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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나와 우리덜/나와 우리덜

콘크리트 숲 떠나 자유찾은 '하얀' 나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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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숲 떠나 자유찾은 '하얀' 나비들

 Dances with white butter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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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얀나비 눈에 내가 비치다

장자는 하루에 12시간의 잠을 잤다.
어느날 장자는 꿈을 꿨다.
꿈에서 그는 나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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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풀거리며 자유롭게 하늘을 훨훨 날아 다녔다.
그리고 잠에서 깬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그는 자신이 나비가 아니어서 슬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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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깨어있는 12시간 동안 사람의 모습이었고
 잠 자고 있는 12시간 동안은
 나비가 되는 꿈을 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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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사람이 나비가 되는 꿈을 꾸는 것인지
나비가 사람이 되는 꿈인지 알 수 없었다.

나비 꿈에 내가 보였던 것인지...
내 꿈에 나비가 보였던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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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얀 나비의 추억

보라빛이 감도는 하얀 무우꽃밭 가득
하얀 나비가 나풀거리며 날아 다녔다.

하얀 나비들은 무우꽃이 되었다가
한순간 또 나비가 되어
나의 시선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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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툇마루에서 아버지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앉아 있었다.
어머니는 곁에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계셨다.

나비 꿈에 내가 보였던 것인지...
내 꿈에 나비가 보였던 것인지...

아버지는 "장자 莊子, Chuangtzu, 장주'의 도관道觀을 무시로 내게 전수하고 있었다.

(...말도 안돼!...나비가 무슨 꿈을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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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를 하신 아버지는 초딩(국민학교)때 부터
<장자>에 나오는 그 유명한 '나비의 꿈 胡蝶之夢'을 내게 들려 주셨다.

아버지가 내게 가르쳐 준 나비의 꿈은 어떤때는 헛소리 처럼 들렸지만
 한문을 읊으며 해석을 더해가며 들려주신 나비 이야기는
장자가 꿈에서 본 나비의 횟수만큼은 못돼도
나비만 보면 떠오르는 아득한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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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하얀 나비와 놀다

폭우가 두어 차례 지나간 구룡마을이 궁금했다.
그 마을은 폭우가 스치고 지나가면 지붕이 온통 물에 젖어
금방이라도 가라앉을 것만 같았다.
그 마을 사람들의 안부가 궁금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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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는 마을 사이로 흐르는 도랑물을 투명하게 만들었고
그 곁에 살고있는 보라빛 도라지 꽃을 활짝 피게 만들었다.
나팔꽃을 닮은 매꽃도
따따따
연분홍 꽃을 활짝 열고 볕을 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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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 쯤 되는 작은 밭길을 따라
납작 엎드린 지붕을 바라보며 안도감에 빠졌다.

그때...
나비의 꿈에 내가 보였다.

그때...
내 꿈에 나비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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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이랑에 발을 올려놓고 몇 발자국 디디자 마자
물을 잔뜩 머금고 있던 밭고랑이 내 발을 잡아 당기는 듯 했다.

그리고 뷰파인더 속에서 팔랑거리며 노닐고 있는
하얀 나비와 나는 서로 번갈아 가며 꿈을 꾸고 있었다.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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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나비의 꿈을 들은지 수십년도 더 된 후
수백마리의 하얀 나비가 내 눈앞에서 팔랑 거리고 있는 것이다.

(...대체 이렇게 많은 나비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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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들과 함께 춤을 추며 무우꽃대궁 위로 살며시 내려 앉았다가
다시 옆에 있는 다른 꽃으로 옮겨가곤 했다.

장자가 12시간 동안 잠을 청하며
깨어난 게 슬펐던 이유를
그제사 조금 알 듯 말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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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영혼을 실어 나르는 나비

요즘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장자와 마주치게 되면 거들떠 보지도 않을 만큼 장자의 모습은 남루했다.
그는 다 떨어진 신발을 묶고 다녔을 정도며 옷차림은 형편없어 거지행색과 다름없었다.

