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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구걸 나선 발목 '잘린' 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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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걸 나선 발목 '잘린' 비둘기


지난주 장마전선이 남부지역에서 중부지역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며 전국적으로 물벼락을 쏟아부을 때 서울지역에 잠시 햋볕이 쨍쨍 했다. 모처럼 구름이 개인 하늘은 장맛비를 잠시 잊게하기도 했지만 비개인 후  물난리를 겪은 서울의 하천을 둘러 보면서 비로인한 피해가 적지않음을 목격했다. 뙤약볕에서 두어시간 돌아 다니느라 땀도 많이 흘려 목이 마르기도 하여 근처 한 구멍가게에 들러 시원한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 있었는데 내 앞으로 다가오는 한 비둘기 때문에 몹시도 가슴아픈 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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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놀림이 보통의 비둘기와 사뭇 다른 이 비둘기는 몸을 뒤뚱거리며 구멍가게 앞을 서성 거렸는데 녀석은 먹을 것을 구걸하러 나선 모습이었다. 그런데 파라솔 가까이 다가온 녀석의 모습을 보자마자 얼마나 측은하고 가엾었던지 모른다. 가까이 다가오며 연신 사방을 경계하는 녀석의 발을 보니 왼쪽 발목이 완전히 절단된 상태였고, 오른쪽 발목도 성하지 않았으며 그곳에는 발가락 하나가 힘겹게 녀석의 몸을 지탱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을 본 구멍가게 주인이 라면 부스러기를 던져주자 녀석은 허겁지겁 받아먹었는데 녀석이 먹이를 쪼을 때 마다 뒤뚱거리는 몸뚱이 아래를 받치고 있는 두 발 때문에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녀석은 이를테면 장애 비둘기였는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다쳤으며 무엇 때문에 왜 그랬는지는 알 수는 없었으나, 뼈가 드러나 보이고 상처가 아문 흔적을 보아 녀석은 사람들이 살고있는 마을 근처에서 먹이를 찾다가 종류미상의 날카로운 구조물이 덥쳐 단 번에 사고를 당한것 같았다.

아마도 녀석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으므로 소리도 지르지 못한채 한동안 근처에서 몸을 숨기며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렸다가 상처가 어느정도 아문 뒤 먹이를 찾아 나섰을 것인데, 그동안 얼마나 큰 고통에 시달렸을까 하고 생각하니 온 몸에 전율이 흘렀다. 녀석은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지만 용케도 목숨은 건졌고 건강하게 회복한 모습으로 구멍가게를 기웃거리며 구걸에 나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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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으로 각종 큰 행사를 빛낸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수천마리의 비둘기가 행사장 상공을 날으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이제 그 자리는 헬륨가스를 채운 풍선이 자리를 메꾸었고 할 일을 잃은 비둘기들은 도시 곳곳에 무리를 지어 살면서 언제 부터인가 '닭둘기'라는 이름으로 천덕꾸러기로 변해가고 있었다. 녀석들은 주로 사람들로 부터 안전한 곳에 모여 살았는데 그들이 무리를 지어 살고있는 곳은 고가도로 밑이나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공원 등지에서 사람들 가까이 살았다.
 
하지만 녀석들이 배출한 똥은 마침내 사람들로 부터 원성을 사기 시작했고, 비둘기 똥으로 덮힌 구조물들은 결국 그들의 목숨을 앗아도 괜찮을 만큼 사회적합의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었다. 시기가 그랬던 만큼 구멍가게를 기웃거리며 찾아 온 장애 비둘기의 모습은 그가 오래전 감람나뭇잎(올리브 나무)을 물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던 모습과 사뭇다른 모습이었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언제부터인가 그 비둘기는 도시속에서 우리에게 절망의 모습을 전하고 있는 메신저로 내 앞에 나타났던 것이다.




