기서 거기 같은 생각이 들법하구요. 최근 인천 송도신도시와 영종도를 떠 올리시는 분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서울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출퇴근길에 거의 매일 보는 게 한강에 늘어선 다리며 다리 숫자만 해도 24개나 되니 특정 기준을 놓고 일일이 쳌크해 보지 않는한 딱 꼬집어서 어떤 다리가 더 아름다울 것이라고 말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저는 이 다리를 보는 순간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다리가 바로 이 다리구나 하는 생각이 금방 들어, 자동차를 세우는 즉시 영상과 함께 사진 몇컷을 남겼습니다. 바로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 망경동 소재 남강을 가로 지르는 '천수교,千壽橋,Cheonsugyo Bridge' 입니다.
이름을 보면 금방 그뜻을 알 수 있어서 이 다리를 건너면 천수를 누릴 수 있다는 상징적인 다리였는데요. 오전 9시경 천수교 아래를 지나는 학생들에게 "...천수교 한자 뜻이 오래 산다는 뜻이지?"하고 물었드니 "천수교는 맞는데예...그건 잘 모르겠네예...(긁적 긁적)"하고 친구들과 함께 천수교 둔치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옥다리라고 부르는 이 다리는 천수교로 불리우는 다리였고 1992년에 건설된 콘크리트로 만든 다리 입니다. 천수교에 대한 진주시의 자료에 따르면 천수교는 진주시의 신흥주택단지인 신안.평거 택지개발지구와 망경동 지역을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망경동 쪽의 다리 접속부는 하동방면 국도와 진주역, 그리고 석류로를 통하여 남해안고속도로 진주I.C와 가장 단거리로 연결할 수 있는 곳" 이라고 쓰여있었습니다.
아울러 교량의 길이는 284.0m구요. 폭은 24.0m, 높이는 11.0m이며, 경간의 수는 6개, 최대 경간장은 60.0m입니다. 또한 상행선과 하행선 각기 2차도(18.0m)와 보도(6.0m)로 이루어져 있고, 다리의 상부구조 형식은 RC슬래브교이고, 하부구조 형식은 아치식이며, 설계하중은 DB-24, 통과하중은 43.2t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그 어느곳을 뒤져봐도 천수교가 '옥가락지 다리'라고 소개된 곳은 없고 옥가락지 다리라고 이름을 붙인 건 순전히 제 생각대로 마음대로 붙인 다리이름입니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지요. ^^
여기까지 포스팅을 보신분들은 천수교를 왜 옥가락지 다리로 불렀는지 금방 눈치 채실것으로 생각됩니다만, 남강의 천수교를 바라보면 진주성이 코 앞에 바라보이는데요. 천수교 건너편 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해 두고 진주성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호국사를 거쳐 진주성벽을 따라 걸으면서 본 천수교는 촉석루의 슬픈이야기 속 논개가 금방 떠오르실 겁니다.
촉석루가 있는 진주성 가까이에는 두개의 다리가 있는데요. 의기 논개를 상징할 수 있는 다리는 진주시 칠암동 소재 진주교 뿐이고, 진주교 교각 아래 논개를 상징하는 거대한 황동반지가 있다고 하지만 진주시민 외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충절의 고장 진주에 대해 문외하면 잘 알 수 없는 논개의 상징물입니다.
그러나 천수교를 만나는 순간 직감적으로 옥가락지 다리라고 스스로 명명한 후 지나는 학생들에게 다리이름을 다시금 확인해 보니 논개의 상징과 거리가 먼 천수교였던 것이죠. 하지만 천수교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경간의 수는 6개지만 아치수는 5개고 그 아치가 거울같이 잔잔한 남강물에 비치니,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함락후 마치 논개가 왜장 게야무라 후지스케와 함께 남강물로 뛰어들 때 논개의 손에 끼어있던 옥가락지 모습과 흡사했습니다.
논개가 왜장 게야무라 후지스케와 함께 남강물로 뛰어들 때 그녀의 손에는 10개의 옥가락지가 깍지 끼어있어서 왜장인 게야무라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논개와 함께 남강에서 익사하고 말았던 것이죠.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진주성곽을 따라 거닐면서 본 천수교는 의기 논개를 기억할 수 있는 멋진 다리자,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옥가락지 형태의 다리가 아닌가 여겨졌습니다. 콘크리트로 만든 다리가 이렇듯 의미있고 아름다워 보이긴 처음이었죠.
욕심같아서는 천수교를 콘크리트 대신 거대한 석조물로 만들면 운치가 더할법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건 제 욕심이구요. ^^ 충절의 고장 진주를 방문 하시게 되면 제가 이동한 코스를 따라 옥가락지 다리를 구경하시면, 촉석루에서 보는 의암과 함께 역사.문화.예술.교육의 도시로 불리는 유서깊은 진주의 참맛이 배가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제가 이름 붙여본 '옥가락지 다리' 괜찮죠? ^^*
논개가 왜장 게야무라 후지스케와 함께 남강물로 뛰어들기 직전, 그녀는 촉석루 연회에서 천수교가 놓여진 저곳과 함께 남강의 푸른 물을 마지막으로 바라보며 의연한 결심을 했을 텐데요. 논개가 촉석루에서 왜장과 함께 나서면 봤음직한 촉석루 아래에서 보면, 저 멀리 남강을 가로지른 곳에 옥가락지 다리가 남강물에 반쯤 잠긴 채 그때의 비장하고 슬픈 기억을 되살리고 있는 것입니다.
의기 논개가 왜장과 함께 남강으로 뛰어든 '의암'에서 바라 본 천수교(옥가락지 다리 ^^)
그리고 훗날 논개의 이야기는 의암과 더불어 진주를 빛나게 한 의기 뿐만 아니라 '의랑 논개'로 "...마즈막 까지 원수와 더부러 노래하며 춤추었고 그를 껴안고 죽어간 입술이 앵도 보담 붉고 서리맺힌 눈썹이 반달보다 고왔던 것은 한갓 기생으로서가 아니라 민족의 가슴에 영원토록 남을 처녀의 자세였으며..."라고 '의랑논개의 비'에 남아 그녀를 기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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