아마도 요즘의 식자들이나 일부 성직자들은 이런 모습을 빗대어
게으르고 나태한 사람이므로 절대로 본받아서는 아니된다고 가르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장자 스스로 비천하거나 가난하다고 생각해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오히려 그의 부인이 죽자 노래를 불렀고 슬퍼하지 않는 그에게 친한 친구'혜시惠施'가 따지자, 장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전한다. "아내가 죽었을 때 내가 왜 슬프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니 아내에게는 애당초 생명도 형체도 기氣도 없었다. 유有와 무無의 사이에서 기가 생겨났고, 기가 변형되어 형체가 되었으며, 형체가 다시 생명으로 모양을 바꾸었다. 이제 삶이 변하여 죽음이 되었으니 이는 춘하추동의 4계절이 순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아내는 지금 우주 안에 잠들어 있다. 내가 슬퍼하고 운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를 모른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나는 슬퍼하기를 멈췄다.<다음백과>"고 말하는 바와 같이 그가 날마다 꾸는 꿈과 꿈 속에서 날마다 만나는 나비의 꿈은 서로 다른 현상이 아니라 동일한 공간(우주)에서 시차를 두고 일어나는 하나의 현상일 뿐만 아니라 그 시차 또한 사물의 변환(사이클)에 불과한 것으로 간파한 성인으로 일반인의 눈에는 그저 괴팍한 사람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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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티비에서 상을 받은 프로그램이 소개 됐는데  
'제왕나비'의 삶을 다룬 다큐였다.

몸길이 4센치미터, 무게 0.5그램의 제왕나비는 '영혼의 날개'를 지니고 있었다.
 보통의 나비와 같이 제왕나비도 땅에서 살 수 있는 시간은 극히 제한되어
한달에서 일년 남짓 살아간다.

비가 와도 젖지않는 날개는
죽은자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어 '영혼의 날개'라고 부르는데
해마다 9월이 되면  캐나다 동부 아메리카 대륙을 넘어
멕시코 미초아깐 마을을 향해 날개를 팔랑이며 머나먼 여정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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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 마리의 제왕나비가 이동하는 모습은
마치 구름이 이동하는 모습 같았다.

비가 내리면 나무에 달라붙어 비 그치기를 기다리고
날개짓이 힘들면 뱃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곤 했다.

가는 길이 너무 멀어 지치면 그 자리에서 알을 낳아 부화시켜 아들 딸이 이어서 가고
자자손손 대를 이으며 멀고 먼길 날아서 멕시코 미초아깐 마을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 마을에서는 축제를 준비하고 제왕나비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죽었던 가족들이 다시 온다며 '죽은자의 밤'이라 부르고
화려한 축제가 시작되면 제왕나비들은
마을 위 하늘로 팔랑거리며 날아 다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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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제왕나비를 통해 축제를 벌리고 있는 그들을 보는 순간
수천년 전 장자가 꿈에 본 '나비의 꿈'을 단박에 떠올렸다.

장자의 꿈에 나타났던 그 나비들이 몽골로이드의 이동경로를 따라 북아메리카로 건너갔고
그 나비들은 다시 중앙아메리카로 이동하며 '인디언의 길'을 따라 날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다큐를 기록한 서양사람들의 눈에도 제왕나비의 여정은 예사롭지 않게 보였지만
내 눈 앞에 펼쳐진 다큐 속 나비들은 미초아깐 마을 사람들을 찾아가는
0.5그램도 안되는 영혼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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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나비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

동양사람 장자는 나비 한마리를 통해서 우주를 꽤 뚫고 있었지만
 서양사람들은 달나라에 한번 가 보기 위해 수백년 동안 인디언 땅을 침탈하는 한편
인디언들을 닥치는대로 살륙하며 부를 축적한 후에 로케트를 만들어 최근에 달나라에 착륙했다.
1966년 7월 16일이었다.

 최초의 우주탐사를 성공시켰지만 달에서 가져온 것이라곤 흙과 돌 몇점이 전부였다.
사람들은 대단하다고 환호했고 인류의 미래는 밝아 보였다.
하지만 아이들과 같은 호기심을 충족 시켜주었을 뿐
 애시당초 그곳엔 갈 곳이 못되었다. 그곳에서는 나비가 살 수 없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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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틈만나면 오감을 이용하여 과학의 산물을 만들어 냈지만
정작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영감(靈感, inspiration)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었고
영성(靈性,divine nature,holy sprit )에 관해서는 샤먼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정도였다.

따라서 그들의 행동이나 욕구는 대부분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한편, 미시세계와 거시세계 대부분을 렌즈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래서 장자에 의해 영혼의 날개를 가진 나비는 그들의 눈에 다르게 비쳐 달나라를 상실한 것 처럼 '나비의 꿈'도 앗아가고 말았다. 나비는 어느새 실험도구가 되어 낱낱이 해부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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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나비의 입 모양과 먹이습성