구걸 나선 발목 '잘린' 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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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가 우리 인간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전한 것은 '노아의 홍수'로 불리우는 바이블 속의 한 사건으로 부터 출발했다. 잘 알려진대로 노아의 홍수는 요즘 물벼락을 퍼붓고 있는 폭우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고, 폭우를 예견한 노아가 커다란 방주를 짓는 한편 그 방주 속에는 세상의 온갖 육축 한쌍씩을 싣고 홍수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바다같이 변한 물위에서 홍수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이블 속 노아의 방주 주인이었던 노아는 대략 홍수가 끝났을 것으로 판단한 시기에 방주의 창을 열고 까마귀와 비둘기를 선택하여 방주 밖으로 날려 보냈는데, 노아의 계산 속에는 홍수가 끝나고 뭍이 드러나면 귀소성이 강한 비둘기와 조류 중에서 지능지수(IQ)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까마귀를 통하여 세상소식을 알아 보고자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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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방주를 떠난 두마리의 날짐승은 각자의 임무를 찾아 떠났지만 홍수가 끝나고 뭍이 드러났다는 것을 보여준 희망을 전한 것은 비둘기였고 그가 방주로 돌아오면서 입에 문 것은 바로 감람나무 잎사귀였다. 홍수가 끝나고 서서히 뭍이 드러나면서 중동지방에 많이 심었던 감람나무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홍수가 끝났다는 신호를 알려왔던 것이고 노아나 세상의 육축들은 마침내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바이블 속 비둘기의 모습은 '신령한 메신저'로 그려지고 있는 모습이고 이런 절차는 노아가 비둘기를 7일간 세차례를 기다리며 보낸 후에 일어난 희망적인 메세지였으므로 당시의 홍수 규모를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구약성서 창세기(8장 1절-12절 )는 이 모습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9절)...온 지면에 물이 있으므로 비둘기가 접촉할 곳을 찾지 못하고 방주로 돌아와 그에게로 오는지라. 그가 손을 내밀어 방주 속 자기에게로 받아들이고...", "(11절)...저녁 때에 비둘기가 그에게로 돌아왔는데 그 입에 감람나무 새 잎사귀가 있는지라. 이에 노아가 땅에 물이 감한 줄 알았으며...", "(12절)...또 칠 일을 기다려 비둘기를 내어 놓으매 다시는 그에게로 돌아오지 아니하였더라..."고 전하는 모습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비둘기는 인간(노아)의 필요에 따라 적절히 이용된 후 인간곁을 떠난 동물로 묘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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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바이블이 기록하고 있는 비둘기는 보통의 육축과 다른 동물로 영성의 상징과 함께 물난리 속 희망의 메세지를 전한 귀한 동물의 모습으로 전해지고 있어서, 현대까지 생명을 이어 살고있는 비둘기가 내게 전한 끔찍한 메세지를 보며 전율했던 것이다. 홍수가 난리가 아니었던 당시 방주속에서 노아가 날려보낸 비둘기가 이와같은 장애 비둘기 모습으로 방주로 귀환했더라면 노아는 어떤 행동을 취했을지 궁금하다.

아마도 노아는 방주속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고 절망하며 방주의 창을 다시는 열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노아가 살았던 '창세기' 당시에는 홍수가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하늘의 현상이었지만, 오늘날 그 현상들은 다시 인간들의 욕심이 천지를 뒤덮은 홍수처럼 창궐하며 물난리와 같은 재앙을 만들고 있고, 마침내 인간의 생명을 구한 희망의 메신저였던 비둘기는 천덕꾸러기로 변하고만 것이다. 비둘기의 은혜를 까마득히 잊고사는 한편 은혜를 져버린 시대에 살고있는 우리 인간들의 모습이다.
 
그러나 콘크리트 홍수와 정보의 홍수, 정치와 종교의 홍수, 거짓의 홍수 등이 뒤범벅이 된 세상에서 먹을 것을 찾아 헤매다가 발목이 절단된 장애 비둘기는 절망을 딛고 일어났다. 그리고 아직은 의인들이 적지않아 살아 볼만한 세상이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는 메세지를 다시금 전하고 있었다.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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