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누치 돌아온 이유 '수중보' 때문?
-양재천에서 죽은 누치 '자연사' 일까?-
얼마전 서울지역에 내린 폭우 때문에 탄천이 범람 직전까지 간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 후 비가 그치자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양재천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랬다. 양재천은 비가 오기전 평화로운 정경과 달리 상류에서 떠내려온 생활쓰레기 등으로 하천의 모습이 만신창이가 되어있었다. 새삼스럽게 자연의 힘이 무섭다는 걸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다시금 가 본 양재천은 홍수 이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말끔히 정리되어 홍수전의 모습으로 회복해 가고 있었다.
물은 맑았으며 자작하지만 불어난 물 속에는 누치들이 떼지어 다니고 있었다. 과장하면 물반 누치반이었다. 그런데 양재천을 둘러보는 동안 팔뚝만한 누치 한마리가 양재천 가장자리에 누워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가까이 가보니 누치는 죽었고 파리들이 달라들고 있었다. 나는 한동안 누치를 지켜보며 누치의 죽음을 놓고 자연사 인지 아니면 누치를 죽게한 이유가 다른곳에 있는지 이유를 생각해 보았으나 누치를 죽게 만든 뚜렷한 이유를 찾지못해 자연사로 규정했다.
<표> 양재천 수질오염도(분석기관: 서울시 보건환경 연구원)
서울 강남의 도심속을 흐르고 있는 양재천은 청계산과 관악산에서 발원하여 도심속을 흐르다가 탄천과 합하여 한강으로 흘러가는 하천인데, 양재천을 오염시킨 오염원 중 과천 경마장이나 어린이대공원 등에서 흘러나오는 오폐수 등은 최근 과천시 하수종말처리장 고도처리사업이 완료됨에 따라 양재천 수질이 크게 향상될 전망일 뿐만 아니라, 1995년부터 펼친 하천복원사업으로 양재천은 자연하천에 가까운 수질을 회복하게된 것으로 <표>에서 본 수질의 수치(2006년 기준)보다 나아지고 있는 상태며, 현재 양재천으로 방류되고 있는 고도처리수의 수질은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 2.40ppm, COD(화학적산소요구량) 8.40ppm, SS(부유물질) 2.30ppm, T-N(총질소) 6.79ppm, T-P(총인) 0.35ppm 이하로 환경부 기준 수질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다수 누치들이 살고있는 양재천에서 누치 한마리의 죽음은 양재천의 오염된 수질 때문에 일어난 사고라고 단정하기 쉽지않고, 폭우가 쏟아지던 때 누치가 시꺼먼 황톳물 속에서 사투를 벌이다가 상처를 입었거나 예기치 못한 사고로 죽었거나 아니면 자연사 한 것으로 결론 내렸던 것이다. 그런데 누치 한마리의 의문의 죽음을 놓고 양재천에 관한 수질을 조사하던 중 국토해양부 1차관의 정치적 논리 하나 때문에 누치의 죽음을 새삼스럽게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한강에 누치가 돌아온 이유'라고 쓴 기고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중략>보가 있으면 물 흐름이 막혀 수질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소양강 댐의 경우 체류기간이 최장 390일이나 되지만 수질에 문제가 없다. 앞서 언급한 세계의 강들도 수질 문제가 발생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오히려 한강은 수중보 덕분에 수량이 풍부해져서 어류와 조류 등 수중·수상 생태계가 훨씬 다양해졌다. 최근 언론에도 보도된 것처럼 청정수 서식종인 황복이나 모래무지가 살게 되었고, 가장 개체수가 많은 물고기도 3급수종인 붕어류에서 2급수종인 누치로 바뀌었다. 분당 탄천과 양재천, 안양 학의천도 수중보 덕분에 더욱 풍부하고 다양한 수생태계가 조성되었다. 맑은 물이 충분히 공급되는 조건에서는 보는 수질과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얘기다.
고인 물이 맑은 상태를 유지하면 1차적으로 생명활동이 가능한 조건이 되어 생태습지가 만들어지고 다양한 수변공간이 조성된다. 여기에 수중·수상식물 서식지가 형성되면 식물과 물고기, 수변동물들이 맘껏 살 수 있게 되어 생태계가 개선 내지 복원될 수 있다.<하략> http://korea.kr/newsWeb/pages/brief/categoryNews2/view.do?newsDataId=148673340 |
그의 논리에 따르면 정부의 4대강정비사업에 반드시 포함된 '수중보'가 물 흐름을 막아 수질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며, 그 사실에 대해 "수중보 덕분에 수량이 풍부해져서 어류와 조류 등 수중·수상 생태계가 훨씬 다양해졌다. 최근 언론에도 보도된 것처럼 청정수 서식종인 황복이나 모래무지가 살게 되었고, 가장 개체수가 많은 물고기도 3급수종인 붕어류에서 2급수종인 누치로 바뀌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홍수 후 더 맑아져 물반 누치반으로 바뀐 양재천 모습
아울러 양재천과 탄천의 누치가 한강 수중보 때문에 다양하고 풍부한 수생태계가 조성되었다는 것은 그가 말한 "맑은 물이 충분히 공급되는 조건"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고인 물이 맑은 상태를 유지하면 1차적으로 생명활동이 가능한 조건이 되어 생태습지가 만들어지고 다양한 수변공간이 조성된다."고 하는 횡설수설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최소한 양재천이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는 국토해양부 1차관으로 밖에 볼 수 없는것이며 정권의 정책에 십분 아부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다. 전술한 바 양재천이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배경에는 양재천 상류의 오염원을 제거하는 한편 인위적인 노력 등으로 하천을 재정비 하면서 부터 양재천의 물이 맑아졌고, 수중보로 깊어진 한강의 깊은 물에서 산란할 장소도 제대로 찾지못하다가 그나마 생태가 복원되기 시작한 맑고 얕은 물을 찾아나선 누치들이 양재천에 서식하게 된 것일 뿐이다.