나비의 입 모양은 둥글게 감기어 있어 먹이를 먹을 때 길게 펴서 빨아먹는다.나비가 성충으로 살아가는 동안 먹이를 먹는데,특히 암컷은 산란을 위하여 먹이를 필요로 한다.수컷은 시간에 관계없이 하루종일 먹이를 먹는모습이 관찰되나 암컷은 오전 일찍 또는 오후 늦게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각각의 나비의 먹이 습성은 다양하여 꽃에 꿀을 빠는가 하면 꽃에는 모이지 않고 나무의 수액이나 습지에서 흡수행동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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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을 보면 여태껏 봐 왓던 하얀나비의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나비의 꿈이나 영혼 운운하는 나비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며, 장자가 하루 12시간씩 꾼 꿈은 그저 일 하기를 싫어하는 게으른 사람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만약 장자가 오늘날 특정 종교의 교주라도 되었다면 당장 '말씀의 능력' 운운하는 집단으로 부터 매도되며 종교계에서 퇴출되는 신세를 면치못했을 것이다. 실제로 이런 현상은 특정 종교가 세력을 넓히면서 많이도 써 먹은 수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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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를테면 눈으로 확인해 보지 못한 실체는 '미신'으로 치부하는 게 그 일례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은가? 그런 그들 스스로 미신을 믿으면서도 말이다. 하지만 나비의 이런 특성을 알아둘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들의 생태를 연구해야만 콘크리트로 도배한 도심에서 잃어버린 나비의 꿈을 알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림과 같은 나비의 모습으로 도시에서 살아갈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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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먹이를 식별하는 방법은 눈의 시력을 이용한 색깔의 구별, 더듬이의 화학적 분별력, 앞다리의 촉감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포스팅에서 본 흰나비과의 나비는 흰색, 노랑, 빨강 등 다양한 색에 모이는 것이 관찰되며 습지에서 흡수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아 화학적 분별력과 시력을 이용하는 것으로 보이며, 호랑나비과의 나비는 세가지 기관 모두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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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꽃에서 꿀을 빠는 나비는 흰나비과, 호랑나비과, 왕나비과, 팔랑나비과의 나비로 알려졌다. 재미있는 것은 나비가 좋아하는 색의 꽃이 있는데 흰나비과는 흰색, 노랑색을 선호하고 호랑나비과는 붉은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아 나비의 존재를 만드는 것은 '색소 色素, pigment'가 아닌가 싶고, 장자가 간파한 우주의 순환과 변환과정에서 일어난 하나의 현상쯤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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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남녀의 사랑을 일컬어 남녀의 모습을 꽃과 나비로 비유하기도 하지만, 나비는 반드시 꽃만 찿아 날아 다니는 게 아니라, 땅이 촉촉하게 젖은 습지에서 무리를 지어 물을 빨아 먹기도 하는가 하면 습지의 오물에 달라붙어 오물을 흡수하는 장면과 함께 나무에 달라 붙어 수액을 빨아먹는 모습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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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발나비과 왕오색나비, 수노랑나비, 먹그림나비, 뱀눈나비과, 눈많은그늘나비, 왕그늘나비는 나무의 수액에 모여 벌, 사슴벌레, 풍뎅이 등과 함께 먹이 경쟁을 하기도 한다니 내가 알고있는 몇 안되는 나비들은 정말 '나비의 꿈'과 같은 정갈하고 예쁜 나비였나 싶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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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나비와 장자의 운명

장자가 하루에 12시간씩 시간을 할애하며 나비와 함께 노닐었던 것은 두발을 땅에 붙이고 사는 인간의 또 다른 꿈을 실현시켜 보고자 잠에서 깨는 순간 슬펏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인간의 도리도 너무 잘 알고 있었던 사람이다. 장자의 임종에 이르렀을 때 그의 제자들이 모여 장례식을 성대히 치르려고 의논하고 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비몽사몽간에 엿들은 그는 "나는 천지로 관棺을 삼고 일월日月로 연벽連璧을, 성신星辰으로 구슬을 삼으며 만물이 조상객弔喪客이니 모든 것이 다 구비되었다. 무엇이 더 필요한가?"라고 말하면서 쓸데없는 의논을 즉각 중지 시키는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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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위에 있으면 까마귀와 솔개의 밥이 되고, 땅속에 있으면 땅속의 벌레와 개미의 밥이 된다. 까마귀와 솔개의 밥을 빼앗아 땅속의 벌레와 개미에게 준다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하니 그의 몸은 곧 썩어없어질 존재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고 그의 영혼은 꿈에 본 나비와 같이 자유롭게 우주를 비행하고 있었던 것이므로 죽고 사는 것에 대해 일찌감치 초월한 사람이었다.

하물며 사람으로 태어난 그도 그럴진데 그와 평생의 절반을 함께 보낸 나비인들 그와 별로 다르지 않고, 미물들의 삶 속에서도 장자와 같은 생사관이 없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장자가 나비와 노니는 것을 좋아했듯 나비 또한 그들이 좋아하는 세상은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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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나비가 좋아하는 세상

살펴본 바 나비들은 긴 대롱의 빨대를 이용하여 꿀을 빨아 먹기도 하고, 오물에 달라붙어 그들이 좋아하는 액체를 빠는가 하면 수액을 빨기도 하며 살아가는데,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등이 가득한 도회지에서는 그들의 가늘고 긴 대롱을 닮은 입으로 먹을 것을 취하기는 결코 쉽지않고, 그들이 좋아하는 색깔들 대부분은 도시에 넘쳐나지만 그들의 생명을 유지해줄만한 수액이나 꿀을 가지고 있지 못한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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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도시에서는 나비들이 살아갈 수 없고 우리들은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잠을 청하며 바쁜 일상속에서 장자와 같은 나비의 꿈을 꾸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아울러 영혼을 실어 나른다는 제왕나비와 같이 대대손손 이어가며 그들의 목적지로 향할 수 있는 알을 낳을 자리가 불행하게도 삭막한 도회지에는 사라지고 없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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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성장하는 과정은 알에서 애벌레로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번데기에서 성충으로 자라는 정도는 초등교육을 받지 않아도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그들이 어느날 우리곁에서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적지않은 사람들이 까마득히 잊고산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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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이지 않던 나비들은, 어느날 우연찮게 내 눈 앞에서 수백마리가 팔랑거리고 나풀거리며 잊고살던 나비의 꿈을 다시금 되돌려 주었는데, 그곳에는 사철 맑은 물이 흐르는 작은 도랑이 있었고 지천에 나비들이 좋아하는 풀꽃들과 무우꽃과 같은 작물들이 재배되는 텃밭 등이 널려있는 곳이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월동을 하며 알과 유충, 번데기, 성충의 과정을 겪으며 대대손손 살아오고 있었던 것이며 그들을 필요로 하는 영혼을 하얀 날개에 실어 이곳에서 고운꿈을 꾸게 만들며 안식을 취하게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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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우리와 장자 곁을 떠나는 슬픈 나비

나비들이 살고있는 곳은 서울 강남의 구룡산과 대모산 자락 곳곳에 펼쳐진 푸른 녹지였고, 꽃대궁을 길게 늘어뜨린 무우꽃밭에서 행복한 날개짓을 하는 곳은 구룡마을 한 귀퉁이다. 그들은 이곳에서 모처럼 상처입은 영혼들을 날개에 태워 반나절 동안 나비의 꿈을 꾸게 만들며 행복했지만, 날개를 접듯 하얀나비들도 이곳을 떠나야 하는 시간이 하루 하루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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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머지않아 서울도심에서 그랬던 것 처럼 콘크리트로 만든 높은 건물들이 들어설 예정이고, 그 건물들이 들어선 마당에는 다시 콘크리트로 바닥을 도배를 하여 폭우가 쏟아지면 그 많은 물들이 한번에 낮은지대를 향해 질주하는 곳으로 변모될 것이다. 그때쯤 땅 속에서 나비의 꿈을 꾸며 알에서 깨어난들 그들 앞에 놓인 운명은 콘크리트 바닥 뿐일 것이며, 설령 날개를 단 몇몇의 나비들이 팔랑거리며 돌아다녀도 꿀을 찾기 쉽지않고, 그들이 지친 날개를 접을 즈음 애벌레가 살던 맑은 도랑은 사라져 대대손손 실어 나르던 상처입은 영혼을 다시는 날개에 싣지 못하게 되는 슬픈 운명으로 변하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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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하루에 12시간의 잠을 잤다. 어느날 장자는 꿈을 꿨다.꿈에서 그는 나비가 됐다.그는 나풀거리며 자유롭게 하늘을 훨훨 날아 다녔다.그리고 잠에서 깬다.잠에서 깨어나 보니 그는 자신이 나비가 아니어서 슬퍼했다.그는 깨어있는 12시간 동안 사람의 모습이었고  잠 자고 있는 12시간 동안은 나비가 되는 꿈을 꾸었다. 장자는 사람이 나비가 되는 꿈을 꾸는 것인지 나비가 사람이 되는 꿈인지 알 수 없었다.

나비 꿈에 내가 보였던 것인지...
내 꿈에 나비가 보였던 것인지...


나는 구룡마을을 돌아서는 내내 마음이 편치 못했다.
장자가 하루 12시간 동안 꿈을 꾸며 나비와 함께 노닌 이유 얼마를 깨달으며 나도 슬퍼하고 있었던 것이다.

베스트 블로거기자
Boram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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