아울러 양재천은 수량은 적지만 사철 맑은 물을 한강으로 흘려보내고 있어서 누치의 서식지로 알맞은 생태적 공간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는 한강의 수중보와 관련하여 중요한 대목을 구렁이 담넘어 가듯하고 있는데, 한강의 수심을 깊게한 수중보와 콘크리트 옹벽으로 가둔 한강 때문에 사라진 습지나 수생식물 등 폐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을 뿐만 아니라, 고인물이 맑은 상태(?)를 유지하면 생태습지가 만들어진다는 이상한 논리를 전개하며 정부의 4대강정비사업에 포함된 수중보를 응원하고 나선 것이다. 오히려 국토해양부에서는 특정 정권이 행하고자 하는 잘못된 정책에 대해 옳바르게 비판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강태공들 사이에서 흔히 '눈치'로 더 잘 알려진 물고기인 누치는 아마 눈치가 빨라 다른 물고기에 비해 잘 잡히지 않고 눈이 유달리 크다고 해서 붙은 이름일 것인데, 정권의 눈치나 살피며 몸보신에 열중하는 듯한 기고문을 살펴보면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산하는 국토해양부의 눈치행정 때문에 만신창이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양재천에서 죽음을 맞이한 누치 때문이었다.
누치의 생태를 살펴보면, 누치는 물이 맑고 바닥에 모래와 자갈이 깔린 곳을 좋아하므로 대체로 강고기로 불리는 모래무지나 마자류 피라미 등이 서식하는 수계에서 흔한 물고기다. 누치의 산란기는 4월에서 7월로 알려졌고 겨울철 수심이 깊은 곳에서 살던 누치는 산란기가 되면 떼를 지어 얕은 곳으로 거슬러 올라오는데 이런 모습을 '누치가리'라 하고 산란기가 되면 모래와 자갈이 깔린 수심 1m이하인 곳으로 암.수가 한데 몰려오고 암컷 한마리에 수컷 여러마리가 따라다니며 산란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란된 알은 포도송이 모양을 이루어 자갈에 붙는데, 대략 20~40cm 크기의 누치 한마리가 가진 알의 숫자는 약2~3만개에 이르고 수정란은 수온 23도씨에서 3~4일이면 부화하며 갓 부화한 치어는 8mm전후로 알려졌고 부화한지 5일이 지나면 난황을 모두 흡수하며 먹이를 찾아 나선다고 한다. 이후 누치의 크기가 15~20mm 정도로 성장하면 입가에 수염이 나타나며 바닥생활로 전환하고 몸길이가 70mm 정도로 성장하면 거의 누치 성어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고 한다.
누치가 어릴때는 자갈이나 돌에 붙은 규조류나 작은 부유생물을 먹으며 어릴 때 체측에 존재하던 6~9개의 암색 무늬는 20cm전후로 성장하며 모두 사라지고 성어의 형태를 완전하게 갖추는 한편, 점차 하천의 수심이 깊은 곳이나 강의 수심 깊은 곳으로 서식장소를 옮겨간다. 누치의 식성은 턱의 아래쪽에 붙어있는 두툼한 입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하천 바닥에 서식하는 수생 곤충류와 실지렁이.갑각류 등을 주로 먹고 사는데 때로는 돌에 붙어있는 조류藻類도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누치는 어릴때 먹는 부조류와 같은 작은 먹이는 커 가면서 점차 먹이의 종류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림들은 홍수 후 모래와 자갈이 바닥에 깔린 더 맑아진 양재천 바닥으로 누치들이 노니는 모습이다.
누치의 생태에 대해 이렇듯 자세하게 끄적인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국토해양부의 한 고위 관리가 '한강에 누치가 돌아온 이유'를 4대강정비사업에 많은 비용을 들여 건설할 예정인 수중보에 촛점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는 하천이나 강의 흐름을 막아 물을 많이 가두어 두면 자연적으로 누치와 같은 강고기가 대량 서식하게 되고 습지가 자연발생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대단한 착각이다.
누치의 생태를 살펴본 바와 같이 최소한 한강에 누치와 같은 물고기가 서식하려면 우선 한강의 지천이 맑아야 하고 누치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천을 오염시키는 오염원을 차단하는 한편 각 지역별 '하수종말처리장 고도처리사업'을 활성화 하는 게 급선무다. 따라서 4대강정비사업 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게 4대강 지천에 널려있는 오염원을 제거하는 일이지 수중보를 만들어 물을 가두는 일이 아닌 것이다.
가끔씩 양재천에 나가 누치들이 떼지어 노는 모습을 기쁨에 겨워 반가워 하며 행복해 하는 이유는, 이렇듯 누치의 서식환경이 달라지며 누치의 산란장소를 제공하는 한편 삭막한 도회지 속을 흐르는 하천이 차츰 되살아나고 있는 모습 때문이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수중보로 막은 한강이 맑아져서 누치가 돌아온 게 아니라 양재천과 같은 지천들이 맑아졌기 때문에 한강에 누치들이 많이 서식하게 된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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